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촌 발전시킬 옥석 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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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촌 발전시킬 옥석 가리자
  • 법률저널
  • 승인 2008.04.04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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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지만 유권자들은 여전히 무엇을 기준 삼아 투표장에 나서야 할지 갈피를 못잡고 있는 듯하다. 이번 4.9 총선이 정책과 이슈가 실종되었고 갓 출범한 새정부가 정책을 펼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안정론'과 이에 맞선 '견제론'이 맞부닥치긴 하지만 허공에서 울릴 뿐, 실제 표심을 움직일 만한 뚜렷한 쟁점은 보이질 않는다는 뜻이다. 투표일이 임박했지만 부동층이 늘어난 것도 이번 총선을 대하는 유권자들의 곤혹스러움을 방증한다. 여기에 각 정당의 '늑장 공천'과 공천 후유증으로 낙천자들이 대거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데다 특정 인물을 내건 사당화된 정당도 등장, 정당정치가 후퇴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특히 과거 3김(金)의 절대적 영향력 하에서 치러졌던 선거를 뺨치는 박근혜 마케팅은 정책선거의 실종과 함께 이번 총선의 가장 도드라진 현상이자 우리 정치와 정당의 후진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같은 정치적 이념을 공유하면서 사회적 이익을 대변해야 할 정당 본연의 모습은 뒷전이고, 특정 정치인을 위한 충성집단의 형태만 보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선거운동은 무엇이 주(主)이고 무엇이 종(從)인지를 분간하기 어렵다. 당선돼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공약'은 뒷전이고, 무조건 '박근혜와 친하니 당선시켜 달라'는 식의 선거운동은 유권자를 우습게 아는 오만한 자세다. 나라의 머슴이 되겠다고 자처한 사람들이 어느 특정 한 사람의 말 한마디, 눈짓 하나라도 얻어보려 구차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박 전 대표 사가(私家)의 머슴이나 했으면 딱 어울릴 사람들이다.

이처럼 선거가 뚜렷한 이슈없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선거에서 소외된 유권자들이 지역선량을 선택할 판단근거를 갖지 못한 채 선거 무관심 속에 사상 최저의 투표율이 될 것이라는 예상마저 나오고 있다. 총선 투표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지면 유효투표의 절반을 득표한다 해도 유권자의 지지가 4분의 1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결과다. 정치판에 아무리 염증이 나고 정치인들이 아무리 한심하고 밉더라도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 포기하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부하기 바쁜 수험생들도 엄연히 유권자인 만큼 잠시 시간을 내 명징한 유권자 의식으로 투표에 참여하길 바란다.

고시촌이 속한 서울 관악을 지역구는 전통적으로 통합민주당의 강세 지역이다. 관악을은 참여정부의 이해찬 전 총리가 1988년 13대부터 17대까지 내리 20년간 국회의원을 했던 곳이다. 20년간 일편단심으로 한 사람에게 표를 몰아줬지만 고시촌은 발전이 없었다는 게 이 지역 유권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그러나 지난 2006년 이후 한나라당의 정당지지도가 높아지고 구청장까지 한나라당이 차지하면서 이번 총선에서는 손꼽히는 '격전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는 탄핵 역풍이 거세던 지난 2004년 총선 당시 이해찬 전 총리와 맞대결해 4만여표를 득표하며 선전한 바 있는 김철수 재정위원장이다. 통합민주당에서는 두 번이나 민선 구청장을 역임한 김희철 전 관악구청장이 출마했다.

지역 병원장인 김철수 한나라당 후보는 신림뉴타운과 경전철을 조속히 추진하고, 동작구와 연대해 강남에 버금가는 '서(西)강남벨트' 공약을 준비했다. 반면 구청장 출신의 김희철 통합민주당 후보는 첨단 애니메이션 타운조성과 최첨단 IT분야 유치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제 고시생들도 깨어 있는 유권자 의식으로 지켜보면서 투표에 적극 참여해 누가 고시촌을 발전시킬 적임자인지 옥석을 가릴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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