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로 '진인사대천명'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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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진인사대천명'이라 했다
  • 법률저널
  • 승인 2008.02.2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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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도 행정·외무고시와 사법시험의 첫 관문인 제1차시험이 그 막을 내렸다. 이제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마음으로 다가오는 2차시험을 준비해야 한다. 수험생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다면 그 결과는 하늘의 뜻(天命)에 맡기고 새로운 도약에 나설 때다.  시험을 잘 보고 못 보고는 둘째이고 극도의 긴장속에 하루를 버텨낸 그 자체만으로 모든 수험생들에게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올해 꼭 합격하기 위해 밤잠을 설치며 뛰고 또 뛰었던 수험생들이 마지막 젖먹던 힘까지 짜내서 오늘 최선을 다했기에 좋은 소식만이 기다릴 것으로 믿는다.

올해 행정·외무고시 1차시험은 언어논리영역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난이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올해 역시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수험생들의 하소연이 들린다. 특히 상황판단영역의 경우 생소한 법조문과 퀴즈유형의 문제가 많이 나와 시간에 쫓겨 대부분 응시자들이 대여섯 개는 찍었다는 분위기다. 수험생들은 아무리 공직적성시험(PSAT)이 지식형 과목과는 달리 한정된 시간에 정확하게 문제를 이해하고 답을 찾아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라지만 변별력 없이 운에 의해 좌우되는 시험이라면 분명 문제가 있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행정·외무고시의 시험형식도 사법시험처럼 문제마다 배점을 다양화하고 지문도 8지선다까지 늘려 변별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만큼 차제에 시험당국도 이점을 검토해볼 일이다. 여기에다 오답의 경우 감점하는 제도를 도입하면 금상첨화라는 생각이다.

이번 사법시험은 지난해보다 대체로 쉬웠다는 평가다. 문제형식은 지난해와 별반 차이가 없었지만 시간부족 사태는 많이 개선되었다는 게 응시자들의 반응이다. 지난해의 경우 문제형식이 급작스레 변경돼 수험생들이 미처 적응하지 못해 최저의 합격선을 기록할 정도였다. 다행히 2년차를 맞은 올해는 8지선다형에 대한 수험생들의 적응도 높아졌고 충분히 대비한 탓도 있지만 법무부가 시간안배를 충분히 고려한 흔적이 보였다는 점에서 수험생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문제는 선택과목간 유불리를 보정(補正)하기 위해 도입된 점수조정제다. 선택과목간 난이도 편차가 심할 경우 점수조정제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점수조정제로 불리하게 작용할 경우 해당 수험생들이 쉽게 승복하기 힘들 수 있다. 따라서 사법시험에선 선택과목간의 난이도 조절이 앞으로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는 셈이다.

 

이제 수험생들은 첫 관문을 지나자마자 곧바로 두 번째 문을 통과해야하는 상황에 와 있다. 이것으로 수험생활이 끝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심신을 추스르면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활의 시위가 떠난 상태에서 소모적인 합격선 논쟁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수험생들은 1차시험 합격자 발표까지 남은 기간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지혜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행정·외무고시의 경우 내년부터 선발인원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올해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사법시험 또한 내년 1천명 선발이 현재로선 불투명하기 때문에 사실상 올해가 마지막 1천명이라는 각오로 2차시험 준비에 진력(盡力)을 쏟아야 한다. 특히 사법시험은 1차시험 면제자가 2500여명에 달해 어느 때보다 동차 합격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곁눈질할 여력이 없어 보인다. 앞으로 남은 100여일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최종시험에서의 성패가 좌우된다. '당장에라도 2차 책을 붙잡아'라는 합격생의 음성이 귀에 생생하다. "내가 이미 쳐내버린 공이 어디로 얼마만큼 날아가는지 바라보는 것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행크 아론의 말이 지금 이 시간 수험생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명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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