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국제금융전문 변호사 꿈 펼치는 이주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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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국제금융전문 변호사 꿈 펼치는 이주희 씨
  • 법률저널
  • 승인 2008.02.2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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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마음으로 문 두드려 어렸을 적 바람 현실로…

 

"뜻을 정해 열심히 하면 지금 하는 공부에도 반드시 끝은 있어요. 그러니까 힘을 내세요."


사법연수원 사상 처음으로 수료 후 영국계 로펌인 링크레이터스(LinkLaters) 홍콩지사에 입사한 이주희(29·연세대 법대 졸·사진) 씨가 자신과 같은 변호사가 되기 위해 현재 사법시험 준비에 여념이 없을 이들에게 힘주어 이같이 전했다.
경기여고를 거쳐 연대 법대 진학 후 2004년도 제46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씨는 15일 37기로 연수원을 끝냈다.


1980년생으로 오랫동안 금융업계에 몸담아온 부모님을 따라 중·고등학교 3년을 미국 LA에서 보낸 이씨는 "현재 제가 걷고 있는 이 기업법무 분야는 유치원 때부터 희망하던 일"이라며 이 같은 결실에 "송무 변호사가 아닌 인하우스나 로펌 등 기업 법무에 지속적으로 가졌던 관심이 가장 큰 공신"이라고 강조했다.


"주로 사시 준비 중, 혹은 그 이전에 신앙을 갖는데 저는 합격 후에 크리스천이 됐어요. 공부하다 보니 내 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된 거죠.(웃음)"


이씨는 "사실 ‘비장한’ 공부잖아요. 불안하고 힘들겠지만 다들 알아서 잘 하는 친구들이니까. 연수원 들어와서도 고생길일 텐데. 안쓰럽다."고 현재 법조인의 길을 준비하는 후배들을 아끼는 마음을 전했다.


"사법연수원의 커리큘럼은 만족스러웠고 전반적으로 재미있었다"고 운을 뗀 이씨는 "특히 선택 과목에서 영미법 연습과 미국법 연습, 국제계약 실무를 상당히 재미있게 들었다"고 덧붙였다.


기업법무나 국제금융전문 변호사를 희망하는 이들에게 이씨는 "평검사와 송무 변호사 실무 위주의 연수원에서는 선택과목을 잘 선정할 것"과 "사시 준비만도 힘들 테니까 국제시장 돌아가는 흐름 정도 파악해두면 좋을 것 같아요. 비즈니스 위크나 이코노미스트 같은 영문 잡지도 틈틈이 봐두면서요."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사법연수원 2년차에 주어지는 변호사실무 수습 때 자신처럼 해외 인턴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서는 공부하면서 다소 수동적으로 굳어진 태도를 적극적으로 변화시킬 것과 열린 마음을 주문했다.  


처음부터 하나씩 가르쳐주는 외국계 로펌의 경우도 금융 흐름에 대한 상식, 그리고 회계 관련 지식이 있으면 입사에 유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스트레스나 마음을 다스리는 비결에 대해 "집착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시에서 재시에 임하며 결과를 기다릴 때도 떨어지면 다른 길을 찾아보자고 다짐했고, 연수원 때도 성적이 잘 안 나올 때면 연연해하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했으며, 홍콩에서 입사가 확정되지 않았을 때도 열심히 일했지만 채용 여부에 급급해 하지는 않았다고 말한 이씨는 "결과에 조바심이 날 때면 항상 행복해질 길이 있겠지"라며 마음을 다독였다고 했다.

 

"결과에 조바심 나려고 할 때도 행복해질 길이 있다는 걸 확신했죠"


"마인드 컨트롤에 강해요, 제가.(웃음) 그리고 원래 모든 면에서 소박한 편이거든요." 3녀 중 막내인 이씨는 사시 합격 때나 로펌 채용 확정 때나 부모님보다 기뻐했던 두 언니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렇게 내색은 안 했지만 잘했다. 내 동생하며 토닥여 준 언니들이 고맙기만 하다”고 말했다. 가족은 링크레이터스 입사가 지난해 7월 인턴이 끝날 즈음 확정돼, 이씨가 홍콩에서 돌아오기 전 알고 있던 터라 담담해 했다고 한다. 항상 부모님께서는 매사 일일이 개입하시기보다 묵묵히 지켜봐주시는 이씨의 든든한 후원자셨다.


"남자친구는 아직 없다."고 말한 이씨는 "고시 공부 중이거나 아직 연수원 1년차인 친구들은 제 선택에 놀라며 기뻐한다"고 전했다.


링크레이터스 인턴 생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일의 방향을 섬세하게 '인도'해준 링크레이터스는 참 감명적이었다"라고 말문을 연 이씨는 맡았던 거래 중에서 기업 상장을 진행한 경험을 전했다.


"저 뿐만 아니라 담당 변호사도 처음 맡았던 일이었는데, 총괄 파트너 변호사가 저를 어소시엣 변호사와 함께 부르더니, 1~2시간 가까이 거래 흐름을 설명해주던 게 기억에 남아요. 바쁜데도 누가 어떤 역할을 맡고 있고 누가 어떻게 중점을 둬 일해야 하는지 말해 주면서 어려운 부분을 보충할 책과 인터넷 사이트 등까지 짚어 줬죠."


수습 기간 동안 채권발행 3건과 기업인수합병 2건, 기업상장 1건을 처리할 기회가 있었던 이씨는 그 중에서도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이같이 회상했다. 화이트보드에 열정적으로 써가며 업무 과정을 설명하는데 이씨는 이때 노트에 적어가며 질문하는 분위기에 반했다고 한다.


"3월부터 일하겠지만 2월 중순 쯤에는 홍콩에 갈 거예요. 회사에서 알아봐 주겠지만 일주일 정도 집도 알아보고 할 겸. 그전까지 1월에는 언니와 여행도 하고 일 시작하기 전에 체력도 다지고, 공부도 해야죠." 짬짬이 사시 공부하면서도 심리학 책을 즐겨 읽었다는 이씨는 요즈음에는 한국의 금융관련 규정 등을 살피고 있다.


채용에 한국에서 사법고시를 합격한 것이 후광으로 작용하지는 않았나는 기자의 질문에 "합격하기 힘든 사법고시를 넘어선 것과 국제 시장에서 역량을 인정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잘라 말한 후 "이미 우리 기업과 로펌에 많이 들어와 활동하고 있는 미국이나 영국변호사도 해당 나라에서 역량을 인정받아야 하는 거잖아요. 아직 한국은 호주나 싱가포르처럼 영국보다 후진국인 데다, 개별 변호사의 자질에 냉혹한 국제 시장이라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갈 겁니다."며 국제금융전문 변호사로서 출발하는 마음가짐을 피력했다.


로스쿨 개원 등 사법시험제도의 변화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연수원 세대로서 제도 자체에 불만은 없어요. 로스쿨이 도입되면 '전문화' 방향으로 나아가겠죠. 비법대생이 공부하는 걸 접하지는 못했지만, 회계 분야에서 법을 공부하면 로펌 채용 시에 유리할 거고, 아무래도 경력이 있으면 전문 분야에서 활동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라며 간단히 입장을 정리했다. 


클리포드 챈스(Clifford Chance)사와 연간 매출액에서 세계 1~2위를 다투는 굴지의 영국계 로펌인 링크레이터스사는 전 세계 20여지사에 1500여명의 변호사를 두고 있으며, 기업 M&A 분야에서 정평이 나 있다. 이씨는 오는 3월부터 370여명의 변호사들과 함께 홍콩지사에서 근무하게 된다. /이호영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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