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T 예비시험 해설 - 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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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T 예비시험 해설 - 논술
  • 법률저널
  • 승인 2008.02.0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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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학년도 법학적성시험 예비시험 논술 - 권구현 엘림에듀

 

Ⅰ. 제시문 (가)~(라)를 통치 원리에 따라 둘로 분류하고, 같은 원리를 담고 있는

제시문끼리 묶어서 요약하시오 (350~450자, 20점).

 

(가) 걸왕과 주왕은 어찌하여 천하를 잃었고, 탕왕과 무왕은 어찌하여 천하를 얻었는가? 그것은 바로 걸왕과 주왕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일을 잘하였고, 탕왕과 무왕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을 잘하였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싫어하는 일이란 무엇인가? 사기와 쟁탈, 탐욕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이란 무엇인가? 예의와 사양, 충신(忠信)이다. 지금 군주들은 자신을 탕왕과 무왕에 비유하며 그들과 나란히 하고자 한다. 그러나 나라를 통치하는 방법은 걸왕이나 주왕과 다를 바가 없으면서 탕왕이나 무왕과 같은 공적과 명성을 추구하니 어찌 가능하겠는가? 사람에게는 생명보다 귀중한 것이 없고, 평안보다 즐거운 것이 없다. 생명을 기르고 평안을 즐기는 방법으로는 예의보다 나은 것이 없다. 사람이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평안을 즐기고자 하면서도 예의를 버린다면, 이는 오래 살고 싶어 하면서 스스로 목을 베는 것과 같다.

(나) 매와 채찍으로 때리고 재갈을 물리지 않으면 조보(造父)*라 할지라도 말을 몰 수 없다. 곱자와 그림쇠를 쓰지 않고 먹줄을 긋지 않으면 왕이(王爾)**라 할지라도 네모와 원을 그릴 수 없다. 위엄 서린 권세와 상벌을 정한 법이 없으면 요순(堯舜)이라 할 지라도 세상을 다스릴 수 없다. 견고한 수레와 좋은 말을 타면 험한 고갯길도 올라갈 수 있고, 편안한 배를 타고 좋은 노를 저으면 큰 강도 건널 수 있다. 법술(法術)이라는 방책을 쥐고, 벌을 무겁게 하고 사형을 엄히 행하면 패왕(覇王)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다. 나라를 다스리면서 법술과 상벌을 갖추는 것은 견고한 수레와 좋은 말이 있고 날렵한 배와 편리한 노가 있는 것과 같으니, 이것에 의지해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

(다) 화폐를 널리 유통시켜도 백성의 살림이 넉넉지 못한 것은 물자가 한 곳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수입을 헤아리고 지출을 조절해도 백성이 굶주리는 것은 곡식이 한 곳에 쌓이기 때문이다. 영리한 사람은 백 사람의 수입을 올리고 어리석은 사람은 본전도 찾지 못하니, 군주가 조절하지 않으면 반드시 백성 중에 상대를 해치는 부자가 생긴다. 이것이 어떤 사람은 백 년 먹을 양식을 쌓아 두고, 어떤 사람은 술지게미나 쌀겨조차도 배불리 먹지 못하는 이유이다. 백성이 너무 부유하면 녹봉을 주어도 부릴 수 없고, 백성이 너무 강하면 위엄을 세우거나 형벌을 가할 수가 없다. 쌓인 것을 흩고 이익을 고르게 하지 않으면 균등해질 수 없다. 그러므로 군주가 식량을 비축하여 재정을 확보하고, 남는 것을 제어하여 부족함을 보충하며, 과도한 이문을 금하여 부당한 욕심을 막아야, 집집마다 넉넉하고 사람마다 풍족하게 될 것이다.

