설명절 고향 못가는 대신 합격증 안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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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절 고향 못가는 대신 합격증 안겨야
  • 법률저널
  • 승인 2009.01.2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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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설 연휴를 코앞에 두고 다들 고향을 찾아 가족, 친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기대에 들떠 몸과 마음은 벌써 고향과 가족으로 향한다. 가족끼리, 친지끼리 오랜만에 얼굴을 마주할 생각에 민족 대이동이란 귀성길 고생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 만큼 부모, 형제와 나누는 정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 정월 초하루 날, 세배를 올리고 받으면서 웃사람을 공경하고 아랫사람을 보듬으면서 덕담을 건네며 좋은 날을 만들어 가길 희망하는 게 우리네 나눔과 예절의 습관이다. 어릴 적에 설렘으로 설날이 오기만을 손꼽으며 기다렸던 섣달의 추억도 있다. 설빔을 차려 입고 친척 어른들께 세배 다니던 어린 시절의 설날은 한평생 따뜻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짜증나는 귀성·귀경길이지만 올해에도 어김없이 수 천만명이 귀향 길에 오르는 민족 대이동이 이뤄지고 가족과 친척들은 재회의 기쁨을 만끽할 것이다. 최악의 경기 한파로 인해 우울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힘겨운 하루를 이어가고 있지만 고단한 일상을 잠시나마 잊게 한다는 점에서 설 연휴야말로 신선한 삶의 청량제인 셈이다. 뿔뿔이 흩어져 지내던 가족, 바쁜 탓에 함께 식탁에 앉지 못한 채 지내던 가족, 갖은 이유로 원수처럼 지내던 가족, 이렇게 슬프거나 섭섭하거나 안타까웠던 가족이 설이라는 명절 덕분에 한 지붕 아래에 모여든다. 그래서 명절은, 설은 가족에게 서로를 돌아볼 수 있고, 맺힌 것을 풀며, 잃어버린 것을 되찾게 해주는 소중한 시간이다.

그러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설이 그렇게 달갑지만은 않은 사람들이 많다. 아예 입에 풀 칠할 기회도 갖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실직자들, 부모 없는 고아들, 자식은 있으되 없느니만 못한 노인들, 차별대우와 저임 착취에 시달리는 외국인 노동자들 등등 열거하기에도 숨이 차다. 이들 못지 않게 설이 서럽고 마음이 무거운 사람들도 있다. 1차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수험생들도 쉽게 고향을 찾지 못하는 처지다. 1년에 한 번 있는 국가고시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아 마무리 정리에 여념이 없기도 하지만 실상 눈치도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해 고시촌 지키는 마지막이 되길 바랬지만 부득이 올해까지 머물러야만 하는 수험생들에겐 이번 설에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즐거운 분위기를 느낄 수 없다.

원래 명절이란 보통 사람들에게는 즐거운 시간이지만 세상과 담을 쌓고 고단한 수험생활을 이어가는 수험생들에게는 보통때보다 더 서럽고 힘들게 느껴지는 법이다. 그렇다고 여기서 마음의 빗장을 풀 수 없는 게 또한 수험생의 처지다. 설 연휴가 끝나면 수험생의 시계는 더욱 빨라지기 때문에 이 기간을 잘 보내야 한다. 명절 연휴기간 선택과목이나 판례 등 특별히 보충이 필요한 분야에서의 빈틈없는 대응이 중요하다는 점은 새삼 강조할 거리도 못 된다. 마지막 한달이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지금은 '모 아니면 도'라는 각오로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 자칫 매일 계속되는 수험생활에서 올 수 있는 매너리즘을 극복하려는 지혜가 필요하고, 또한 불필요한 외적인 요소를 털어버리고 합격에 대한 확고한 비전과 희망으로 고단한 수험생활을 극복하려는 자세와 노력을 간단없이 기울여야 한다.

인화위복(因禍爲福)이라는 말처럼 어떤 불행한 일이 닥쳐오더라도 끊임없는 노력과 강인한 의지가 있다면 고난을 행복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다. 올 한해,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시작을 하고 있지만 소는 십이간지 동물들 중에서 가장 일 잘하는 동물인 만큼, 소처럼 부지런하고 묵묵히 공부하면 뜻은 머지않아 이뤄질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 힘들고 어렵던 일들, 간절히 바라는 일들이 술술 풀리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공부해야 한다며 무리해서 오지 말라고 손사례를 치셨던 부모님에게 올엔 꼭 '합격증'을 안겨드리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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