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연쇄이동 그대로 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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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연쇄이동 그대로 둘 것인가?
  • 법률저널
  • 승인 2009.01.0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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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출범 원년이 시작됨과 동시에 전국 25개 로스쿨의 정시 최초 등록이 7일 마감된 결과, 정시 합격자 2,000명 중 416명이 합격한 로스쿨에 등록하지 않아 평균 79%의 등록률을 기록했다.


전형방법이 가, 나군 복수지원 실시에 따른 중복합격의 결과 때문이다. 중복 합격자는 중복합격으로 인한 행복한(?) 고민에, 추가합격을 기대하는 수험생들은 초조와 불안한 마음에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 기축년 새해를 맞이했다.


더불어, 로스쿨측은 로스쿨대로 등록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첫 정시합격자 전원이 등록하기를 기대하면서 로스쿨 원장이나 교수들은 혹여나 있을 이탈자들의 규모여부에 밤잠을 설쳤을 것이다.


서로가 소리없는 전쟁이었다. 이같은 긴장은 짧게는 1주일, 길게는 이달 말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지속적인 추가합격과정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중복지원이 있는 한 연쇄이동은 피할 수 없고, 연쇄이동이 계속되는 한 정원을 채울 때까지 수험생 및 로스쿨측의 불안정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로스쿨 제도 특성상 중복지원제를 폐하고 단일지원으로만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귀를 기우려 봄직하다.


모 로스쿨 학원의 관계자는 “학원의 입장에서는 가, 나군 모집을 보다 확장해 학부처럼 라군까지 늘린다면 여러모로 수익적인 면에서 유리할 수 있지만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듯하다”면서 “학부가 아닌 석사 전문과정이고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최상위 교육기관임을 적시한다면 뭔가 달라야 하지 않을까”라고 의문을 던졌다.


로스쿨은 일반 대학을 규율하는 고등교육법이 아닌 특별법으로서 독자적인 법에 근거해 마련된 교육기관이다. 따라서 일반 고등교육기관과는 달라야 한다는 데서 나오는 반론이다.


까다로운 인적·물적 인가기준, 의무적인 특성화, 총정원규제, 법학·비법학비율, 자대·타대비율 등 설립에서 뿐 아니라 선발 및 교육과정까지 여간 까탈스러운 것이 아니다.


이번 정시 최초 등록 결과, 소위 스펙이 양호(?)해 보이는 21%의 미등록자 461명의 선택의 자유에 따라 타 수험생들은 어쩔 수 없는 차선의 선택을 강요받게 됐다. 과학이론에서 시작된 소위 나비효과 이론이 전문대학원 선택의 과정에서도 적용되는 셈이 되고 만 것이다.


지난해까지 단일지원만 가능했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이 올해부터 로스쿨처럼 복수지원이 허용됐다.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들이 올해부터 의학전문대학원을 반강제적으로 실시함에 따른 복합적인 이유로 복수지원이 가능해졌다는 후문이다. 이를 두고 의전원 수험생간에는 이견이 없진 않지만 ‘선택의 폭’이라는 이유가 찬성의견을 몰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여러 면에서 로스쿨은 달리 봐야 한다는 점에서 중복지원제를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사법시험 합격률에 따른 대학서열화, 고시로 인한 교육의 피폐화, 고시낭인 방지, 법률시장 경쟁력제고 등 수많을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 로스쿨이다. 과거의 대학졸업장과 일부 평가항목의 우수성 등 몇 개의 항목에 의해 학부 입학 전형에서와 같은 실력지상주의와 서열화의 재편성을 위해 마련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법조인을 꿈꾸는 다양한 학부졸업자들이 소신을 갖고 향후 활동할 특성화분야에 애착을 갖고 지원할 수 있을 때, 그때 우리의 로스쿨과 미래의 법조가 밝아 지지 않을까 라는 바람은 단지 바람에서 끝나는 것일까? 애써 탄생시킨 로스쿨을 위해서라도 중복지원이 좋을지 단일지원이 좋을지 로스쿨 원년 초에 곰곰이 숙고해 볼 것을 로스쿨측에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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