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수석합격기]새로운 길의 시작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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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수석합격기]새로운 길의 시작점에서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08.08.0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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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영 서울대 법학과 4년

 

Ⅰ. 들어가며...
 “홍진영씨, 축하합니다.” 3차 면접장에서 대기 중에 감독관 한 분이 건넨 말씀에 처음에는 그냥 긴장된 분위기를 풀기 위해 말을 걸어주신 것이려니 했으나 옆에 계신 분이 수석 합격일 거라고 말씀해 주셨다.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모의고사 최고답안들을 돌이켜보건대 나보다 훨씬 잘 쓰시는 분들도 많던데 내가 과연 수석으로서의 자격이 있는 것인지 하는 의심부터, 당장 면접을 볼 텐데 대답을 잘 못 하면 창피해서 어쩌나 하는 걱정, 앞으로 정말 쉽게 살려고 들면 안 되겠다는 책임감까지……. 그로부터 1주일이 흐른 지금도 별로 실감은 나지 않지만, 어쨌든 눈앞에 다가와 있는 현실이니만큼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이고, 합격기를 써 보려고 한다. 2차 공부를 하면서 길이 보이지 않을 때면 지난 4년간의 수석 합격기를 다시 읽어보며 계획을 세우곤 했는데, 나의 글도 힘든 길을 가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Ⅱ. 사법시험 준비의 시작
고등학교 때의 치열했던 내신 경쟁에 지친 나에게, 다시 한 번 무서운 경쟁의 대열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은 마치 지옥처럼 느껴졌다. 게다가 공부만 하느라 덜 자란 채로 대학에 들어온 탓에 진로, 인간관계, 사회의 부조리, 내 정체성 등 고민만 늘어갔지만 결국 어느 하나 제대로 해결하기가 어려웠다. 그렇지만 일단은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 행정법 수업을 계기로 생긴 법학에 대한 관심, 동아리 활동의 은퇴 시기 등이 맞물리면서 결국 3학년 여름방학 때부터 사법시험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 시점에서 이듬해 1차에 붙는다는 것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긴 했지만, 아는 선배들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을 보고 용기를 얻어 2년 안에 2차 시험까지 끝내자고 결심을 했다. 멀티 태스킹 능력이 부족한 내가 사법시험을 준비하게 되면 시험 하나에만 집중할 것이 뻔했고, 그러면 준비 기간이 길어질수록 과정에 지나지 않는 ‘고시 그 자체’에 매몰될 내 자신이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최대한 심신을 덜 다치고 시험에 합격하려면 단기간에 죽도록 하는 수밖에 없다는 다짐과 함께 나의 고시 생활이 시작되었다.

 

“물샐 틈이 없도록 공부…판례에 중점”


Ⅲ. 1차 시험의 준비
집이 학교와 그리 먼 편은 아니었지만 최대한 시간을 아끼고 공부에 몰두하기 위해 신림동에 있는 원룸에서 자취 생활을 시작했다. 자취라고는 하지만, 어차피 학교에서 밥 먹고 수업 듣고 공부하고 밤에 잠깐 만화방에 갔다가 방에 오면 거의 12시였기 때문에 딱히 어려운 점은 없었다. 공부 방식이 산만함과 시끄러움을 어느 정도 수반하는 편이고, 답답한 환경을 잘 참지 못하는 성격이어서 공부는 학교 도서관에서 하기로 했다.


1차에서는 중요 쟁점을 선별해서 공부를 하기보다는, 아무리 사소한 구석에서 문제가 나오더라도 어떻게든 맞출 수 있게, 즉 물샐 틈이 없도록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출제자의 관점에 따른 애매함이 그다지 없는 판례 지문만큼은 확실하게 맞추고 들어가야 점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이 되었다. 그래서 매일 조금씩이라도 문제풀이를 통해 내가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판례의 충실한 대비에 중점을 둔 공부를 했다.


우선, 여름방학이 끝날 때까지 기본강의 테잎을 들으며 기본서 1회독을 마치려고 했지만 두 달 반 동안 헌, 민, 형 세 과목을 처음으로 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 결코 아니어서 결국 과목마다 뒷부분에 구멍이 뻥뻥 뚫려있는 상태로 2학기를 맞이했다. 2학기 때에는 수업 다섯 과목과 함께 2회독을 병행해야 했는데, 아무래도 진도에 대한 압박감을 가지기 위해서는 밤에 시험을 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심야 모의고사반을 등록했다. 수업을 듣기 위해 매일 시간을 내야 한다는 점에 부담이 컸지만 전공 수업의 경우 그때까지만 해도 숙제도 적은 편이었고 공부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병행하기를 잘 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 때 휴학을 하지 않았기에 2차 공부를 할 때 1년간 휴학하여 시간을 절대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민, 헌, 형의 순서로 매일 1회독 때 정리했던 기본서를 다시 복습했고, 이 때 별도로 마련한 판례집을 통해 본격적으로 판례 공부를 시작했다. 진도가 없는 토, 일요일에는 밀린 진도를 따라잡고 모의고사 문제를 복습하는 데 할애했다. 주말에는 쉬어야 한다고 각종 합격기에 다 써 있었지만 시간이 너무 부족했기에 정말 쉬거나 놀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지 않는 경우라면 늦잠은 자더라도 학교에 나와 공부하려고 노력했다.


