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일본 명문 로스쿨 2곳 동시 합격한 김영민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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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일본 명문 로스쿨 2곳 동시 합격한 김영민 씨
  • 법률저널
  • 승인 2008.02.2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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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재산권법·독점금지법 전공해 한일 양국 경제협력 일조할 터"

 

"법조인으로서 한일 양국의 우호적인 관계 증진에 기여할 사명감이 있다면 많은 난관을 뚫고 저처럼 일본의 로스쿨에 입학할 수 있을 겁니다"


지난 25일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게이오대(慶應大) 로스쿨 진학을 결정한 김영민(26)씨가 전형과정에서 다른 무엇보다도 일본어 논술에 합격해야 했고 외국인이어서 입학까지 행정적인 절차또한 만만치 않았다고 덧붙이며 일본 지역으로 로스쿨 입학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이같이 전했다.


올해 26살이 되는 김씨는 경쟁률 10대 1이 넘는 일본 명문 로스쿨 한 곳도 아니고 도쿄 소재의 게이오대와 주오대(中央大) 로스쿨 2곳에 합격, 지난해 9월 입학 허가를 받았다.

 

게이오대 로스쿨은 정원 260명에 신 사법시험 합격자수 173명, 주오대 로스쿨은 정원 300명에 신 사법시험 합격자수 153명으로 변호사 자격시험 합격자수 기준으로 보면 일본에서 각각 2위와 3위의 사립 명문 로스쿨이다.


로스쿨 학비는 연간 1400만원~1500만원선으로 기숙사가 있고 외국인을 위한 장학금도 많아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게이오대 로스쿨과 주오대 로스쿨 입학지원은 기업법 분야의 커리큘럼이 잘 마련돼 있었을 뿐만 아니라 적성시험 점수보다 논술, 영어능력 등 다른 분야를 중시하는 전형이 김씨에게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김씨는 재일교포를 제외한 외국인의 수험 경우가 거의 처음이었던 탓에 행정 절차도 복잡했을 뿐만 아니라 2007년 6월 전국적으로 치르는 적성시험과 9월 학교별 논술시험이 있었서 일본에서의 체류 일정을 조정하는 게 수험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일본으로 로스쿨 진학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일본어로 논술시험을 치러야 하는 데다 방대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졸업했다 하더라도 신 사법시험 합격률이 전국 평균 40% 전후"라며 "그러나 합격자수가 상위에 있는 로스쿨 진학 시 합격률이 60%내외인 점, 일본법이 한국법과 유사한 점을 고려하면 불가능하지만도 않다"고 전했다.


오랫동안 교직에 몸담아 오신 부모님과 3살 아래 남동생 모두 김씨의 합격 소식에 가장 기뻐해줬다고 한다. 친구들이나 지인들은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 하므로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공부에 최선을 다하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 LEET 기출문제 여러 번 풀어, 논술은 분야별 추천서 탐독 후 실전 마무리

 

-구체적으로 로스쿨 진학 준비는 어떻게.

 

"논리·추론·분석 능력과 독해·표현 능력을 측정하는 일본 법학적성시험(LEET)에서 독해 영역은 외국어인데다 비교적 단기간 준비하는 거라 평균 점수를 목표로, 논리·추론 영역은 평균 점수 이상을 목표로 공부했습니다."


학부성적(GPA)·영어성적(토익·토플 등)·사회봉사 점수 등은 평소에 미리 준비해 뒀던 김씨는 일본 전지역에서 실시됐던 지난해 6월 적성시험에 대비 2006년 8월부터 휴학한 후 약 10개월 간 독학했다. 이때 시험 대비 자료와 정보가 거의 전무한 상태여서 일본의 지인을 통해 정보를 얻고 일본의 유명한 예비고(학원)에서 발매된 문제집과 기출문제를 여러 권 2~3회 반복해 풀었다고 했다.


입학시험 중 LEET 공부 비법으로 김씨는 "문제 풀이 방법 중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해 제한된 시간 내 최대한 많은 문제를 푸는 것"을 꼽았다.

 

"논술의 경우 제 지식 위주로 전개하는 것보다 제한된 시간 내에 과제문과 문제에 충실해 '평균 이상'의 답안을 작성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마지막 정리는 일본에 나와 있는 전체 로스쿨 기출문제를 하루에 1~2개 가량 주어진 시간 내 직접 푸는 연습을 했습니다."


적성시험 외에도 학교별로 논술(소논문) 시험을 보는데 9월(사립 기준)에 치르기 때문에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고 했다. 논술은 범위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니어서 인문·사회·자연과학 및 각종 철학에 이르는 다양한 지식이 필요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김씨는 2006년 7월부터 3~4개월간 수험서 뿐만 아니라 각 분야 추천서를 탐독했다. 이렇게 기본 지식을 숙지한 후에는 모범 답안을 반복해 익혀 논술문 작성의 외형적 부분을 갖추는 데 주력했다.

 

○ 일본어, 입대 후 일본어능력시험 1급 취득, 학부서 외국어 강좌 큰 도움

 

-일본어 공부는 어떻게.
 
"일본어를 본격적으로 공부한 것은 입대 후였습니다"


김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 대해 호기심이 많았다"며 “일본어를 공부하게 된 계기는 일본 소재 대학 교환 학생 지원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결정하고 난 후 김씨는 본격적인 일본어 학습은 입대하면서 시작했다. 군에서 일본어능력시험을 준비해 제대 전 1급을 취득, 이듬해 고베대(神戶大) 법학부 교환 학생으로 유학하게 됐다. 


