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변호사 인터뷰 - 엔터테인먼트 전문 표종록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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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변호사 인터뷰 - 엔터테인먼트 전문 표종록 변호사
  • 법률저널
  • 승인 2008.02.2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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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 특화로 성공한 변호사들 - 4

전문변호사 인터뷰 - 엔터테인먼트 전문 표종록 변호사

“이름 석 자로 족한 사람이 되고 싶다”

 

변호사 수가 최근 1만 명을 돌파했다. 사법시험 선발 인원이 1,000명으로 늘어나면서 매년 800여명이 새로 변호사개업을 하고 있어 2만 명 돌파도 눈앞에 두고 있는 실정이다.


변호사 수의 증가는 서로간의 수임경쟁을 부추기며 브로커를 통해 사건을 수임하려는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살아남기 위해 변호사들의 업무 영역이 다변화되면서 법무사, 회계사, 노무사, 공인중개사 등 유시직역과 마찰을 빚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변호사들도 마냥 앉아서 기다릴 수 없는 형편에 이르렀다. 변호사들은 이제 ‘전문화’에서 자신의 길을 찾고 있다. 변호사라는 자격증 외에 플러스 알파가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적자생존의 현장에서 블루오션을 발견해 전문화에 성공한 변호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최근 한류로 대변되는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전해가고 있다. 천만 관객 이상 동원한 영화가 이제는 그리 낯선 일이 아니게 되었고 이런 영화 산업의 발전에 힘입어 소위 돈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몰리고 있다. 전반적인 연예 산업의 파이가 커지면서 그 속에서 벌어지는 분쟁 역시 다양화되고 있다.


표종록 변호사는 벅스뮤직과 음반제작자협회의 저작권 분쟁, 영화 ‘귀신이 산다’의 저작권 침해 소송, 영화 ‘실미도’를 상대로 684부대원들의 유족이 제기한 명예훼손 및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을 맡아서 유명해진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전문 변호사이다. 최근에는 웃찾사 개그맨들의 전속계약 해지사건 등으로 언론에 등장하기도 했다.


동료 변호사들에게조차 생소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표종록 변호사를 만나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로서의 활동과 전망에 대해 들어본다.

 

표변호사와의 일문일답

 

▷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의 역할과 활동영역은?
100% 엔터테인먼트 관련 사건만 맡는 건 아니다. 하지만 로펌에 속해 있다 보니 팀별로 주로 맡는 분야가 생긴다. 우리는 IHQ 같은 연예매니지먼트사나 가수 ‘비’가 속해 있는 JYP 등의 자문을 맡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전문이라 하면 연예인 대리라고 생각들 하는데 그보다는 연예관련 회사들의 다양한 업무를 대리한다. 주로 연예인과의 전속계약 문제, 초상권 침해문제, 광고 등의 계약서 검토 등이 있고 최근에는 저작권 이슈가 부각되고 있어 영화, 음악 등에서의 저작권침해 문제도 많이 다루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최근 한류의 영향으로 국제적으로 이슈가 넓어지고 있다.

 

▷ 이 분야로 들어서게 된 계기는?
원래 영화, 음악, 드라마 등을 좋아했었다. 처음에는 변호사가 될 줄도 몰랐다. 변호사가 되고 나서 법무법인 신우의 전신이었던 법무법인 CHL에 입사했는데 우연히 모 연예인이 사건을 의뢰했다. 그 연예인에 대한 신상 정보를 꿰고 있었던 나에게 같이 상담을 할 기회가 주어졌고 그게 기회가 되어 이 분야를 전문적으로 담당하게 되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대해 이해하는 변호사를 의뢰인들도 신기해했고 그런 점이 더욱 편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그렇게 사건마다 최선을 다하다보니 신뢰가 구축이 되었고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다양한 사건을 맡게 되면서 전문 분야가 되었다.


지금은 정식 고문계약만 15개 정도의 회사와 맺고 있고 로펌 중에는 가장 많은 연예 관련 사건을 맡고 있다. 전담 변호사만 4명인데 이조차도 모자라 새로 인원을 보충할 계획이다.

 

▷ 연예 전문 변호사의 장점이 있다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좋다. 문화산업의 언저리에서 중심부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희노애락을 볼 수 있는 재미도 있고 영화가 어떻게 될 지 같이 가늠해 보기도 한다.


