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시간에 대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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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시간에 대한 꿈
  • 정영철
  • 승인 2008.03.2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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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철 연세대 법대교수, M&A·법조실무

 

길은,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길은, 누구에게는 길고, 누구에게는 짧지만 아무도 그 길을 바꿀 수는 없다. 지름길이 있고 새로운 길도 없다. 일단 들어서면 그 길을 계속 가야 한다. 그렇지만, 길이 끝나면 그 후는 각자의 선택이다.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서 그 길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각자의 선택이다.


길이 끝나면 몇 가지 추정의 이익을 얻는다. 지루한 길을 오래 참고 걸어왔으니 참을성이 있다고 추정될 것이다. 경쟁이 심한 길을 걸어왔으니 비교적 경쟁력이 있다고 추정될 것이다. 길을 걸으면서 많은 정보를 외우고 정리하였으니 지적인 능력이 중간 이상이라고 추정될 것이다. 그렇지만, 길이 끝났을 때 얻을 수 있는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은 자유다.
 자유가 주어졌을 때 미리 꿈을 꾸지 아니하던 자는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로 따라간다. 늘 경쟁에서 살아남았기 때문에, 그리고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에 많은 이는 가장 경쟁이 심한 길로 가고 소수는 이들에 휩쓸려 갈 것이다. 많은 이들은 권력과 편안함에 굶주려 있기 때문에 기존의 제도 속에 들어가서 제도의 보호막하에서 자신을 키워나갈 것이다.


그렇지만, 보다 커다란 자유가 가능하다. 자신이 만들어나갈 수 있는 길이 있다. 아무도 미리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꿈을 꾸는 것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꿈은 현실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이는 꿈을 꾸는 방법을 모른다. 꿈을 찾는 방법도 배워야 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다른 사람들의 예를 보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을 반드시 국내에서 찾을 필요는 없다. 현재의 사람에 국한시킬 필요도 없다. 내가 맨 처음 무엇을 한 사람이라고 뒤늦게 자신을 포장해서 의미를 부여하려는 자들은 제외하고 중요한 가치를 중심으로 주어진 시간을 설계하고 이를 실천한 많은 이들이 있다. 실천하면서 오만에 빠져서 결국은 나락에 빠진 예도 있고 실수 없이 끝까지 잘 마친 후 후대에 유산을 남긴 이들도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자신과 다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능력을 왜 무엇을 위하여 사용하여야 하는지 나 자신에게 물어보고 답을 기다리는 것이다.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많은 그리고 가능한 좋은 일을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나에게 지금 여기에서 중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이들은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대학을 졸업한 지 벌써 30년이 지났지만, 우리가 대학을 졸업하고 또 다른 사회로 들어가지만 우리가 대학을 다니며 지녔던 꿈도 진실의 일부라는 어느 졸업생의 글이 기억난다. 설사 꿈을 이루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꿈은 지나면서 진실의 일부가 된다. 당신은 당신의 꿈 이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너무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또한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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