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문근영의 부모에게 존경을!
상태바
오시영의 세상의 창-문근영의 부모에게 존경을!
  • 법률저널
  • 승인 2008.11.21 14: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시영 숭실대 법대교수/변호사/시인

 

첫눈이 내렸다. 대관령을 비롯한 서해안 일대에 제법 많은 눈이 내렸다. 어떤 이는 첫눈의 아름다움에 환호했을 것이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햇살이 따뜻했는데, 성큼 겨울의 문턱으로 들어선 겨울날씨에 찬바람이 매섭다. 아니나 다를까 첫눈 후유증으로 셀 수 없이 많은 교통사고가 났다. 눈이 오면 도로는 미끄러울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서행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그 감각을 익히지 못한 까닭이다.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쉽게 적응하지 못한 채 겉돌기를 할 때가 많다.


날씨가 추워지면 가난한 서민들은 살아가기가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난방비, 김장비용 등에 많은 돈이 들어가고, 반면에 수입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갈수록 경제사정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줄을 잇고, 실제 몸소 느끼는 체감경기 역시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듯하다.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2%로 내려갈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지난주에 이어 나왔다. 한 주 만에 다시 1%가 낮춰진 것이다. 그나마 정규직은 제대로 고정된 수입을 올릴 수 있어서 다행이지만, 비정규직은 수입이 낮을 뿐만 아니라 그나마 일자리 구하기도 힘들어 더욱 힘들어지지 않을까 싶어 걱정이다.


가난한 사람들을 소리 소문 없이 도왔던 탤런트 문근영에 대한 악성댓글로 세상은 또 한 번 시끄럽다. 아역배우시절부터 인기 연기자로 성장하여 같은 나이의 젊은이들에 비해 많은 수입을 올린 그녀의 부모의 가르침은 참으로 요즘 부모세대에서 보기 힘든 올바른 교육관으로 칭찬을 하고 해도 부족할 듯하다. 어떻게 초등학생에게 쉽게 번 돈(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쉽게 번 돈이겠지만, 본인으로서는 연기를 하면서 나름대로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의 올바른 사용처를 그렇게 철저하게 가르칠 수 있었는지, 돈이면 못할 것이 없다고 설쳐대는 많은 부모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리라 본다. 젊은 나이에 인기를 얻어 짧은 기간 안에 많은 돈을 번 연예인들이 흥청망청 살아가는 모습에 눈살을 찌뿌린 적이 있는 나로서는 그녀의 품위 있는 돈사용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문근영의 착한 심성이 그 일을 가능하게도 했겠지만, 무엇보다도 더불어 함께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아름답게 살아가는 모습인지를 행동으로 보여주며 올바르게 자녀를 가르친 훌륭한 부모의 모습을 보여준 문근영의 부모에게 먼저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세상에 모든 부모들이 문근영 부모처럼 자녀를 양육할 수 있다면, 자녀들이 그러한 부모의 가르침을 올바르게 따를 수 있다면 이 세상이 어찌 평화와 사랑이 충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점수 일 점에 목을 매고, 성적을 올려 레벨이 높은 대학에 입학을 시키고, 일 점 더 높은 점수로 좋은 회사에 취직하고,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고 채찍질하는 많은 부모들에게 문근영 부모의 정신이 좋은 본보기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데 이런 선행에 대하여 지만원씨를 비롯한 일부 네티즌들이 그녀의 이러한 선행을 무슨 흑막이나 있는 듯이 비난하는 댓글을 달면서 상처를 주는 것을 보며, 참으로 해괴하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한 번 사람의 심성에 사상이 박히게 되면 그 사상은 이미 그 사람의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을 지배하는 절대자로 군림하게 된다.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사상이 인간을 죽이는 사상으로 변질될 때 세상은 혹독한 시련을 겪어 왔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역사를 통해 알고 있다. 역사의 반복성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러한 역사의 선험적 경험을 통해 충분히 학습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어리석음은 그러한 교훈을 제대로 얻어내지 못한다. 오히려 자기의 올바른 생각을 제대로 이해해주지 못하느냐고 반론을 제기하는 자들을 향해 언성을 높이기 일쑤일 뿐이다. 그래서 역사는 객관화와 주관화의 끝없는 충돌이 빚어지며 반복되고 있는 것일 것이다.


여전히 날씨가 차다. 언젠가는 따스한 봄날이 올 것이다. 10년 전 아이엠에프를 겪으면서 그 어려움을 극복해 내었던 것처럼, 우리도 오늘의 경제적 어려움을 충분히 견딜 수 있고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문제는, 10년 전 우리가 금모우기 운동에 앞장섰던 것처럼 국민이 하나가 되는 극복의 의지가 필요한데, 아직은 그러한 의지가 제대로 모아지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모든 것을 올바르게 처리하면 된다. 기준을 세워 그 기준에 맞춰 처리해나가면 되는 것이다. 보다 많은 선을 향해 일부의 악을 제거할 필요성이 있지만,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에게 유리한가 아닌가 여부에 의하여 모든 것을 결정지으려고 하니 문제이다.


종합부동산세에 대해 부부합산 과세가 부부별산제의 대원칙에 어긋난다며 위헌판결을 받게 되었다. 부부별산제란 남편과 아내는 각기 고유의 재산을 가질 수 있고, 그 고유한 재산은 배우자일망정 전혀 상관이 없다는 제도를 말한다. 따라서 각자의 재산에 대하여 각자 세금을 내면 되므로 부부라는 이유로 이를 합산하여 높은 세율을 적용하면 부부별산제의 민법원칙을 위반하여 위헌이라는 것이다. 타당한 논리라고 본다. 다만 이로 인해 가구 전체로 보아 많은 부동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부부가 공동으로 소유하는 것보다 단독으로 소유하였다는 이유로 높은 세금을 부과당하는 것이 불합리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부담으로 인정해야 할 것이다.


위 위헌판결을 보면서, 종합부동산세금을 면하기 위하여 욕심 많은 남편이나 아내가 배우자에게 자신 소유의 부동산의 반을 뚝 떼어 명의를 이전해 줄 것인지 자못 궁금해진다. 그렇게 되면 재산 가지고 부부 사이에 싸울 일도 없을 것이고 오히려 사랑과 신뢰가 더 높아질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그게 가능하게 된다면, 부부가 나중에 이혼할 때 재산분할청구권의 문제가 혼인 중에 저절로 달성되어 다른 한편으로는 좋겠다라는 엉뚱한 생각까지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정부ㆍ여당이 손질하고자 하는 종합부동산세법은 종부세를 유명무실하게 만들 것 같아 위와 같이 배우자에게 재산의 반을 명의이전해 줄 경우란 별로 없을 듯하다.


추워지는 날씨변화에 제대로 적응했더라면 앞서의 교통사고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 미국은 오바마 당선자가 내세운 “change"라는 정책에 국력을 집중하고 있다. 우리도 세계 경제 지형의 변화에 국민의 힘을 제대로 결집하는 정치지도자들의 성숙한 모습을 보고 싶다. 하지만 어쩌랴,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이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지금도 김민석 의원 구하기나 하고 있고, 쌀직불금부당수령문제해결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으니 이일을 어찌해야 할까나...... 그냥 이런 혼란 속에서도 문근영 부모님 같은 분이 계시니 천만다행이라고나 할까,  자식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근영 부모님, 훌륭하십니다. 무슨 칭찬 받으시려고 그 일을 하셨겠습니까만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저에게도 많은 교훈을 주셔서 감사할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