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흥수 칼럼- 간디와 김홍섭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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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흥수 칼럼- 간디와 김홍섭 판사
  • 법률저널
  • 승인 2008.09.1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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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대학 재학시절 도서실에서 “월간 사법행정”이라는 잡지를 보게 되었다. 모 변호사가 쓴 “나의 존경하는 법률가”라는 칼럼이 눈에 들어왔다. 사도법관이라고 불리웠던 김홍섭 판사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분은 왜정 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서 독학으로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였다. 원래 개신교도였는데, 세속주의에 물든 교회의 모습에 실망한 나머지 교회를 떠나게 되었다. 그리고 수덕사를 비롯한 많은 절들을 오가며 스님들과 대화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아무 것도 없음” 을 강조하는 불교에서 역시 그는 해답을 찾지 못하였다. 그가 나중에 쓴 수상집의 이름이 “무상(無常)을 넘어서”이다. 불교는 인생무상을 강조하는데 그는 “아무 것도 없음”만으로는 그의 영혼의 목마름을 채울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카톨릭을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가페의 사랑과 천상의 세계를 찾았다. 그는 그 후 수도자 이상의 경건한 삶을 살면서 복음 전파에 힘을 썼다고 한다. 고무신을 신고 걸어서 법원에 출퇴근을 하였으며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녔다. 그렇게 절약한 돈으로 교도소의 사형수들에게 좋은 책들을 선물하면서 전도했다. 그의 전도를 받아들인 사형수가 여러 명이었다고 한다. 사도란 복음전파에 앞장선 그리스도의 제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지금도 서초동 법원도서관에 가면 그분의 이루 말할 수 없이 고결한 모습의 사진이 걸려 있다.

 

그런데 김홍섭 판사가 존경해마지 않던 분이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였다고 글 중간에 소개되어 있었다. 내가 대학 2학년이 되었을 때 아버지는 나에게 삼성출판사에서 발간한 ‘세계사상전집’ 50권을 사주셨다. 그 중에는 사서삼경을 비롯한 동양의 고전들과 프로이드의 정신분석 등 현대 서양의 고전들이 들어있었다. 또 함석헌 옹이 번역한 간디의 자서전이 들어있었다. 나는 김홍섭 판사가 존경해마지 않은 간디에 대해서 보다 깊이 알고 싶어서 간디 자서전을 읽기 시작하였다. 간디 자서전의 부제(副題)는 “나의 진리 실험 이야기”로 되어 있었다. 일반적으로는 간디의 비폭력 사상 내지 무저항주의가 더 알려져 있다. 그가 정치적으로 인도의 독립을 위해서 싸운 방법이 그것이었는데 자서전을 읽으면서 간디의 정치사상의 보다 깊은 철학적 배경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내가 충격을 받은 내용은 “완전한 순결”에 도달하기 위한 그의 여러 가지 실험 이야기였다. 그는 원래 12살에 결혼하였다. 20살이 될 때까지 심지어 부친의 임종을 놓칠 정도로 성(sex)에 탐닉하였다. 그 결과 그에게 일어난 여러 가지 수치스럽고 고통스러운 일들을 그의 자서전에서 그야말로 아무 숨김없이 적나라하게 고백하고 있다. 원래 그의 자서전은 그가 감옥에서 단식투쟁을 하면서 인도의 청소년들을 위해서 쓴 글이라고 한다. 그는 “완전한 순결”에 도달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실험을 거듭하였다. 그리고 그가 얻은 결론은 “완전한 순결”에 도달할수록 한없는 마음의 자유와 평화,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된다는 것이었다. 평생 단 한 번밖에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간디의 글이었기에 그리고 자신의 성적인 문제들을 모두 진솔하게 고백하면서 글을 써나갔기에 그의 글을 믿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실험방법 중 하나가 단식수련이었다.


일반적으로는 모두 활발한 성관계를 가질수록 행복한 것으로 생각한다. 신부나 수녀들도 내세를 위해서 이성과의 결합을 포기하는 것이 희생이요 고통이라는 것을 전제로 살고 있다. 그런데 간디는 그 반대를 진리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성적으로 순결할수록 행복하다는 것이다. 나는 간디의 가르침을 믿게 되었다. 성적인 열망에 사로잡히게 되면 얼마나 부자유스럽고 수치스러운가? 그러나 위대하고 고귀한 생각을 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절제할 때 얼마나 큰 자유와 행복이 주어지는가? 이것은 비단 성적 욕망에 관해서만 그러한 것은 아닐 것이다. 모든 세상적인 욕망에 사로잡히는 일과 그것에서 해방되는 일이 마찬가지인 것이다.

 

문흥수 변호사는...
서울법대, 미국 하버드 법과대학원 졸업, 사법시험 21회, 사법연수원 11기 수석 수료,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역임, 현 법무법인 민우 대표 변호사 겸 낮은마음교회 담임전도사

 

[문 변호사와 함께 하는 성경공부 및 예배 안내]
일시 :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 수요일 오후 8시
장소 : 관악문화관 옆 건영3차아파트 상가 3층 낮은마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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