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적성시험 응시자들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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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적성시험 응시자들을 보면서...
  • 김영철
  • 승인 2008.08.07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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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건국대 법과대학 교수  

 

다가오는 8월 24일에는 전국 13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법학적성시험이 실시된다. 지난 6월 마감된 법학적성시험 응시자의 면면을 보면 내년에 출범할 로스쿨의 학생 구성을 예측할 수 있다. 총 10,960명의 응시자 중 남자는 6,970명, 여자는 3,990명이다. 연령별로 보면, 25세-30세가 4,907명(44.8%)으로 주축을 이루고 있고, 31세-40세 3,949명(36%), 20세-25세 1,528명(13.9%), 41세-50세(4.5%), 51세 이상 98명(0.9%) 순이다.


또한 전공계열별로 보면, 법학계열 3,488명(31.9%)이 우위를 점한 가운데 공학 1,656명(15.2%), 상경 1,593명(14.5%), 인문 1,462명(13.3%), 사회 1,273명(11.6%) 등 순으로 되고, 이밖에도 의학, 약학, 사범, 예체능, 신학 등 참으로 다양한 분포를 보이고 있다. 공학계열에서는 변리사의 상당수가, 상경계열에서는 공인회계사 상당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30대 이상의 응시자 중에는 다니던 직장을 내팽개치고 로스쿨에 올인하고자 비장한 각오로 도전하는 이도 많다.


이들 응시자의 학력 수준은 어떠한가? 지난 6월 강남의 어느 입시학원이 응시자 중 50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바에 의하면, 수험생의 절반이 토익 900점 이상의 영어 고득점자인 데다 학점도 5명 가운데 한 명꼴로 4.0(4.3 또는 4.5만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점에 관하여서는 대학별 편차가 상당하다고는 하지만, 하여튼 대단한 실력자들이다.


법학계열이 31. 9%로 예상보다 낮은 수치를 보이지만, 현행 사법시험 제도가 2016년까지 병행될 계획임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로스쿨 25개 대학이 속한 대학에서는 법학사를 배출할 수가 없게 되므로 그 비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공학, 상경, 인문사회 계열이 주축을 이루지 않을까 전망된다.


그런데 이들이 적성시험에서 고득점을 하고 로스쿨에 입학하여 그 과정을 이수한다 해도 곧바로 변호사 자격이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 법무부가 시행하는 변호사시험에 합격해야 하기 때문이다. 법무부가 입법예고하여 공청회를 거친 변호사시험법안에 의하면, 로스쿨 수료자는 졸업 후 5년 내 3회에 한하여 응시할 수 있도록 하되, 법학전문대학원 입학 이후(재학중 및 졸업후) 사법시험에 응시할 경우 변호사시험에 응시한 것으로 간주하여 응시 횟수에 산입하도록 응시횟수를 제한하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인 합격률은 법문에 명시하지 않고 있다. 최악의 경우 일본과 같이 합격률이 30-40%에 머무는 것 아니냐하는 우려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7월 4일 법무부가 개최한 공청회에서도 횟수제한과 합격률에 대하여 논의가 집중되었다.


응시횟수의 제한은 그 자체가 위헌적 요소가 있다는 지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높은 합격률이 전제된다면 불필요한 낭비적 요소를 제거하기 위하여 수용할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합격률인데, 다행히 공청회에서는 참석자들이 일본처럼 낮은 합격률을 주장하는 의견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쿨 총 정원 자체가 현재 사시1차 합격자 수자에도 못 미치는 2,000명에 불과하다. 학부를 졸업하고 취업할 연령대에 연 2,000만원 정도의 학비를 부담하면서까지 치열한 경쟁 끝에 로스쿨에 입학한 학생들은 아마 3년간 밤잠을 안자고 면학에 몰입하리라고 예측된다. 각 로스쿨도 재학생들의 높은 합격률과 좋은 진로 확보에 자기 학교의 위상이 달려있으므로 최선을 다해 교육에 전념할 것이다. 법조인 선배들이나 시험주관기관인 법무부, 그리고 장래의 고객인 일반 국민들은 이들 로스쿨 수료생들을 신뢰해도 좋을 것이다. 열심히 공부하고 엄격한 학사관리를 통과한 수료생들이라면 어렵지 않게 자격시험에 합격할 수 있도록 시험이 출제되고, 응시자의 80% 이상을 합격시켜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합격률에 관해서는 법률에 명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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