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세계통화체제와 미국의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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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세계통화체제와 미국의 붕괴
  • 법률저널
  • 승인 2008.10.31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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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교수/변호사/시인

 

미국발 세계적 금융위기의 주요원인을 꼽으라면 미국인들의 탐욕과 결제통화로서의 미국 달러의 위상 약화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부시 대통령의 경제정책의 실패가 겹쳐 추락의 가속도를 높였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인들은 소비가 미덕이라는 황당한 맹신에 사로 잡혀 낭비에 낭비를 일삼았다. 과도한 빚을 내어 집을 샀고, 주식을 샀다. 빚을 많이 져야 보다 유리한 세제혜택을 받았고, 많이 낭비하여야 금융기관으로부터 높은 신용을 얻을 수 있었다. 저축은 고사하고 소위 빚잔치로 흥청망청한 것이다. 서브프라임모기지론이 발단이 되기는 하였지만, 모두가 투기장화된 주택시장에 뛰어들어 돈 놓고 돈 먹기식의 투전판을 벌리고 있었고,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빚잔치마당에서 실물경제를 무시한 은행들의 돈잔치가 벌어졌다. 그러다 결국 은행부도사태로 연결된 것이다. 거기에 자국민 잘 먹고 잘 살기에 열중인 것이 아니라, 이라크와 이란, 북한 등을 물고 늘어지며 안 해도 될 전쟁에 열중인 부시의 어리석은 정책우선순위의 결정이 거들어도 한 몫 단단히 거든 것이다. 전체를 다 잘 되게 할 수는 없다. 그게 인간의 한계인 것이다. 전쟁놀이에 열중하다 보니, 자금 투입의 왜곡현상이 빚어지고, 정신도 온통 거기에 쏠리고, 이라크전의 수렁에서 빚어지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계속하여 악수를 두게 되는 바보 얼간이 짓을 되풀이하다 보니 미국이라는 국가 경제가 엉망진창이 되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 아닌가 말이다.


그리고 이제 미국달러가 유일한 세계무역의 결제통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한 후유증이다. 유럽 여행을 다녀보면 미국 달러를 받지 않고 유로 달러만을 고집하는 가게들이 하나둘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미국 달러를 믿지 못하는 유럽인들이 늘어난 것은 이제 미국 달러를 결제수단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유럽인들의 의식이 점차 확대되어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예전에는 미국 달러가 없으면 외국으로부터 물건을 살 수 없었지만 유럽연합은 유로 달러를 창설하였고, 그 돈으로 무역결제자금으로 사용하고 있으니, 구태여 미국 달러가 필요 없게 된 것이다. 유럽을 찾는 관광객으로 하여금 유로 달러를 소지하게 만드는 힘은 미국으로부터의 유럽의 경제적 독립을 의미한다.


거기에 미국 달러 세계최대보유국인 중국과 일본이 미국의 경제정책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아도 될 정도로 거대한 자본력을 갖추게 됨에 따라 미국의 말발이 먹히지 않게 된 것을 미국인들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공공연히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의 달러가 휴지가 될 것이라는 둥, 90% 평가절하될 것이라는 둥 미국인들이 들으면 자폭이라고 하고 싶을 만큼의 악담을 서슴치 않고 내어놓고 있다. 미국이 지금 자성의 몸짓을 보이지 않으면 그렇게 되지 말란 법도 없다는 생각을 갖는다. 미국 돈이 아직은 힘을 쓰고 있지만, 국제사회에서 미국 달러가 시시하다는 생각이 들어버리는 순간, 미국 돈은 정말 휴지가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태환지폐제도를 포기한 불환지폐제도의 한계인 것이다.


아직은 미국이 워낙 거대한 공룡이라 세상이 어찌하지 못하고, 값싼 백지에 달러를 인쇄해 세계에 무제한 방출함으로써 빚을 빚으로 해결하는 세계에 대한 협박정책을 쓰는 것을 참고 허용하고 있지만, 그 정도가 더욱 심각하게 되면 세계는 미국을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중국과 인도의 급성장, 러시아와 중남미국가의 경제발전 속도에 유럽연합이 가세하게 되면 미국은 종이호랑이가 될 것이고, 세계의 부채국가로 전락하게 될 것이고, 고작해야 북중미지역의 맹방 정도로 그 역할이 축소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 이런 말이 강대미국을 떠올리면 황당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그런 현상이 현실화되지 말란 법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찌할 수 없다.


