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로스쿨 합격률 폭락' 되새겨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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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로스쿨 합격률 폭락' 되새겨봐야
  • 법률저널
  • 승인 2008.09.2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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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법과대학원(로스쿨) 로스쿨 졸업생들이 보는 신사법시험 합격률이 3년째 기대에 크게 밑돌면서 로스쿨 통폐합론이 확산되는 등 비상이 걸렸다. 첫해 48%를 기록했던 합격률은 지난해 40%를 거쳐 올해는 33%까지 뚝 떨어졌다. 더욱이 기수자(법학전공자)의 합격률은 44.3%였으나 법대를 졸업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진학하는 3년제 로스쿨 출신의 올해 합격률은 22.5%로 기수자의 절반에 불과했다. 게다가 이번 3회째 시험에서도 불합격한 172명은 수험 자격까지 상실해 '로스쿨 낭인(良人)'이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74개 로스쿨 중 100명 이상의 합격자를 배출한 대학은 도쿄(東京)대와 주오(中央)대 5곳뿐이다. 아이치가쿠인(愛知學院)대 등 3곳은 합격자를 단 한 명도 내지 못했으며 한자릿수 합격자에 그친 로스쿨도 무려 31개교로 전체 로스쿨의 41.9%에 달해 로스쿨간 학력격차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합격률로도 보면 50%를 넘긴 로스쿨은 4곳에 불과하다. 일본에서 최고의 명문으로 불리는 국립 도쿄대도 고작 54.6%에 그쳤다. 가장 높은 합격률을 기록한 게이오(慶應義塾)대가 56.5%다. 이같은 합격률은 미국이 명문 로스쿨의 합격률과는 비교조차 어려운 극히 낮은 수치다.

당초 일본 로스쿨은 합격률을 70∼80%로 유지할 계획이었다. 변호사를 대량 공급해 법률 서비스의 양과 질을 높이자는 목적이었다. 그러나 합격률이 낮아지면서 법조인 수 수급 목 표에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되었고 오히려 고시 낭인이 연간 5000명에 달하게 됐다. 합격률이 이렇게 저조하자 응시 시기를 조절하는 졸업생도 덩달아 늘고 있다. 올해 수험예정자 7710명 가운데 아예 응시를 포기한 수험생은 1449명으로 약 20%에 육박하고 있다. 법무성이 고시 낭인 증가를 막기 위해 '5년 내 3회'로 응시 기회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로스쿨은 도입 첫해와는 달리 인기가 날로 떨어지고 올해는 74개 로스쿨 중 62.2%인 46개교가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도 이같은 낮은 합격률에 주로 기인한다. 이대로 간다면 내년에 정원을 채울 수 있는 로스쿨은 상위 일부 대학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것이 도입 3년차 맞은 현재 일본 로스쿨의 현주소이다. 물론 이런 외부적인 결과만을 가지고 일본 로스쿨은 실패작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일지 모르지만 적어도 우리나라 로스쿨만은 일본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곧 개원을 앞둔 우리나라 로스쿨의 여러 징후들을 보면 일본 로스쿨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재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70∼80%의 합격률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 목표를 담보할 수 있는 어떠한 조치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법무부가 마련한 변호사시험법 제정안에는 각 과목별 최저합격점수제를 도입하고 있고 구체적인 합격자결정방법을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합격률을 낮추고 변호사시험이 정원제 시험의 성격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왜곡될 우려가 있다. 시험의 난이도를 낮추고 과락의 기준을 낮게 설정한다지만 수험생들의 부담은 여전하다. '5년 내 3회'라는 응시제한도 적어도 80% 이상의 합격을 보장해야 그나마 반발을 줄일 수 있다. 일본처럼 합격률이 낮아질 경우 '로스쿨 낭인'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이 뻔하다. 응시제한도 당연히 위헌의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일본 로스쿨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 로스쿨이 재앙이 되지 않도록 정부와 대학이 정말 머리를 맞대고 문제점을 최소화할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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