올해는 칸느 영화제에도 갔다 왔다. 아무래도 그런 게 재미 중의 하나이다. 또 드라마 작가들의 의뢰가 있을 때는 드라마 내용을 먼저 알게 되거나 내가 어드바이스한 내용이 반영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모 가수의 뮤직 비디오에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재미난 외출이 가끔 있다.

 

▷ 가장 보람 있었던 사건을 꼽는다면?
‘님은 먼곳에’ 가사 표절 시비와 관련 가수 신중현을 상대로 한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유호 극작가를 대리한 사건이 기억에 남는다. 유호 작가님이 연세가 80 중반이셨는데 처음에는 상황이 유리하지 않았다. 나이도 많으신데 자칫 판결이 잘못되면 정신적 충격으로 불미한 일이 있으면 어쩌나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선고 3~4일 전에는 잠도 못 잤다.


다행히 작사가로 인정되어 유호 작가님이 너무 좋아하셨다. 유호 작가님이 자신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눈 감기 전까지는 표 변호사 이름 석 자를 잊지 않고 살겠다는 말씀을 주셔서 너무나 감사했다. 일이 어려웠던 만큼 보람도 큰 사건이었다.

 

▷ 변호사 1만 명 시대에 치열해진 경쟁을 체감할 때는?
의뢰인들의 태도가 달라졌을 때 느낀다. 변호사가 늘어나니 대우가 이전만 못 하다. 반면 변호사 수준의 차도 많아지다 보니 의뢰인들도 변호사라고 다 신뢰하지 못 하는 상황이다.


변호사 간에도 차이가 심화되고 있다. 경쟁을 통한 성장이라는 면은 바람직하지만 적정한 수요가 어디까지인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변호사 수의 증가가 국민들에게 더 깊숙이 들어가고 다양한 영역으로 변호사들이 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경쟁이 심해져 수임료가 내려가면 사건에 제대로 된 서비스가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

 

▷ 수험생들이 전문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전문화보다 더 중요한 건 의뢰인에 대한 태도나 사건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다. 아무리 똑똑해도 내 사건, 내 가족처럼 대하지 않는다면 사건을 대충 넘길 수 있다.


성공하는 변호사는 한 사건이 다음 사건으로 이어지는 변호사이다. 판결의 성패를 떠나 진심으로 의뢰인을 대하면 그 의뢰인이 다른 사람에게 변호사를 소개하게 되고 사건이 이어진다. 이런 마음가짐 위에 전문성을 쌓을 때 빛이 나는 것이다.


의뢰인과 함께 동시대의 고민을 나누는 자세로 때로는 동료의 입장에서 때로는 더욱 낮은 자세로 위압적이지 않아야 한다. 그럴 때 사람들이 찾아오고 여러 사건의 실제적인 프랙티스를 통하여 전문성을 갖추게 된다.


결국은 사람이 먼저다. 그 다음에 맡은 사건에 대해 열심히 연구하다 보면 전문화가 이루어진다.

 

▷ 법률 시장 개방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미칠 영향은?
법률시장 개방은 시간의 문제이지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대비는 필요하겠다.

 

하지만 미국의 전문 변호사라고 해서 한국 시장의 차이점까지 알 수는 없다. 미국의 전문성이 우월하고 우리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놓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넌센스다. 그것은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다름의 문제이다. 물론 자본의 크기가 미국이 크기 때문에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전문 변호사가 더 많고 논의가 풍부하겠지만 한국적 상황에 대한 이해가 저절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독특한 법률적 토대에서 시장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외국 변호사들의 한계는 있다. 물론 법률시장이 개방에 대비를 해야 한다. 어학적 능력이라든지 전문적 공부를 더 해야 한다.

 

▷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 분야의 전문이라기보다는  내 이름 석 자로 족한 사람이 되고 싶다.

 

10년, 20년 뒤에도 이 분야에서 일 할지는 잘 모르겠다. 앞으로도 정말 좋아하는 일이 생기면 그 일에 뛰어 들고 그 일에서 재미를 찾고 싶다. 만약 지금의 일을 계속 하게 된다면 문화산업의 언저리가 아니라 중심부에서 활동해 보고 싶다. 문화산업의 큰 그림을 그리는 영역에서 활동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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