이어 김씨는 "성균관대 학부에는 영어·중국어·일본어 등의 국제어 강좌가 개설돼 있다"며 "이는 미국이나 중국, 일본의 로스쿨, 그리고 법과대학 입학을 염두에 둔 것이기 때문에 일본어뿐만 아니라 영어실력 향상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 일본법 전문가 필요하다는 말에 진로 결정

 

-일본으로 로스쿨 진학을 결정하게 된 계기

 

"미국 로펌에 의뢰하지 않고도 일본 기업과의 계약이나 법률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일본법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입니다."


김씨가 로스쿨에 대해 처음 들은 것은 2005년 4월부터 1년간 일본 고베대법학부에서 공부했을 때였다. 그곳 교수님과 친구들로부터 로스쿨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됐는데, 귀국 후 마침 미국 변호사 한 분으로부터 실무 분야에서 일본법 전문가가 전무하다는 말도 듣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기업과의 계약이나 기타 법률 분쟁 등에서 미국 로펌에 의뢰할 수 밖에 없어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모된다는 이야기를 접한 후 일본 로스쿨 진학에 대한 마음을 굳히게 됐다. 직접 일본 로스쿨에 진학해 "실무선에서 일본법 전문가가 돼야겠다"고.

 

○ 통합적사고 함양에 유리해 로스쿨 진학

 

-본인에게 일본 로스쿨의 메리트는.

 

"법 전공자로서 일본과 한국의 법제가 매우 비슷한 점, 그리고 법학 용어 또한 동일한 것이 많았을 뿐만 아니라 외국어일지라도 한국어와 일본어의 서로 닮은 부분들, 이 모두가 학습에서 유리하게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점에서 로스쿨 진학에서 외국인이라는 게 결정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한다고만은 볼 수 없다고 판단했었죠."


다른 나라와 달리 일본 로스쿨이 갖는 강점에 대해 김씨는 "학부나 대학원 수업과는 다른 실무 중심의 수업과 다양한 수업외 활동을 통해 종합적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리고 미국 변호사 시험에 해당하는 신 사법시험이 객관식 문제 외에도 구 사법시험의 틀을 벗어난 형식의 논술 문제를 출제, 이를 준비하면서도 통합 교과적인 사고력이 함양된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 신 사법시험 준비 계획

 

"게이오대 로스쿨의 커리큘럼을 충실히 따르면서 방학 동안 자가 학습에 집중할 겁니다"


이같이 강조하면서 김씨는 "3년이라는 단기간에 졸업한 후 시험에 임하게 되므로 1년차에 기본6법에 대한 지식을 갖춰 놓을 것"이라며 "그리고 나서 2년차부터는 과목 간 경계를 뛰어넘는 통합적 사고 훈련과 전공분야 심화 학습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지적재산권법 및 독점금지법 공부하고 싶어

 

-향후 전공 분야 및 진로

 

"게이오대 로스쿨과 주오대 로스쿨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도 기업법 분야의 특화된 커리큘럼이었습니다."


이같이 밝힌 김씨는 "경제협력 분야에서 발전적인 한일관계에 기여하고 싶다"며 "이를 위해 회사법을 중심으로 지적재산권법 및 독점금지법을 공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본 로스쿨의 경우 신 사법시험 합격을 위한 기초과목 뿐만 아니라 전문적이고 심층적인 분야에 관한 교과 과정이 있어 각자의 전공분야에 따른 학습이 가능하다고 했다.


신 사법시험 합격 후 진로에 대해 묻자 김씨는 "합격하고 나면 3~5년간 일본에서 실무경험을 쌓고 싶다"고 말했다. 법정에서의 변론에 국한하지 않고 사내 변호사 등 기업 법무에 관한 다양한 경험을 쌓기를 원한다고 밝힌 김씨는 "이후 한국에 돌아올지 일본에서 활동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양국의 경제협력에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는 최선의 방향으로 결정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먼저 학부에서 전공 수업 중 최준선 교수님의 상법 관련 강의를 가장 유익했던 강의로 꼽으며 "상법을 전공으로 선택한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 학생 중 절반가량이 의사, 기업인 등 사회인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를 고려한 계획이 있는지.

 

"제가 합격한 학교 모두 로스쿨 도입 이전부터 법조인 뿐만 아니라 영향력 있는 인재들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이는 제가 향후 일본에서 활동하는 데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겠죠."


김씨는 일본에서 로스쿨 시행 후 사회인의 비율은 점차 낮아지고 법학부 출신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한 뒤, 특별히 다양한 학생층 등 인맥을 고려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4월부터 학기가 시작하는 게이오대 로스쿨 입학 전까지 김씨는 "일본 법전의 문어체에 익숙해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당분간 한국에 3월 중순까지 머물면서 무엇보다도 기본3법 기본서를 읽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 사명감 갖고 준비하면 합격할 수 있어

 

그는 자신처럼 일본 지역 로스쿨 입학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곧 한국에도 로스쿨이 도입되는 시점에서 외국 로스쿨로의 유학은 어려운 선택일 것"이라며 "특히 일본 지역의 로스쿨은 앞서 말한 대로 준비하는 데 위험 요소가 많다. 그러나 한일 양국의 우호적인 관계를 위한 여러 분야의 노력 가운데 법조인으로서 일익을 감당하려면 일본법에 대한 지식이 필수다. 일본법을 통해 일본사회를 더 잘 알고 이를 기반으로 양국의 관계 개선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임하면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일본이나 미국 등 외국에서 뿐만 아니라 현재 한국에서 로스쿨을 고려하는 이들에게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대륙법 국가인 한국에서 비법학 전공자가 3년간 이론적·실무적 법학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따라서 학교마다 준비된 커리큘럼과 교수진을 잘 파악해 자신의 성향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로스쿨 선택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호영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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