미국의 이성이 부활하여 미국이 자신의 역할 축소를 인정하면서 겸손해지기를 바란다. 그 역할을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당선으로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가시권 안에 들어와 있지만 과연 인종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세상이 이렇게 혼란스러워진 것은 인간이 빚어낸 탐욕의 결과이다. 미국 농무부(USDA)의 통계에 따르면 2008년도 세계곡물생산량은 1인당 평균 2,400 내지 2,700kcal의 영양분을 섭취한다고 할 때 지구촌 인구의 약 2배가 넘는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정도라고 한다. 절대량으로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유엔 인권위원회의 식량특별조사관인 스위스의 사회학자 장 지글러는 그의 저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저서에서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이 매일매일 굶주림에 신음하고 있고, 수많은 아이들이 기아로 죽어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양극화의 주범으로 “시장주의의 부조리”를 지목한다. 맞는 말이다. 결국 전부가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길이 있는데도 인간의 탐욕은 저 혼자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빚잔치를 내어 흥청망청하다가 알거지가 되고, 그러한 현상을 부추기며 이윤을 따먹기에 급급한 자본가들은 윤리의 상실을 부추기며 스스로 영혼을 자본이라는 악마에게 팔고 있다. 인간 생존의 기초인 먹거리를 가지고 금융자본이 산업, 무역, 서비스를 장악하여 세계곡물시장을 농단하고 있다. 얼마 전의 고유가도 세계금융자본가들의 농간이었고, 미국의 금융시장붕괴현상 또한 그들의 몰염치한 도덕적 타락이 자리 잡고 있다. 회사는 망해 가는데, 자신들의 연봉을 기하급수적으로 높여 사리사욕을 취하고 있다. 회사가 망해도 개인이 망하지 않은 이상한 앨리스의 나라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러한 생산성 무시의 지출이 결국 경영부실로 이어져 금융기관의 모럴 해저드 현상을 빚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인간의 탐욕은 어디까지일까? 얼마를 가져야 만족할 수 있는 것일까? 오십 넘게 살아오면서 얻은 결론은 결국 하루 밥 세끼 먹을 수 있으면 불행하지 않다는 것이던데, 불행하지 않으면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이던데, 왜 더 갖기 위해 조금 가진 자들의 호주머니를 털어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일까?


공염불 같은 이야기이지만, 결론은 사람이다. 도덕적 해이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인간교육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이다. 얼마 전 통계조사에 의하면 강원도의 학생보다 서울 강남구, 서초구의 학생들의 정신질환이 네 배 정도 높다고 나온 바 있다. 평균적으로 공부도 잘 하고, 생활수준도 높다고 평가되고 있는 아이들의 왜 객관적으로 낙후되었을 것으로 평가되는 지역 아이들보다 정신질환률이 높은 것일까? 이는 결국 소유가 행복을 결정하거나, 건전한 사람을 길러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의 반증 아닐까?


국내 경제가 홍역을 앓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경제정책 수립에 혼선을 빚고 있는 경제담당책임자들에게 더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거기에 더욱 열 받는 일은 미국 신용평가회사들이 한국의 경제상황이 악의적으로 IMF상황 직전이라는 등 헛소리를 내질러 한국 경제를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의 평가사들의 뒤에는 또 다른 악마의 영혼을 가진 나쁜 자본가들이 포진하고 있음이 보인다. 다 한 통속인 게다. 저런 썩어빠질 나쁜 놈들 같으니라고, 야 이 미국 신용평가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엉터리 신용평가사 놈들아, 너나 잘 하세요. 당신이나 잘 하라고, 우리는 잘 하고 있으니까. 너희들이 잘못한 결과 유탄 맞아 신음하고 있는 우리를 향해 위로는 고사하고 훈수 놓겠다는 너네들 행동이 옳은 거냐? 석고대죄를 해도 시원찮을 놈들이 훈수는 무슨 개뿔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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