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2문항 '복수정답', 형법 1문항 '모두정답'처리
전체평점 0.39점, 상위15∼30%선 0.50점 상승
수험생 '논란된 문제 제외' 반발
본지 합격예측시스템 분석결과
법무부는 지난 달 1일 실시한 제44회 사법시험 및 제16회 군법무관임용시험에 대한 정답확정회의를 거쳐 헌법과 형법 등 2과목에서 3문항을 '복수정답 및 모두정답'으로 결정하고 28일 최종정답을 발표했다.
이번 시험에서 이의가 제기되었던 문제는 러시아를 제외한 전과목 187문항 총 2천267건 이었으나, 그 중 수험생의 이의제기가 타당하다고 인정된 것은 3문제에 불과했다. 지난해 시험에서 이의제기 1천557건 가운데 5문제가 복수정답으로 인정된 것에 비해 이의제기는 늘었지만 복수정답은 오히려 줄어든 수치다.
복수정답이 인정된 문제와 정답은 △헌법은 1책형 8번(3책형 13번)의 경우 가정답인 ⑤번외에 ②번도 정답으로 인정되었고, 1책형 25번(3책형 8번)의 경우 가정답인 ④번외에 ①번도 정답으로 인정됐다. △형법은 1책형 7번(3책형 13번)의 경우 ①∼⑤번이 모두 정답으로 인정됐다.
정답확정회의는 3월 20∼26일까지 2차에 걸쳐 대학교수, 법조인, 실무가 등 총 102명의 위원들이 참여하여 만장일치제를 원칙으로 하여 이의신청의 타당성 여부 등을 심사했으며, 사법시험 관련 판례를 기준으로 삼아 복수정답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했다.
특히 수험생들간에 논란의 대상이 됐던 형법 1책형 7번(3책형 13번)과 헌법 1책형 14번(3책형 19번)에 관해 법무부는 "형법 1책형 7번은 질문과 답항을 논리적으로 해석할 경우 모두 정답이 될 수 있고 문제를 푸는데 있어서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줄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①∼⑤번 답항 모두 정답으로 인정됐다는 설명이다.
반면 헌법 1책형 14번에 대해서는 "지문 앞부분에 조문 내용이 특정되어 있고, 한국방송공사법 35조에는 1항이 없으며, 문제자체에도 헌법불합치결정의 예임이 명시되어 있으므로 편집상의 오타임이 명백하여 수험생이 출제의도를 파악하거나 문제를 푸는데 지장이 없었다는 이유로 가정답이 그대로 최종정답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또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근거를 공개하여 달라는 수험생들의 요청에 대해서도 법무부는 "정답확정회의 회의록이 작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정답확정위원들의 심의내용을 정확히 알 수 없는 등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있어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를 일일이 밝히지 못한다"며 수험생들의 양해를 구했다.
<복수정답 3문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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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복수정답에 대해 수험생들은 이의제기된 건수에 비해 복수정답이 예상보다 적어 다소 실망하는 분위기다. 따라서 본지나 법무부 게시판에 정답확정회의에서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유를 공개하라는 항의와 비난의 글이 쏟아졌다.
대부분 수험생들은 이번 복수정답 발표에 대해 "승복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벌써부터 일부 수험생들은 1차합격자 발표후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며 대응 움직임까지 보이는 상황이다.
이의제기가 된 문제 중 수험생들의 지적이 몰렸던 문제는 단 한문제도 복수정답으로 인정된 것이 없었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은 "정답확정위원들이 이의제기된 문제들을 제대로 검토한 것이냐"면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수험생 정모씨는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진 문제는 유력한 근거가 제시된 다른 이의제기 문제와 비교해 볼 때 수긍이 가지 않는다"면서 "수험생들이 납득할 수 있게 배척된 이유와 인용된 이유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수험생 이모씨는 "형법 문제는 모두정답으로 인정하면서 헌법불합치 문제는 가답안으로 확정한 것은 형평이 맞지 않다"면서 "이번 복수정답처리는 다시 한번 재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편에서는 "출제교수를 실명제하여 책임과 정확성을 높여야한다"면서 "출제한 사람은 논리의 패러독스에 빠져 그것이 왜 틀렸는지 모르고 자기가 출제한 문제가 잘못되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의제기된 문제 검토시 출제위원들은 제외시켜야한다"고 말했다.
