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장도(銀粧刀)’는 주머니 속에 넣거나 옷고름에 늘 차고 다니는 칼집이 있는 작은 칼을 말합니다. 은장도를 차는 풍습은 고려가 원나라에 복속한 뒤부터 시작되어 조선시대에는 널리 퍼졌습니다. 보통은 여성들이 호신용으로 차고 다녔습니다만 원래는 남녀 구분없이 평복에 차는 노리개의 하나였지요.
특히 은장도는 중국에 사절단으로 가는 사행원들이 일종의 국경검문소인 책문 (柵門)에서 통관 절차를 집행하는 봉성장군(鳳城將軍)과 그 아래 사람들에게 주는 뇌물로 많이 쓰였지요. 또 사행원과 직접 접촉하는 북경 숙소의 제독(提督)이나 예부(禮部)의 관리들이 사적으로 많이 요구하였답니다. 금과 은은 당시 존비귀천을 가리는 기준이 되었기에 누구나 욕심을 냈고 그래서 사행원들은 고마움을 표하는 예물이나 뇌물의 용도로 자주 썼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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