(라) 옛날에는 덕을 귀하게 여기고 이익을 천하게 여겼으며, 의를 중하게 여기고 재물을 가볍게 여겼다. 삼왕(三王)이 다스리던 때라 해도 흥하기도 하고 쇠하기도 했지만, 쇠하면 떠받쳤고 기울면 바로잡았다. 그래서 하(夏)는  진실했고 은(殷)은 경건했으며 주(周)는 문아(文雅)했으니, 상서(庠序)*** 의 교육과 공경하고 사양하는 예(禮)가 찬연하여 참으로 볼만했다. 후대에 이르러 예의가 무너지고 미풍이 사라져 녹봉 받는 관리부터 의를 어기고 재물 모으기에 급급하니, 큰 자가 작은 자를 삼키고 서로 격렬히 다투어 넘어뜨리게 되었다. 이에 어떤 사람은 백 년 먹을 양식을 쌓아 두고, 어떤 사람은 배를 채울 수도 몸을 가릴 수도 없게 되었다. 옛날에 관리는 농사를 짓지 않았고 사냥꾼은 고기잡이를 하지 않았으며, 수문장이나 야경꾼도 모두 일정한 수입이 있어서 두 가지 이익을 취하지 않고 재물을 독차지하지 않았다. 옛날처럼 하면 우둔한 자와 영리한 자의 수입이 고르게 되어 서로 상대방을 쓰러뜨리지 않게 된다.

* 조보 : 옛날에 말을 잘 몰았던 사람의 이름.

** 왕이 : 옛날에 솜씨가 매우 뛰어났던 장인의 이름.

*** 상서 : 은(殷), 주(周)의 교육 기관.

 

1. 논제 특성

- 논제 성격 : 요약・종합형

- 인지 평가 : 핵심 분석・통합, 분류(유목화)

- 문단 구성 : 1〈 2 개

- 배경 지식 : 철학 사상, 동양 고전

- 서술 태도 : 제시문의 명시적 활용, 서술자 중립성


1) 출제 배경 및 기점

‘법학적성시험’은  시험 이전에 대학교까지의 교육에서 문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원리인 통치 원리의 근간인 여러 담론(인간관, 사회관, 자연관, 우주관 등)과 관련한 동서양의 철학 사상이나 사회학, 자연과학 원리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 알아보는 문제이다. 특히 본 논제는 법학을 배우기 위해서 논제와 제시문을 분석할 수 있는 인지 능력과 ‘통치 원리의 이해’라는 기본 소양 및 이를 다시 종합할 수 있는 통합(종합)적 사고가 출제의 중요한 기점이다.

통치 원리는 대부분 철학 사조라는 정초성(定礎性)에서 출발한다. 과학에 있어서도 과학적 창조성을 상징하는 아르키메데스적 기점도 이러한 정초주의의 입

장이고, 교육학에서 브루너가 말하는 학문중심교육과정의 ‘지식의 구조’도 바로이러한 정초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법학이라는 하나의 학문에 입문하기 위해서는 법학과 연관한 여러 기초 원리를 구조화하고, 이를 다시 문제에 적합하게 구성하려는 태도(참고, 구성주의)가 필요하다.

 

2) 지시 사항의 이해

원리에 따른 분류는 유목화(또는 범주화 categorization)를 말한다. 사전에서 찾아 보면 없는 용어지만 교육학에서는 일반 용어로 제시하고 있다. 흔히 일정한 학습 또는 수업 결과 얻게 되는 지적 능력을 유목화(categorized)능력이라고 하며, Burner는 사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 분류하고 통합하는 것이라 정의한다.

쉽게 유목은 개념 그 자체를 지칭하며, 복잡한 상황도 단순화시킨다. 쉬운 예를 들자면 힘의 작용에 대하여 그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 또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익과 반하는 정부의 어떤 정책을 집단적으로 반대하는 양상을 ‘저항’이라는 표현으로 기술할 수도 있다. 이때 후자의 상황은 다시 사람이 상호 작용하며 사는 공동체의 문제로 ‘사회적 저항’으로 표현할 수도 있고, ‘세금’과 관련한 과도한 인상률에 대한 반발일 경우는 ‘조세 저항’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저항에서 사회적 저항, 조세 저항 등으로 그 저항의 속성을 분류하는 일은 대상의 재인식을 가능하게 한다. 즉, 대상을 속성에 근거하여 유목으로 인식해 두면 이를 다시 인식하기가 쉽다. 일례로 글을 쓰는데 사용되는 것을 필기구나 펜라고 인식해 두면 글과 사용 도구의 재인식이 쉬워진다. 이를 다시 필기구의 종류가 연필, 볼펜, 수성펜, 싸인펜 등으로 분류할 수 있고, 이러한 유목화는 기본 분류 방법을 몇 가지 습득하여 적용할 수 있다면 계속적인 학습의 필요성의 감소시킨다는 심리적 원리와 일치한다.