겨울방학이 시작되니 벌써 남들은 7-5-3-1과 같은 막판 정리에 돌입하고 있었지만 그럴 수 있는 사정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런 저런 궁리 끝에 내 방식대로 계획을 세우고 밀어붙이기로 했다. 우선 과목당 10일 내지 14일 정도의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3회독을 해 나갔고, 이 때 민법은 타 학원의 진도별 모의고사를, 형법은 김일수 교수님 문제집을, 헌법은 민경식 교수님 문제집을 풀어서 문제풀이 능력을 집중적으로 향상시켰다. 이 시점에 무슨 교수 문제집이냐고 말리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문제를 풀 수 있어서 큰 도움을 받았다. 이 즈음에 노동법을 시작했다. 원래 더 일찍 시작하고 싶었지만 마땅한 강의가 없어서 1월의 무료특강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던 것이었다. 돌이켜보면 너무 편법으로 공부한 것 같아 부끄럽긴 하지만 강의에서 중요하다고 말해준 내용을 중심으로 조문판례집을 하루에 조금씩 암기해 나갔다. 그리고 이때부터 마지막 1주일 전까지 매일 한 시간 씩 독일어 공부를 병행해야 했기 때문에 잠을 다섯 시간정도로 줄였다.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는 판례만 한 번 1회독을 했다. 원래 보던 판례집에 맞는 강의 테잎을 사서 2배속으로 하루 종일 테잎만 들었다. 천장이나 딴 데를 보면서 귀에 꽂히는 대로 듣다가, 암기가 되어 있지 않거나 여전히 이해가 안 되는 내용이 나오면 테잎을 끄고 해당 부분의 판례집을 다시 정독하는 방식이었다. 이것을 마치고 나니 시험까지 3주도 남아 있지 않았다. 약 열흘 남짓의 기간 동안 하루에 헌, 민, 형, 노동법 각 1회씩 전범위 모의고사를 풀었다. 헌, 민, 형에 각 4시간, 노동법에는 한 시간 반 정도를 배정하여 정해진 시간 안에 문제를 풀고 남는 시간에는 틀린 문제를 검토하고, 그 회 문제를 풀면서 가장 자신 없었던 부분을 세 개 정도씩 선정해서 그 부분만 다시 책을 집중적으로 보았다. 이렇게 하니 이미 알고 있는 것은 짧은 시간에 확인하고, 아직 잘 모르는 것에 시간 투자를 할 수가 있어 ‘구멍’을 메꾸어 나가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이 때 잘 하면 이번에 붙겠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마지막 1주일 동안에는 그동안 정리해왔던 정리서와 판례집을 빠른 속도로 한 번 다시 읽는 데 투자했다. 기존의 3회독과 전범위 때 표시한 내용을 중심으로 강약을 조절하니 완독이 가능했다.


시험장에 가니 너무 긴장이 되었지만, 크게 심호흡을 하고 최대한 침착하게 문제를 풀어나갔다. 밤에 채점을 해 보니 평균 92점 정도가 되어 합격을 확신할 수 있었다.

 

“단권화와 출제위원들의 조언 명심”


Ⅳ. 2차 시험의 준비
애초에 초시는 경험삼아 보고 재시 때 충분히 대비해서 붙자는 생각이었지만, 일단 면과락은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민사소송법 책과 테잎을 사서 듣기 시작했다. 그러나 8개월간 스스로를 너무 몰아친 이후여서 머릿속에 내용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아 애꿎은 강사 탓을 하며 -나중에 들어보니 괜찮은 강의였다- 몇 개 듣다가 그만두게 되었다. 결국 학교 수업 듣고 놀면서 시간을 보내다 막판에 겨우 민사소송법과 형사소송법의 강의 테잎을 한 번 들을 수 있었다. 시험장에서 남들은 1초가 아까운 듯이 써 내려가는데 쓸 말 안 쓸 말 다 쓰고도 30분이 넘게 남아있는 상황이 나름대로는 고역이었다. 결국 두 과목 빼고 다 과락이었다. 


