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호 변호사의 법조이야기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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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호 변호사의 법조이야기 22
  • 법률저널
  • 승인 2008.06.2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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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와 학벌(1)

 

1. 서울법대, 서울대의 위치


연수원에 들어갔을 때 느꼈던 것 중의 하나가, 서울법대의 위상이었다. 우리 조는 21명이었다. 그 중 서울대가 7명이다. 각 조별로(전체 48개조가 있다) 서울대생의 숫자를 동일하게 맞추는데 그 7명 중 4명이 서울법대고, 3명이 비법대(나, 경영학과 한 명, 산업공학과 한 명)이다. 그리고 연대, 고대생 숫자도 각 조별로 똑같다. 남녀 비도 같고, 사시 2차 성적의 평균점수도 같다. 특히 신경 쓰는 것이 성적과 서울대생 숫자이다.

 

입시제도의 영향으로, 예전과 비교하였을 때, 연고대 법대, 혹은 기타 대학생들의 실력이 많이 향상됐다. 그렇지만, 아직도 약간은 서울대, 특히 서울법대의 저력은 대단하다. 미세한 차이지만, 그 미세한 차이가 성적에서는 엄청난 순위차를 만든다. 그리고 연고대 출신들이 기본적으로 지고 들어가는 것도 영향이 있는 것 같다. 내가 잘은 모르지만, 서울법대, 혹은 서울대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주눅이 들고, 경쟁에서 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연고대 출신들이 많은 것 같다. 그 마음가짐은 실제로는 매우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경쟁에서 그러한 자신감 없음은 매우 불리하게 작용한다. 그래서 실제 능력차이 보다도 큰 점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경쟁에서는, 아주 근소한 차이라도 앞서면 그것으로 승자가 결정되는 것이고, 차점자는 아무리 근소한 차이라하더라도 후순위로 낙인찍히는 것이다. 실제 능력에서 서울법대, 서울대생들의 능력은 아직까지는 타 대생들에 앞서있는 것은 사실이다.(물론 그것도 학번과 전공에 따라 일부 달라질 수 있지만)

 

연수원에서 판검사가 되는 비율은 서울법대생들이 월등히 많다. 서울법대의 비율은 20%가 채 안되지만 매년 연수원 수석이나 상위 10위 이내는 거의 대부분 서울법대 출신들이다. 사시 2차에서는 실력보다는 글씨나 다른 요소가 성적을 좌우했다면, 연수원은 그보다는 실력이 좀 더 좌우하는 느낌이다.(글씨는 여전히 중요하다.)

 

연수원에서 몇 번의 시험을 치르고, 공부를 해봤다. 우리 조의 서울법대 출신의 여 연수생이 있었다. 그 연수생은 종합성적은 두드러진 상위권은 아니었다. 아마 임관이 목표가 아니라 로펌이 목표라서 독하게 성적을 받으려 하지 않아서였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일부 중요 과목에서 매우 놀라운 성적을 보여주었다. 일부과목에서라도 그런 놀라운 성적을 받는 것은 정말 힘들다. 그 때 그 연수생의 능력을 알았다. 그 친구의 교재 필기는 다른 학생들의 본보기가 되었고, 공부방법 역시 마찬가지였다. 내가 봐도 역시 앞서가더라. 체력에 있어서도 대단했다. 체력과 공부는 역시 비례한다고 보면 된다.

 

법조인은 대개 좋은 학교 출신들이다. 그것은 사시에서 좋은 학교의 학생들이 잘 합격하기 때문이다. 실례로 서울법대가 200명 정도 정원에 150명 정도가 매년 합격을 하고, 서울 비법대가 서울법대와 비슷한 숫자로 합격을 한다. 그 뒤로 고대와 연대가 많이 붙다. 서울대의 비법대가 그렇게 합격을 많이 하는 것은 공부라는 것이 전공과는 무관하게, 공부 잘 하는 사람은 어떤 시험을 봐도 잘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방의 이름 없는 대학교의 법대에서는 수 십명 이 시험을 준비해도 한 명도 합격하지 못하는 일이 흔하지만 서울 공대나 자연대는 많이 합격을 한다.


(물론 사실대로 말한다면, 서울법대는 문과 중 최고지만, 이과에 비하면 실력이 그다지 높은 것 같지는 않다. 고등학교에서 문이과 나뉠 때 문과 학생들 수준과 이과 학생들 수준을 보면 그렇다. 내가 고3때의 경우를 보면, 문과 전체 1등이 이과 전체 10등 정도 수준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문과 상위 10명은 서울대 상위권을 들어가고 이과 상위 10명은 서울대 공대 상위권을 들어갔다. 이런 말이 욕을 먹을 수도 있지만, 이과 학생들, 공대 학생들에 대한 능력은 문과와는 다르게 판단해야 한다.)

 

법조계에서 환영을 받으려면 서울법대를 졸업할 일이다. 들어가기 어려워서 그렇고, 들어갈 수 있는데 다른 곳으로 가는 사람은 없다. 설법이 영향력이 있는 것은 객관적인 실력이 월등하기도 하고, 자신감도 매우 높아 실제 업무능력이 높다. 설법의 영향력은 대부분의 판사들이 설법 출신이 때문에 발생하는 측면이 강하다. 내가 아는 어떤 변호사는 서울법대 출신이다. 자신이 나이가 어느 정도 있어서 자신의 친구들은 대부분 판사를 하고 있다. 동기 중에도 판사가 많아서 사건을 하다보면 동기로부터 재판을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리고 연줄을 조사해서 담당 판사와 동기 변호사를 찾다가 그 사람에게 의뢰를 맡기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그런 경우 대학 동기라는 것이 아무래도 사건 처리에 있어 어느 정도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다.

 

2. 서울대 상대


서울법대 다음으로 인기 있는 과라면, 서울대 경제학과가 아닐까 싶다. 서울대 경제학과는 우리나라 전체 학과에서 서울 법대 다음으로 대우를 받는 과이다. 행시의 대부분을 석권하고, 실제로 점수도 서울 법대보다 바로 아래다. 서울대 문과 다른 과보다는 상위이고, 들어가서 어떤 공부를 하는지 모르지만, 확실히 사회에서 발군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공부를 많이 하기도 한다. 경영학과라면 공부를 별로 안시키고 안한다고 할 때, 경제학과는 문과 중에서 가장 공부를 많이 하고, 해야 하는, 어려운 공부를 하는 과이다. 서울대 경제학과가 환영받는 이유는, 경제학이 실무에서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인맥도 역시 무시 못 한다. 서울대 경영학과도 경제학과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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