그러나 이때 개념을 장황하게 숨긴 글에서 그 글을 사전에 인식할 수 있는 원리의 이해(스키마 또는 배경 지식)를 적정 수준 형성하지 않으면 유목화의 전제인 맥락의 발견이 어렵다. 또한 배경 지식을 가졌지만 유목화를 위한 사고 훈련이 전제되지 않으면 적절한 어휘 함축과 표현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그러므로 본 논제를 위해서는 동서양의 고전 탐독하고 비교할 수 있는 지식 이해와 사고 훈련으로 신속하고 정교한 안목을 형성해야 한다.

 

2. 논제 분석


1) 논제 수준


대입 수준이라고?

요약・종합형은 다수의 제시문에도 각각의 핵심을 발견하고 분류・통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본 논제에서는 통치 원리별 분류, 분류한 원리를 요약하여 설명하라는 두 가지 지시를 하고 있다. 대학 입시와 연관하여 생각하면 그 수준이 비슷하다고 평할 수 있으나 서술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일부 강사들이 논제 분석에서 통치 원리를 제시문이 보이는 대로 ‘예치(禮治)’와 ‘법치(法治)’로 분석・요약하는 수준이라면 그 평은 옳다. 그러나 핵심은 우선 ‘예’에서 출발하지만 유교 사상의 인정(仁政)과 덕치(德治)에 근거한 ‘왕도(王道)’를 제안하고 있고, 동시에 법가 사상에서 유추할 수 있는 법치(法治)와 위엄(威嚴)의 엄격성에 근거한 ‘패도(覇道)’가 정확하게 드러난다. 동양 사상에서의 통치 원리라는  배경 지식이 일천하다면 원리는 보지 못한 채 제시문에서 형식적으로 드러낸 ‘예치(禮治)’와 ‘법치(法治)’의 표면적 서술에 몰두하고, 그 원리의 심오한 이해에서 출발한다면 동양 통치 사상의 원리인 ‘왕도(王道)’와 ‘패도(覇道)’의 근거를 제시문과 연계하여 요약할 수 있다.

 

원리 이해가 변별성

이는 단순히 어휘 선택의 차이가 아니라 원리의 깊이 있는 이해 정도에서 초래하는 차이로 보아야 한다. 흔히 대입 수능 논술에 익숙한 강사들이 우주관, 자연관, 사회관, 인간관에서 다시 통치관, 국가관, 과학관 등으로 이어지는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에서의 심오한 원리 이해 없이 논제를 논리・형식적으로 분리하는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요약・종합형을 단순히 제시문의 일부를 형식적으로 나열하면 된다는 생각은 더욱 큰 지적 오류이다. 통치원리에서의 원리는 제시문에서 형식적으로 드러난 말과 글을 요약하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에서 발견한 원리를 추론하여, 그 근원적 내용을 밝히는 비판적 사고의 일부이다. 이러한 추론은  응시자의 배경 지식에 근거한다.

그러므로 일간에서 쉽다고 보는 태도는 문제의 단편적 인상에 불과하며, 오히려 평가 측면에서는 응시자의 기초 소양과 능력의 변별이 뚜렷하게 드러날 수 있는 좋은 문제라고 본다. 참고로 ‘정약용의 목민심서’에서 간간이 드러나는 ‘어짊(仁)’의 왕도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 말하는 ‘결단력(勇)’의 패도와  비교하는 확산 학습이 필요하다.