2차 시험은 대부분의 수험생이 하듯이 학원 시간표에 맞추어 순환별 공부를 했다. 1순환 때에는 일단 강의 테잎을 들으면서 내용을 이해하고, 단권화의 기초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다만 개념의 의의와 판례 문구는 이때부터 암기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과 스터디를 결성해서 서로 모르는 것을 물어보고, 책이나 학원 강의 내용에 있는 오류를 지적해주는 시간을 하루에 한 시간씩 가졌다.


2순환 때에는 단권화를 완성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 일주일에 다섯 번 시험을 치는 심야 모의고사반을 다녔다. 헌법을 제외하고는 모두 교과서를 바탕으로 단권화를 했고 강의 교재나 내용 정리가 잘 되어있는 참고서, 평석집을 참고하였고 마땅한 자료를 찾기 힘들 때에는 고시잡지에 실린 논문을 활용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때 기출문제의 채점평을 읽기 시작했는데, 출제위원들의 조언 하나하나를 명심하려고 했던 것이 답안 쓰는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후사법 중 세 과목은 사례 스터디를 했지만 스터디원들이 각자 진도가 밀리다보니 흐지부지되어서 결국 밥터디로 전환하게 되었다.


3순환 때에는 단권화된 교과서를 토대로 개념, 주요 목차, 학설, 판례의 암기의 정도를 높여나가는데 주력했지만 여전히 이해도 다 안 된 부분이 많아 걱정이 많이 되었다. 필요한 부분은 두문자도 조금씩 따 놓았는데, 시험에 의외로 도움이 되었다. 사례풀이의 감을 잃지 않기 위해 -과목별로 편차는 있었지만- 사례 목차잡기 연습을 꾸준히 했다. 3순환 때에도 계속 심야 모의고사를 다니고 2순환 때에는 듣지 않았던 강평도 들었다. 모의고사에서는 채점에는 거의 기대지 않고, 출제자가 제시한 답안과 내 답안을 비교해가면서 내 답안을 두세 번 다시 읽고 스스로 오류를 찾는데 중점을 두었다.  


3순환이 끝난 후에 남들처럼 4-2-1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는데 도저히 내 능력으로는 불가능이라고 생각되어서 그냥 5-2를 하기로 했다. 5일씩 볼 때에는 거의 다른 것은 보지 않고 책만 다시 읽었다. 예상 단문의 경우 완전히 암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져서 수첩에 목차를 적어서 가지고 다니며 틈틈이 읽었다. 문제 푸는 감각을 잃어서는 안 될 것 같았기 때문에 모의고사를 등록해서 이틀에 한 번이라도 시험을 볼 수 있도록 노력했고, 학교에서 하는 GAIUS 기출문제와 고려대 모의고사 문제를 구해서 목차잡기 연습을 계속 했다. 이때는 거의 체력이 바닥난 데다 감기까지 떨어지지 않는 상태여서 공부에 집중도 잘 안 되고 불안감이 커져서 시험 준비 기간 중 최대의 위기 상황이었다. 시험이 끝나면 운동을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틀씩 볼 때는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는지 안 들어오는지도 모르고 정신없이 책장을 넘겼다. 각 시험 전날에 후사법 교과서를 다 보기에도 벅찰 것을 예상했기 때문에 민법과 형법의 경우는 예상단문을 약 20개 정도 뽑아서 두 시간에 볼 수 있도록 미리 표시해 놓았다. (물론 그 중에 나온 것은 하나도 없었다.)


드디어 시험이 다가왔다. 우리 스터디 사람들 말고도 아는 얼굴들이 많아 비교적 편안한 기분을 느끼며 시험을 칠 수 있었다. 민법을 제외하고는 평소에 해 왔던 대로 20분간 세부 목차까지 다 잡고 거기에 맞추어 답안을 써 내려갔다. 불의타도 여러 개 있었지만 어차피 남들도 불의타일 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열심히 법전을 뒤지고 가물가물한 기억을 바탕으로 내용을 만들었다. 평소에는 항상 10분 정도가 꼭 부족해서 불안함이 있었는데 실전이 닥치니 글씨 쓰는 속도에서 괴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하루 시험을 끝내면 근육통이 생겨서 어깨에 계속 약을 발라야 했다.) 시험을 치고 나서는 되도록 앞의 과목은 잊고 다음날 과목에 신경을 쓰도록 노력했지만, 자꾸만 내가 범한 실수와 빠뜨린 논점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형사소송법을 치기 전날에는 집중력이 거의 바닥을 치고 있었다. 결국 끝까지 책을 다 보기 위해서 꾸벅꾸벅 졸면서 밤을 새우고 말았다. 마지막 시험을 다 치르고 나니 무슨 말을 썼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았다. 그러나 할 수 있는 건 다 했으니 이제 담담하게 결과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일단은 모든 근심 걱정을 잊기로 했다.


