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장하다, 장미란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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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장하다, 장미란 선수
  • 법률저널
  • 승인 2008.08.2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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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교수/변호사/시인

 

올림픽 역도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장미란 선수가 너무나 의젓하다. 자기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에서 승리한 당당함이 그의 온몸으로부터 느껴져 온다.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그 한 순간, 바벨을 들어 올리는 그 짧은 시간에 젖 먹던 힘까지 짜내어 순간에 온 힘을 발산해 내는 그녀의 집중력은 세계인의 심중을 뚫는다. 그 바벨의 온 무게를 견디어 내기 위하여 그녀가 흘렸을 땀의 무게가 얼마였을까? 근육이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을까?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면서 한 땀 한 땀 쌓아올렸을 그녀의 신기록에의 도전이 아름답다. 은메달 선수와 무려 45킬로그램 이상의 차이를 가져오면서, 말 그대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면서 금메달에 오른 그녀의 자세가 참으로 어른스럽다. 금메달에 경망하지 않고, 교만하지 않다. 방정스럽지 않고 허풍스럽지 않다. 무엇보다도 자기가 믿는 하나님에 대한 기도하는 마음이 아름답다. 그녀의 오늘이 있기까지 주위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함께 땀을 흘렸을까? 우리는 눈앞에 보이는 현상에 일순간 흥분하다가 금방 잊겠지만, 그녀의 또 다른 신기록을 향한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는 여자가 한국여자라는 것이 신기하다. 한국의 여인들은 일생 동안 하늘을 들고 살아왔다. 그 5, 60년대의 가난의 질곡을 헤치고 오늘의 부자나라를 만든 이들은 우리의 어머니였다. 억척스러웠고 강인했다. 60년대, 70년대 팔게 없어 자신의 생머리카락을 팔았던 여인들, 그 생머리로 가발을 만들어 수출해 한국 최초의 달러를 벌어들여, 외화벌이를 했던 이들이 바로 한국의 여인들이었다. 많은 자식들을 낳아 그들을 키우고 교육시키느라 먹을 것 제대로 못 먹고 입을 것 제대로 못 입고, 허리띠 졸라매면서 오늘의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운 이들 역시 우리의 어머니였다.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 대회에서 최초의 금메달 소식을 알려줬던 이도 여자국가대표팀이었고, 한국 여자농구팀의 LA올림픽 은메달 낭보도 한국의 여인들이 알려왔었다. 조혜정 선수의 여자배구팀 역시 올림픽 구기사상 최초의 동메달소식을 우리에게 알려주었었다. 한국의 남자들이 외국과의 경쟁에서 번번이 나가떨어질 때 그 틈새를 메우고 먼저 길을 내고 기초를 닦은 이는 모두 한국의 여인들이었다. 박세리의 엘피지에이골프가 그렇고, 최초의 한국우주비행사 이소연이 그렇다.


우리 국민들이 이번 올림픽 경기를 통해 많이 성숙해졌음을 느낀다. 금메달을 따는 것에 목을 매지 않는다는 것, 은메달을 따도 그 경기를 즐기고, 메달을 따지 못해도 예전처럼 그렇게 애닯아하지 않는다. 그냥 경기는 경기일 뿐이라고 여유를 부리는 마음이 어느새 우리의 일상을 지배한다. 참으로 다행스럽고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 우리 사회의 성숙성이 여기저기에서 느껴지고 보여지고 행동되어진다. 이러한 성숙함이 선진사회로 안착하는 계기들이 될 것이다. 그것은 우리 국민들이 경제적 성장 속에서 민주주의를 맛보고, 세계 여행을 통해 견문이 넓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헛된 구호에 선동되지 않고, 과정이 아름답다면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시민의식, 그것이 우리 대한민국의 오늘의 자산이다. 고대 올림픽 경기는 전쟁 중에도 열렸다고 한다. 현대 올림픽은 동서냉전이 심각했던 시절, 정치적 이념 때문에 일부국가가 정치적 보이코트를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어쩌랴, 평화를 상징하는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지금도 러시아군의 그루지야 침공으로 미국과 러시아는 새로운 냉전시대로의 회귀가 코앞에 닥쳐있다. 러시아가 고유가로 인한 석유자본으로 국력을 축적한 것이다. 러시아의 행보가 거침이 없다. 카리브해로 러시아의 군사력이 팽창되고 있다. 반미를 내세운 베네수엘라와 군사협력을 획책하고 있고, 세상은 또다시 새로운 냉전체제로의 복귀가 진행중인 듯싶어, 암담하다. 북미간의 테러지원국해제문제가 암초에 부딪혀 데땅뜨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요즘 들어 생각하는 것은, 돈이 신을 죽이고 있다 라는 생각이다. 경제적으로 힘들지 않은 사람은 신을 찾을 이유가 별로 없다. 살기에 편하고, 부족한 것이 없으니 구태여 신을 찾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이나 나라들은 점차 거침이 없어져가고, 하는 짓이 방약무인이다. 세계질서가 다시 흔들리고, 국내의 안정기조가 흔들리고 있다. 돈의 속성은 그냥 멈추어있는 것을 생래적으로 싫어한다. 무언가 이문을 남기기 위해 꿈틀거린다. 남아도는 돈은 스스로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고 무언가 획책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돈의 주인의 생각이 올바르지 않기 때문이다. 돈이 좋은 곳에 쓰이면 얼마나 좋겠는가마는, 이상하게 돈은 좋은 생각을 가진 사람보다는 탐욕스러운 사람에게 많이 모이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아흔아홉 섬 가진 이가 한 섬 가진 이의 것을 빼앗아 백섬 채운다는 옛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닌 것이다.


장미란 선수처럼, 삶의 무게를 번쩍 들어올리고, 그 바벨을 들고서도 올바로 자세를 가다듬을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모두 제 삶의 무게를 제대로 들고 쓰러지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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