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학술교류의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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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학술교류의 활성화
  • 성낙인
  • 승인 2008.08.0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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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낙인 서울대 교수·헌법학

 

대학의 국제화 노력이 날로 가속화되고 있다. 전 세계 유수의 대학과 상호 학술교류를 활성화하고 있다. 특히 로스쿨제도가 도입되면서 외국법대와의 학술교류를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로스쿨이 국제화에 대비한 법학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 설정이라는 취지에 비추어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가장 폐쇄적이던 동경대 법대도 2006년에 서울대 법대 및 북경대 법대와 최초로 단과대학 차원의 MOU를 체결할 바 있다. 이제 대학 본부 차원이 아니라 로스쿨 차원의 학술교류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학술교류와 인적 교류의 모범적 사례로서 서울대 법대와 독일 프라이부르크 법대의 학술교류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무엇보다 일본이나 중국 등 아시아권 대학이 아니라 서양 대학과의 교류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특히 외국 대학이나 학자와의 교류에 있어서 일방적으로 과공(過恭)만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어 왔던지라 더욱 그러하다.


두 대학은 2년에 한번씩 상호 방문하여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학술대회는 공통되는 큰 주제를 설정하고 법학의 각 분야별로 양측에서 각기 한명의 교수가 주제발표를 한다. 필자가 학장 재임 중이던 2004년 7월에 프라이부르크를 방문하여 학술대회를 가진 바 있다. 두 대학 교수들의 발표논문은 ‘한국과 독일에서의 법개혁에 관한 비교연구’라는 주제로 독일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Duncker & Humbolt, 2006). 2006년 9월에는 프라이부르크에서 서울을 방문하였으며 2008년 7월에는 다시 독일을 방문했다.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는 ‘정보와 법’이었다. 서울대에서 10명의 교수가 독일에서 9명의 교수가 각기 분야별로 논문을 발표하였다.


첫날은 프라이부르크 대학교 쉬베르 부총장(총장직무대행)의 안내로 대학박물관을 방문하였다. 원래 우리는 집무실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부총장이 박물관으로 와서 파워 포인트를 직접 조작하면서 30분에 걸쳐서 대학의 역사와 현황을 설명해 주었다. 이어서 동창회 관계자인 전 프라이부르크 시장 부부의 초청으로 자택을 방문하였다.


둘째 날은 유서 깊은 프라이부르크 대성당을 사학교수인 후크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방문한 후에 개막식이 거행되었다. 카이저 교수와 현재 프라이부르크에서 초빙교수로서 강의하고 있는 최종고 교수의 개회사에 이어서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관인 송상현 명예교수와 쇼흐 교수의 기조연설이 있었다. 개막식에는 뵈켄뵈르데 교수와 같은 은퇴한 원로교수들도 자리를 함께 하였다.


셋째 날과 넷째 날은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종일토록 학술대회가 진행되었다. 특히 첫째 날 오전에는 학장과 총장을 역임하고 지난 6월부터 독일 연방헌법재판소 부소장으로 재직 중인 포스큘레 교수가 바쁜 와중에도 직접 참석하는 열의를 보였다. 그는 2004년 필자가 방문당시에는 학장 내정자였고, 2006년에는 학장으로서 서울을 방문한 바 있으며 총장 취임 후 얼마 되지 않아 약관 45세의 나이에 부소장으로 취임하였을 뿐만 아니라 2년 후에는 연방헌법재판소 소장 취임이 내정되어 있다고 한다. 특히 마신 교수도 제1분과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라 연방헌법재판소의 실질적인 책임을 프라이부르크 법대 현직 교수가 차지한 셈이다. 이와 같은 프라이부르크 독점현상(?)은 1980년에 뵈켄뵈르데와 헤세 교수가 차지한 전례가 있다고 한다.


학술대회가 진행되는 동안에 전공별로 나누어서 페론 학장, 뷔르텐베르크 교수, 블라우락 전 학장 자택의 만찬, 라이폴트 교수(오정후 교수의 지도교수)의 초청만찬 등이 이어졌다. 특히 마지막 날에는 프랑크 교수의 7순 기념 논문 봉증식(Festschrift)이 거행되어 세미나에 참석한 전 서울법대 교수를 초청하였다. 프랑크 교수는 세계가족법학회 회장을 역임한 석학인지라 세계 각국에서 많은 학자들이 참석하였다. 특히 그는 필자의 학장 재임 중에 서울법대 초빙교수로 1년간 근무한 적이 있어서 더욱 감회가 새로웠다. 호텔 연회장에서 거행된 행사는 외형적인 격식을 최소화하면서도 나름대로 품위를 지키는 가운데 7시 반에 시작되어 밤 12시 반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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