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 보랏빛 팔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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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 보랏빛 팔찌
  • 법률저널
  • 승인 2008.03.1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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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교수/변호사/시인

 

사람의 일생은 습관으로 결정지어진다. 어려서부터 좋은 습관을 기르느냐 아니냐에 따라 일생 동안 올바르게 살아가느냐 아니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옛말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하나도 그르지 않다. 심리학 이론에 따르면 새로운 습관이 몸에 배기 위해서는 최소한 21일을 요한다고 한다. 익숙해진 잘못된 습관을 고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21일은 짧은 시간 같지만 굉장히 긴 시간이기도 한다. 학기초이다 보니 학생들에게 “관습법”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행정수도를 옮기는 문제로 한때 수도서울이 관습헌법사항이냐를 놓고 국론이 분열되는 심각한 때도 있었지만 관습법은 우리 삶 속에서 부지불식간에 형성되기 마련이다. 관습법이라 함은 일정한 관행이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존재하게 되고, 이를 그 구성원들이 법과 다름 없는 것이라고 확신을 갖는 상태를 말한다. 하나의 관습법이 형성되게 되면 그 구성원들은 그를 법이라 생각하고 그에 맞춰 행동하게 되고, 이를 벗어나게 되면 비난을 받거나 법적 제재를 받게 된다. 개인들의 습관 역시 오래 되면 될수록 고치기가 힘들다. 나쁜 습관인 줄 알면서도 고치지 못하는 도박이나 마약, 흡연과 음주 등이 그러하다. 중독은 잘못된 습관의 결과이기도 하다.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크라이스트 처치 유니트 교회의 윌 보웬 목사의 “불평 그만 운동 - No Complints Campaign)”이 세계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그의 주장은 “인간이 겪는 모든 불행의 뿌리에는 불평이 있다.”라는 것이다. 그는 인간이 희망하는 삶은 불평과 비난으로부터는 결코 나오지 않는다는 주장한다. 그리하여 그는 자기 교회의 교인들에게 21일 동안 불평이나 비난 및 험담 등 부정적인 말을 하지 말 것을 요청함으로써 이 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고무로 만든 보랏빛 팔찌를 공급하여, 교인들이 자신의 입에서 불평이나 비난 등의 말을 할 때는 그 보랏빛 팔찌를 다른 손목으로 바꾸어 차라고 했다고 한다. 보웬 목사의 연구에 의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하루 평균 15회 내지 30회의 불만이나 비난을 쏟아 붓는다고 하니 우리가 얼마나 부정적인 사고 속에 갇혀 사는지 짐작이 간다. 불평 그만 운동에 동참한 교인들이 그 팔찌를 푸는 데는 4개월 내지 10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그것도 신기하다. 불평을 습관적으로 늘어놓던 사람이 10개월 내에 그 나쁜 버릇을 고칠 수 있다니 얼마나 신기한가?


3년 전쯤 “긍정의 힘”이라는 말이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때가 있었다. 미국 레이크우드 교회 담임목사인 조엘 오스틴 목사가 저술한 책 “긍정의 힘”이 우리에게 긍정이라는 아주 단순한 가치가 얼마나 무한한 힘을 갖는지를 가르쳐주면서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하였다.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이자 아마존닷컴 장기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미국 내에서만도 200만부가 넘게 판매되었다고 한다. 그 뒤를 이어 나온 윌 보웬 목사의 “불평 그만 운동”은 지난 해 보웬 목사가 저술한 “불평 없는 세계”라는 책에 잘 정리되어 있다. 우리에게 긍정의 힘이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는 첫 단추로 “불평 그만”을 실천하라고 가르친다.


보랏빛 팔찌는 세계 80개국에 500만개 이상이 보급되었다고 한다. 불평 그만 운동에 참가한 사람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보랏빛 팔찌를 오른팔과 왼팔로 옮겨 차면서 자신이 얼마나 부정적이고 불평을 많이 하는 사람인지를 깨닫고 놀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구로순복음교회 김봉준 목사가 윈프리 쇼에 출연하여 불평 그만 운동을 말씀하는 보웬 목사를 보고 감동을 받은 뒤 이 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보웬 목사는 “부정적인 말이 부정적인 생각을 부르고 이것이 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면서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불평을 그만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맞는 말이다. 불평을 그만 둘 때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다. 칼자루를 쥔 사람들은 불평을 잘 말하지 않는다. 불평을 하는 자는 자가 있으면 그를 향해 칼을 휘두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다, 그들도 왜 불평을 늘어놓느냐며, 불평하는 자들을 향해 불평할지도 모른다. 스스로의 욕심에 사로잡혀 불평하는 것은 스스로 욕심을 줄이고 불평을 그만 두면 족하다. 하지만 타인이 제공한 불평의 원인에조차 불평을 그만 둔다는 것은 참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긍정의 숲을 찾아가려 애쓰지만 주변에는 불평거리가 넘쳐나고 있다. 모두가 타인에게서 그 원인과 해법을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이 제18대 국회의원 후보 공천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다. 도덕적이고 능력 있는 사람을 뽑으면 될 것인데도 계파인지, 욕심인지 알 수 없지만 탈락하는 사람들의 반발로 각 당이 시끄럽다. 공천 자체가 욕심 속에서 자파 사람을 뽑음으로써 정당성을 상실하고 있는지 아니면 올바르게 뽑았는데 탈락한 자들의 욕심이 지나쳐 불만을 자아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속에서 프로야구선수였던 이호성의 네 모자 살인과 자신의 자살이라는 비극적인 사건이 세상을 뒤숭숭하게 하고 있다.


바람 잘 날 없는 곳이 세상이다. 아니 살아 있는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이 세상은 바람 잘 날 없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사촌이 논을 사도 배 아픈 사람들이 넘쳐나는 사회, 그 속에서 불평 그만 운동을 펼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어쩌면 불평이 없어져버리면 그 사회는 죽은 사회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의 탐욕과 이기심에 사로잡혀 늘어놓는 불평은 적으면 적을수록 좋지 않을까 싶다.


오늘, 우리는 몇 번이나 불평을 늘어놓을까요? 아마 그만큼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불행해질 겁니다. 보랏빛 팔찌에 새겨진 글자-Always be thankful-를 음미하며 오늘 하루도 행복해집시다. 내가 행복하다는데 누가 뭐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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