  

2) 제시문 분석 과정 : 비판적 사고 활용


가. 목적 생각하기

통치 원리는 가깝게는 인간관의 상이성에서도 드러난다. 가장 기초적인 관점은 본성론에서 성선설과 성악설의 관점으로 서양의 루소와 홉스 사상에서 알 수 있고, 동양에서는 맹자와 순자 사상에서 대조할 수 있다. 사상의 대조는 인간의 본성론 관점에서 루소와 맹자 대 홉스와 순자, 또는 통치자나 구성원의 덕목(속성)으로도 유목화할 수도 있다. 이러한 유목화는 플라톤이 국가론에서 말한 통치자, 수호자, 피통지자 등 국가 구성원의 역할론과 공자가 논어에서 말한 임금은 임금답게 심하는 신하 답게(‘君君臣臣父父子子’)라고 했던 구성원의 역할론 등으로 연계할 수 있는 안목을 말한다.

그중 본 제시문은 상기의 동・서양 사상의 대비보다 동양 사상 안에서 유목화를 시도한 문제로 통치자의 덕목을 분석하고, 이를 강조했던 통치 원리를 찾아 통합・구조화하는 문제이다. 


나. 중요성과 명료성

제시문의 핵심 주장을 도출하는 과정이다. 제시문 각각의 화자가 주장한 내용을 중요도에 따라 명확하게 나열해야 한다.

구분

(가)

(나)

(다)

(라)

핵심

 

1. 예의와 사양 〉 공적과 명성(사기와 쟁탈)

2. 평안과 예의의 상호 조화

3.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 〉싫어하는 일

1. 법술과 상벌에 의지한 통치

2. 큰일, 위업을 위한 패왕 통치

3. 말을 모는 일 : 군주의 위엄과 권세

1. 군주의 간섭, 조절

2. 백성의 부유와 강성 대 군주의 위엄과 형벌 적용

3. 부당한 욕심과 탐욕을 제어하는 통치

1. 예의와 미풍 〉 이익과 다툼

2. 덕과 의 〉 재물 모으기

3. 서로의 일에 충실하여 사회 조화

 

다. 관련성

제시문 상호의 관련(상응) 내용을 통합하고 다시 분류(유목화)하는 단계이다.

 

구분

(가)

(라)

(나)

(다)

유목화 단계

- 공통적 주장 : 예의와 덕, 그리고 사양지심

- 공통적 주장 : 법술과 형벌, 그리고 통치자의 제어와 간섭


라. 외연성과 논리성

유목화한 내용을 정밀하게 도출함과 동시에 다른 관점에서 논리 연계하는 단계이다.

구분

(가)

(라)

(나)

(다)

외연성

 덕과 예의 왕도정치(유가 사상)

 법과 위엄의 패도정치(법가 사상)

논리성

예의와 사양, 평안에는 예의가 중요한 통치 원리

 덕과 예의 및 미풍이 중요한 통치 원리

큰일, 위업을 위해 법술과 상벌에 의지한 통치

부당한 욕심과 탐욕을 제어하기 위해 군주의 위엄과 형벌 적용

 

3. 예시를 통한 안목 확대


A형> 제시문 중심 전개


제시문은 ‘왕도정치’와 ‘패도정치’의 통치 원리로 분류할 수 있다. 왕도를 기반으로 한 통치 원리는 유가의 통치자가 덕으로써 인을 행한다는 점에서 제시문 (가)와 (라)에서  예의, 사양지심을 강조하는 입장과 일치한다. 이는 통치자가 인을 기반으로 공적과 명성을 위한 사익를 사양하고 예로써 행하는 통치 원리를 지향한다.

반면 패도를 기반으로 한 통치원리는 법가의 통치자가 실제 현실에 따라 법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제시문 (나)와 (다)에서 통치자의 법, 위엄을 강조하는 입장과 일치한다. 이는 통치자가 공리를 위해 실제 법과 위엄을 행할 수 있는 통치 원리를 지향한다.