그 후로 기다림의 긴 시간이 지나고, 12월 2일에 발표가 나는 줄 알고 미리 하룻밤을 꼬박 새우고 말았던 나는, 3일 오전에 있던 기말고사 시험을 위해 긴장감 속에서 또 하룻밤을 새워야 했다. 시험을 마치고 비몽사몽의 상태에서 녹두에 내려오니 건너편 상원서점이 사람이 와글와글했다. 무슨 배짱인지 몰라도 사람들을 마구 헤치고 명단을 보니 내 이름과 제일 친한 친구의 이름이 눈에 확 띄었다. 기쁘기도 했지만, 그것보다도 다시 하지 않아도 되어 너무 다행이라는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치밀한 계획과 실천…실전을 염두에 둔 공부”


Ⅴ. 마치며
최종 합격자 발표가 난 후에, 어떻게 해서 수석까지 할 수 있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사실 수석은 운으로 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합격을 위해 나름대로 지켜온 -다 아는 얘기이기도 하지만- 원칙 몇 가지는 있었던 것 같다.


우선 가능한 한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실천하려고 했던 것이다. 물론 ‘진도는 밀리라고 있는 것’이라는 수험가의 명언도 있듯이, 야심차게 세운 계획을 완벽하게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차피 지킬 수 없는 계획이라고 해서 세우지 않고 만연히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보다는, 지키기 어렵다는 것을 알더라도 부단히 목표점을 정하는 것이 수험 생활을 보다 밀도 있게 보낼 수 있는 것은 틀림없다. 시간을 아끼기 위한 전략은 얼마든지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항상 실전을 염두에 둔 공부를 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법률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답안으로 연결시키지 못한다면 적어도 시험에 있어서는 소용이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1차, 2차 모두 문제를 많이 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2차의 경우 과목당 평균 30장 이상씩은 답안지를 써 보도록 했다. 여러 번 써 나감으로써 목차가 부실하다든지, 서론부에서 횡설수설한다든지, 검토가 빈약하다든지, 판례를 풍부하게 못 써준다든지, 시간이 모자란다든지, 법전 활용을 잘 못한다든지 하는 자신의 약점을 파악하고 고쳐나가야 한다. 일단 약점을 파악하면 그것을 고치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학원에서의 대량 채점은 각 개인의 약점까지 파악해줄 만큼 세밀하지는 못하므로 자신이 쓴 답안이 -다시 쳐다보기도 싫을 때도 많기는 하지만-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거듭 읽어보며 스스로 파악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것은 성격이 다른 사람에게는 별로 조언이 되지 않는 것 같지만- 시험장에 들어가 있을 때 말고는 절대로 내 자신을 믿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스스로에 대한 질책이 지나칠 때에는 자학 모드에 빠져서 좀 우울할 때도 있었지만, 나에게 고쳐야 할 점과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항상 잊지 않는 것은, 나 자신을 억세게 밀어붙이는 원동력이 되었다.


살다보면, 쓰린 실패의 경험을 맛볼 법도 한데 이날까지 그런 실패의 아픔을 많이 겪지 않고 어찌어찌 버텨올 수 있었던 게, 거기서 더 나아가 수석이라는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하다. 실패는 나중에 찾아올수록 더 감당하기 힘들다고 하니까……. 그러나 일단은, 감사히 여기고 빚진 것을 갚는다는 심정으로 한번 열심히 살아보려고 한다. 이 자리가 나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란 것을 지금은 잘 알고 있지만, 앞으로 살아가면서도 절대 잊지 않도록 해야겠다.


끝으로 다른 걱정 없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부모님, 어려서부터 키워주시고 합격을 위해 매일매일 기도해주신 할머니, 수험 기간 내내 서로 의지하면서 끝까지 함께 해 온 고마운 친구 아람이, 항상 옆에서 격려해 주고 힘이 되어준 기원이, 내 합격에 자기 일처럼 기뻐해 준 가람 오빠, 수희, 한진, 해상, 다영 등 우리 다솜 공부방의 사랑하는 선, 후배, 동기 교사들, 법학의 길로 이끌어주신 법대의 여러 훌륭하신 교수님들, 수험에 관한 조언을 아끼지 않은 지웅 오빠와 정우 오빠, 나의 성장에 밑거름이 되어준 여블 동료들 오이 언니, 가진, 유진, 효, 2차 시험 때 내 뒷자리여서 편안하게 시험을 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준 은주 언니, 힘들 때 만나면 기분 업 시켜준 고딩 친구들 혜진, 보나, 정현, 진아, 영아, 현미, 그 외에 일일이 이름을 거명할 수 없어 미안한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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