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시험대에 오른 대학, 로스쿨 취지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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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시험대에 오른 대학, 로스쿨 취지 살려야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08.03.1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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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서울대로스쿨연구회에서 시행한 설문 조사가 재미있는 결과를 보였다. 다름 아니라 50%를 넘는 로스쿨 준비생들의 희망 1순위 대학이 서울대였다는 것. 고려대, 연세대가 희망 2, 3순위로 집계됨에 따라 기존의 법학부 서열로 희망 로스쿨 순위도 갈렸다.


물론 설문조사에서 이외에 공개된 자료가 없기 때문에 수험생들의 선택에서 어떤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는지까지는 알기 힘들지만 이 하나의 설문 조사 결과는 수험생들이 처한 입장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다. 


적어도 대학들의 불완전한 '특성화' 전략에 3년 이상의 인생을 내던질 수험생들은 없다는 얘기다.


개원 첫 해 25개 대학에서 지원이 몰리는 곳은 기존 대학의 서열대로일 것이다. 수험생들의 선택에 특성화나 교과 과정이 그다지 안중에 없을 것은 당연하다. 


이같은 결과가 '대학 서열화 고착'의 또 다른 확인 아니겠느냐는 지적은 로스쿨 시행 첫 해에는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지금처럼 수험생들에게 지원 정보가 전무하다시피한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이는 지원자들의 정보 부족에 기인한 바가 크다. 


지금은 전례 없이 실시되는 로스쿨 제도의 입학시험 첫 해다. 입학전형도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들은 기존의 학부 '교수진'을 따라서 로스쿨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수험생 자신의 '전문화 영역'을 따라 소신껏 로스쿨을 선택할 충분한 정보도 없고, 어느 대학 로스쿨에서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이 높은지, 지향하던 대로 전문화된 인재가 배출됐는지 대학별 로스쿨의 성공 여부도 가름할 수 없다. 모든 것이 시작 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원자들의 대학 선택이 첫 졸업자 배출 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시기상조다. 향후에도 수험생들이 대학 브랜드를 따라서 로스쿨을 선택할지 '전문화 영역'과 교과 과정으로 선택할지는 지금부터 로스쿨 본래의 취지를 살리려는 각계의 노력에 달려 있다. 지원자들의 선택이 뒤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에서 각계는 분발해야 한다.


지금처럼 대학들이 현재 지원자들의 입장은 외면한 채 각종 '비리' 의혹 제기 등 인가 취소소송 등에만 매달리는 모습은 지원자들의 불안과 불신만을 초래할 뿐이다.


로스쿨에서도 또 다시 대학 서열화라는 고질병에 시달리지 않으려면 수험생들의 선택 방향을 바꿀 정도로 교육의 질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첫 해 졸업생을 배출한 이후 변호사시험합격률이 일본처럼 하향 추세를 보이기만 한다면 학생들의 선택은 불을 보듯 뻔하다.


또한 정부도 사법개혁의 취지를 흐릴 만한 요소들을 배제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정부는 로스쿨 개원을 향한 조속한 준비와 대학뿐만 아니라 각계와의 공조, 그리고 수험생들에게 시기적절한 각종 정보의 제공 등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인가비리 의혹제기보다, 총정원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로스쿨의 교육 내용과 그 성공이다. 대학은 이제부터 취지를 살린 로스쿨의 성공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이호영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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