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점수제 일단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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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점수제 일단 성공했다
  • 법률저널
  • 승인 2008.03.07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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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시험 1차시험에서 처음으로 선택과목의 난이도 차이에 따른 응시자 간 점수 편차를 줄이기 위해 선택과목 득점을 조정 산출하는 표준점수제 도입이 일단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본지 예측시스템 참여자(708명)를 기준으로 표준점수를 산출한 결과, 법철학과 국제거래법 원점수 만점자의 표준점수차가 최대 7.68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원점수 40∼50점 사이에서도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차이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 선택과목 간의 유불리(有不利)가 종전에 비해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매년 선택과목에 따른 점수 차이로 당락의 희비가 엇갈리는 등 시험직후 선택과목 난이도 문제로 논란이 일었다. 특히 지난해는 경제법을 선택한 수험생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3년 연속 문제의 난이도가 여타 선택과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져 당락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며 '소송'까지 운운하면서 선택과목간의 형평성 문제를 집중 제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난이도 추이가 대체로 한해 걸러 쉬워졌다 어려워졌다 들쭉날쭉한 것으로 드러나 고질적인 선택과목별 난이도를 극복하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마침내 법무부가 올해부터 선택과목의 난이도에 따른 유불리에 대한 시비를 없앨 현실적인 대안으로 표준점수제를 도입했다. 표준점수제를 도입할 경우 현재 50점의 배점이 실질적으로는 비중이 더욱 낮아져 과목간 편차도 줄어들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어떤 과목을 선택하더라도 당락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수험생들이 우려 또한 적지 않았다. 표준점수제 역시 완벽한 제도일 수는 없다. 선택과목시험에는 과목의 고유한 특성, 응시하는 수험생들의 공부량과 능력 등 다양한 변수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선택과목간의 편차는 선택과목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이상 본질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표준점수제에서 가장 크게 우려되는 대목은 선택과목별 원점수 만점자의 표준점수 차이다.  원점수 만점자라 하더라도 난이도 정도에 따라 격차가 커져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시험의 결과에서 보듯 최대 격차가 7점 정도에 그쳐 과목간 편차가 클 것이라는 것은 지나친 기우(杞憂)였다. 게다가 응시자의 90%이 선택하는 국제법, 노동법, 경제법 등 소위 '빅3'간 원점수 만점자의 표준점수 차는 3점 정도로 더욱 떨어진다. 결국 합격권에 든 대부분의 수험생의 경우 어느 선택과목을 택하더라도 별반 차이가 없다는 계산이다. 종전의 제도에 비해 선택과목 간의 편차가 크게 줄었다는 점에서 표준점수제가 일단 성공한 것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이번 표준점수제로 인해 수험생들이 선택과목을 선택하는데 득점하기 쉬운 과목만 골라 공부하는 '편식 현상'도 어느정도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제거래법에서 원점수 만점자가 다른 과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낮아 선택자들이 불리했다는 점이 드러난 만큼 무엇이 문제인지 이번 시험 결과를 면밀히 검토해 보완책 마련도 나서야 한다. 표준점수제에서는 만점자나 고득점자의 수가 적절하도록 문제의 난이도 조절이 매우 중요함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각 과목별 난이도 조절이 실패할 경우 당락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법무부는 차제에 선택과목 간의 난이도 조절에 더욱 역점을 둬야 한다. 수험생들도 표준점수제의 문제점만 볼 것이 아니라 제도가 도입된 만큼 착근(着根)이 잘 되도록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새로 도입된 표준점수제의 성공은 시험주관기관인 법무부뿐만 아니라 수요자인 수험생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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