다른 일각에서는 "이의제기된 문제들 중에는 막무가내식 문제를 삼으려는 것들도 많다"면서 "현재의 이의신청 방안은 법무부나 수험생에게 비효율적이라는데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며 현 제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2차례에 걸쳐 열린 정답확정회의를 통해 결정된 사안이므로 문제될 것이 없다"며 "대학교수, 법조인, 실무가 등 총 102명의 위원들이 참여한 회의에서 사법시험판례를 기준으로 결정된 사안이므로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복수정답이 1차합격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수험생들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 '합격예측시스템'에 참여한 응시자 742명의 답안을 가채점과 최종채점을 비교,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상위 30%선을 합격선으로 볼 때 평균이 0.50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이번 복수정답 3문항이 합격선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선발인원이라는 변수가 있어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합격선은 가채점 결과와 비교해 볼 때 84점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응시자의 전체평균은 69.43점에서 69.82점으로 0.39점의 상승폭을 보였다. 이번 복수정답이 합격 안정권으로 볼 수 있는 상위 10%선에서는 0.25점의 상승폭이 있었지만 상위 15∼30%선에서는 0.50점이 상승해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컸다. 결국 복수정답의 영향이 합격 안정권에 있는 최상위권 수험생보다 합격권에 있는 수험생에 쏠린 것으로 나타나 합격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과목별 분석에서 2문항 복수정답이 인정된 헌법의 경우 전체평균 65.92점에서 66.79점으로 0.87점의 상승폭 가운데 80점 이상을 획득한 수험생들에게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문항이 모두정답으로 처리된 형법의 경우 75.32점에서 76.03점으로 0.71점이 올라 수험생 가운데 28%가 모두정답으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가채점과 최종채점결과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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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성적 분포 변화표> ※단위: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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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95.0 점수대 상세분포 변화표> ※단위: 명
점 수 대 ∼95.0 ∼94.5 ∼94.0 ∼93.5 ∼93.0 ∼92.5 ∼92.0 ∼91.5 ∼91.0 ∼90.5 ∼90.0 ∼89.5 ∼89.0 ∼88.5 ∼88.0 ∼87.5 ∼87.0 ∼86.5 ∼86.0 ∼85.5 ∼85.0 ∼84.5 ∼84.0 ∼83.5 ∼83.0 ∼82.5 ∼82.0 ∼81.5 ∼81.0 ∼80.5
인원(가채점/최종채점/↑↓증감) 0/0 1/1 3/4(↑1) 1/1 3/3 2/2 0/2(↑2) 8/9(↑1) 7/4(↓3) 6/9(↑3) 9/11(↑2) 14/15(↑1) 12/14(↑2) 20/19(↓1) 15/15 16/15(↓1) 12/17(↑5) 23/23 24/24 14/18(↑4) 21/16(↓5) 18/20(↑2) 19/22(↑3) 18/23(↑5) 21/16(↓5) 28/27(↓1) 15/7(↓8) 12/14(↑2) 13/12(↓1) 11/10(↓1)
<헌법·형법 점수대별분포 변화표> ※단위: 명
과목명 평균(가채점/최종채점 △▽증감) 점수대별분포(가채점/최종채점 △▽증감) -100 -90 -80 -70 -60 -50 40점 미만 합계
헌법 65.92/66.79(△0.87) 22/26(△4) 183/197(△14) 221/220(▽1) 116/107(▽9) 63/59(▽4) 33/29(▽4) 93/93 731
형법 75.32/76.03(△0.71) 194/204(△10) 234/235(△1) 102/97(▽5) 42/42 25/22(▽3) 37/42(△5) 68/60(▽8) 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