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만전지책(萬全之策)이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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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만전지책(萬全之策)이 필요한 때
  • 법률저널
  • 승인 2008.08.1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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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立秋)와 말복(末伏)이 지났음에도 전국에서는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수험생들에게 '불면의 밤'을 안긴 열대야현상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여름철 더위에 지쳐 제대로 책을 접하지 못했던 수험생들은 다가오는 가을을 알차게 맞이하려는 듯 독서실이나 도서관 등에서 공부와 씨름하면서 더위를 이겨내겠다고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쉽지 않은 듯하다. 여기에다 올림픽까지 겹치면서 자칫 학습리듬을 잃고 슬럼프에 빠질 수 있는 난중지난(難中之難)의 상황에 처해 있다.

올림픽 영웅들, 특히 한국 건아들의 선전이 우리를 매료시키고 있다. 한국의 19살 청년 박태환은 서양 선수들 전유물이던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아시아인으로는 72년 만에 처음으로 금메달을 차지해 우리에게 진한 감동을 안겼다.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유도 60㎏급 최민호도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임을 몸으로 입증했다. 그는 아테네올림픽 때 금메달 후보로 유력시되다 동메달에 그친 후 방황을 거듭했으나 다시 마음을 다잡고 지옥훈련을 마다하지 않은 끝에 '작은 거인'으로 거듭났다. 이들 뿐만 아니다. 올림픽 6연패의 신화를 이룩한 여자양궁은 물론이고 사격과 역도, 핸드볼, 배드민턴 등 비인기 종목에서 한국 전사들의 잇단 낭보는 찜통더위에 허덕이는 우리에게 더 없이 시원한 '금빛 소낙비'로 다가왔다. 

또 하나의 감동은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전 세계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킨 미국의 수영영웅 마이클 펠프스(Phelps·23)다. 언론들이 그에게 온갖 미사여구를 붙여 격찬해보지만 부족해 보인다. 그에게 찬사를 쏟아내는 것은 금맥을 캐며 연일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우는데도 있지만 어린 시절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를 겪으며 지진아로 낙인 찍혔던 그가 실패와 좌절을 이기고 기어이 우뚝 서고야 마는 인간승리를 이뤄내 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노력하는 천재였다. 지독한 훈련이 펠프스를 진정한 강자로 만든 셈이다. 트레이드 마크인 돌핀 킥(dolphin kick)도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다. 무엇보다 투철한 승부욕이 그를 키웠다. 2004 아테네 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 3위에 그치자 자신을 채찍질하며 세계기록을 세울 만큼 실력을 키워 결국 베이징 올림픽 챔피언이 됐다.

고시촌도 올림픽 바람을 비켜가기는 어려운 듯 하다. PC방이나 비디오방, 고시식당은 물론 공부하는 독서실 휴게실에도 한국선수들의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수험생들도 '올림픽 삼매경'이다. 그러나 수험생들이 모든 게 올림픽으로 빠져드는 듯한 분위기로 가는 것은 곤란하다. 특히 경기 그 자체에 함몰돼 탐닉하며 TV 앞에서 죽치고 있는 것은 수험생의 신분을 망각하는 처사다. 물론 전지구적인 관심사이고 축제인 올림픽에 수험생인들 나 몰라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경기에 열광하기보다는 올림픽 영웅에 오르게 된 그들의 삶을 통해 지난 수험생활을 반추해보고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는 계기를 삼는데 그쳐야 한다.

올림픽에 몰입하고 있기엔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는 수험생의 현실은 너무 촉박하고 냉엄하다. 올림픽과는 관계없이 수험생이라는 현실은 현실로 존재한다. 합격을 목표로 하는 수험생 개인의 문제가 올림픽에 이겼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공허한 메아리로만 남을 뿐인다. 사법시험 1천명 선발이 내년이 마지막이다. 특히 1차시험 합격자의 수도 감소하게 된다. 행정고시도 공무원 감축 기조에 맞물려 채용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여느 때보다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자신의 명운이 걸린 수험생활은 합격하는 날까지 계속되는 것임을 잊지 말자. 아무리 올림픽이 지구촌의 축제라 하더라도 그것이 수험생 개인의 인생을 건 시험보다 중요하랴. 요란한 올림픽 경기 상황에 흔들림 없이 '만전지책'을 세워 합격이라는 금자탑을 쌓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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