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습직원 최연소 합격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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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습직원 최연소 합격자 인터뷰
  • 법률저널
  • 승인 2008.02.21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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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은 울산대 4년 재학


“단풍 같은 미소로 국민을 물들이겠습니다.”


지역인재를 고루 등용하기 위해 2005년 첫 실시된 6급 인턴직원 합격자가 확정되었다. 여성 합격자가 절반을 넘어섰고 최고령 합격자와 최연소 합격자도 둘 다 여성이었다. 이 중 최연소 합격자인 박소은(21)씨를 만나 합격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어보았다.


인터뷰 당일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오자마자 터미널에서 만난 소은씨는 울산대 주거환경학과 4학년에 재학중이고 내년에 졸업을 앞두고 있다. 졸업을 앞두고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 소은씨는 4학년 때 교생 경험으로 인해 선생님이 될까도 고민했지만 워낙 좁은 관문 때문에 취업을 선택하느냐 다시 교대로 편입하느냐 하는 갈림길에 서 있었다.
하지만 지역인재추천 견습직원 선발시험이 그녀의 인생을 180도 바꿔놓았다.


학교에서 대대적인 홍보를 시작해서 6급인턴에 대해서 알게 된 소은씨는 다행히 학점 제한을 넘겨 학교의 추천을 받을 수 있었다.


대부분의 6급 인턴 응시자들이 그랬겠지만 소은씨의 수험준비도 번갯불에 콩 볶아 먹을 지경이었다. 2005년 6월 말에 신림동에 들어와서 마침 견습직원 준비 강좌가 개설되어 있는 학원에 등록했다.


20명 정도 수강생이 있었다. PSAT가 단기간에 되는 것도 아니란 생각에 감을 익히는 데 주력했다. 수강생 중 소은씨와 같이 공부하던 언니와 둘이서 100% 출석을 이뤄내며 꾸준히 하루 종일 문제를 기계처럼 풀었다. 자료해석 공부하면서는 ‘이때껏 무식하게 살았구나’란 걸 깨닫기도 했다. 환율이 뭔지도 몰랐던 소은씨에게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문제들은 자료해석에 재미를 붙이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면접에서는 따로 준비를 못하고 중앙인사위 사이트를 쭉 훑어보다가 추천 도서 목록에서 ‘서바이벌 리더쉽’이 있어 정독하고 들어갔다. 대답할 때 책 얘기를 꺼냈더니 면접관이 자신도 읽었다면서 책 얘기도 나누면서 화기애애하게 면접을 마무리 했다. 역시 되는 사람은 이런 행운도 얻게 되나보다.


하지만 이런 행운으로 최연소 합격자가 된 소은씨도 나름대로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다. 6급 인턴 선발에 대한 행정고시 수험생이나 7급 수험생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고 심지어 혹자는 현대판 음서제도라고 이번 제도를 평가 절하하는 말들도 하기 때문이다.


“이번 합격자 분들은 다들 대단하시다. 아마 내가 토익이랑 학점이 제일 낮을 것이다. 4년간 과수석을 놓치지 않으신 분도 있다. 과수석을 4년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학과 공부에 성실성이 따라주어야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런 부분이 공직사회에 진출해서도 반영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합격자들이 자기 분야에서 성실히 임했던 만큼 기존의 방식과 다른 이번 채용이 많은 분들에게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합격자들의 몫일 것이다.”


자신의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는 소은씨의 말에서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중앙인사위 관계자들도 합격자들에게 “여러분들이 잘 해야 이번 제도가 이어 갈 수 있다”라는 조언을 했다. 합격자분들은 온라인 까페를 개설하고 서로 교류를 하며 앞으로 잘 하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다짐을 하고 있다.


소은씨는 이런 부담감에 최연소 여성 합격자란 부담을 또 하나 짊어지고 있다. 면접 당시에도 면접관은 여성이고 나이가 어려서 튈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런 상황에서 조그마한 실수가 질타로 이어질 텐데 어떻게 대처하겠느냐고 예리하게 질문하기도 했다.


이런 부담감을 안은 상태에서 앞으로 어떤 공무원이 되고 싶은지 묻자 대뜸 어렸을 때 공무원들에게서 받은 느낌 얘기를 먼저 꺼냈다.


“어렸을 때 공무원에 대한 느낌은 딱딱하고 답답하다는 것이었다. 난 사람들을 만나고 말하는 걸 좋아한다. 공무원으로 활동하면서도 자리에 앉아서 업무를 처리하는 게 아닌 활동적인 일을 하고 싶다. 국민들하고 만나고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내가 발로 뛸 수 있는 영역을 넓히고 싶다. 권위적인 면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합격으로 소은씨가 가장 기뻐할 수 있었던 것은 지방대생도 열심히 한다면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걸 증명해냈기 때문이다. 서울로 대학을 간 동창들에게 은근히 자격지심도 있었던 그녀는 자신에게 엄격했다. 악착같이 공부했고 학점도 올려놨다. 이런 노력들은 고스란히 돌아왔다. 해외 연수의 기회도 얻었고 대내외적으로 많은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 대한민국 6급 인턴공무원이 되었다.


“지방대생이 열심히 하면 공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도 많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후배들도 나를 보고 희망을 갖게 되었다고 얘기를 해주었다. 많은 지방대생들도 희망을 갖고 자격지심 갖지 말고 열심히 한다면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인터뷰를 끝내면서 “단풍같은 미소로 국민을 물들이겠다”는 소은씨의 면접 당일 마지막 멘트가 떠올랐다. 그녀의 미소가 어떤 빛깔일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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