B형> 원리 논점 전개


제시문은 각각 왕도정치와 패도정치 원리를 함의한다. 우선 왕도를 기반으로 

주장하는 입장으로 군주가 덕으로써 겸양하고 사양하는 예를 통해 인이 실현되는 통치 원리를 말한다. 다음으로 패도를 기반으로 한 정치는 법가에서 주장하는 입장으로 군주가 법률과 형벌의 힘으로써 실현되는 통치원리를 말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제시문 (가)와 (라)는 왕도를 기반으로 한 통치 원리를 중시한다. 군주가 공적과 명성을 지양하고 예의와 사양에 의해 백성이 서로 다투지 않고 평안하게 살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는 달리 제시문 (나)와 (라)는 패도를 기반으로 한 통치 원리를 중시한다. 군주가 체계적 법률을 기반으로 위엄과 형벌을 써서 자신의 위업과 백성의 이익을 고려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C 형> 수험자 일반 전개(세밀한 평가와 첨삭이 필요)


위의 제시문들은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 있어 그 중심을 예의나 덕에 두느냐, 아니면 법에 의거한 왕의 강력한 권력에 두느냐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제시문 (가)와 (라)는 전자에 속한다. (가)는 현재 군주들이 자신들을 탕왕과 무왕에 비교하여 그들처럼 되길 바라고 있음을 언급하고 이를 위해 예의를 바탕으로 나라를 통치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라)는 옛날에는 덕을 귀하게 여기고 이익을 천하게 여겨 태평성대를 이루었으므로 옛날처럼 덕을 통치원리로 삼으면 나라는 평온해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반면 (나)와 (라)는 후자에 속한다 (나)는 나라를 다스리면서 법술과 상벌을 엄격히 갖추는 통치원리로 삼을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다)는 군주가 강력한 권력을 가지고 일정한 규칙에 따라 백성에게 식량을 균등하게 배분하면 모두가 풍족하고 넉넉하게 될 것이라 주장한다.

 

유제 탐구>


제시문 (가)와 (나)의 통치 덕목을 분석하고, 현대 사회 지도자상을 제시하라.

 

(가) 아랫사람을 너그러이 대하면 백성으로 순종치 않는 자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공자는 '윗사람이 되어 너그럽지 아니하고 예(禮)를 차리는 데 공경하지 아니하면, 내가 무엇으로써 볼 것인가.' 하였고, 또 '너그러우면 많은 사람을 얻는다.' 하였다.

사람들이 항용(恒用) 말하기를 '벼슬살이에 위맹(威猛)함을 숭상하는 것이 제일이다.' 하는데 이는 속된 말이다. 먼저 맹(猛)이라는 한 글자를 가슴속에 품고 있으면, 그 심중에 간직한 것이 이미 스스로도 좋지 않을 터이니 어찌 되겠는가. (.중략)

후세 사람들이 옛 사람들만 못할지라도, 역시 유가(柔嘉: 柔는 安의 뜻이며, 嘉는 善의 뜻이다. 그러므로 편안히 하기를 잘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한 자는 반드시 높이 오르고 많은 사람을 얻되, 그 울울불락하고 사나운 자는 많이들 중도에 넘어지니 나는 이로써 유가한 것이 좋은 기상인 줄로 안다.(.중략)

오직 그 평일의 말씨나 기색이 유가하고 온공(溫恭)한 후에야 능히 강해도 뱉지 않고 강포해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법이니, 이 이치는 또한 심히 분명한 것이다.

- 정약용의 <목민심서> 중에서-


(나) 군주가 신의를 지키고, 간책에 의하지 않고, 성실한 생활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칭찬할 만한 일인가는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런데도 현대의 경험에 의하면 신의 같은 것은 마음에 두지 않고 간책에 의해서 사람의 두뇌를 혼란시킨 군주가 오히려 큰 사업 '전쟁'을 치르고 있다. 결국은 그들 쪽이 신의를 지키는 군주들을 압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경쟁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아 두지 않으면 안 된다. 첫째는 법률에 의존하는 것이고, 둘째는 힘에 의존하는 것이다. 전자는 인간 본래의 것이고 후자는 본래 야수의 것이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전자의 것만으로는 불충분하기 때문에 후자의 도움을 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결국 군주는 짐승과 인간을 교묘히 사용할 필요가 있다.(.중략) 이래서 군주는 야수의 성질을 적당히 배울 필요가 있었는데, 야수 중에서도 여우와 사자에게서 배워야 한다. 왜냐하면, 사자는 함정으로부터 자기를 지키지 못하고 여우는 이리로부터 자기를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중략)

그러므로 이름난 군주는 신의를 지키는 것이 오히려 자기에게 이롭지 못한 경우, 혹은 이미 약속했을 때의 의미가 상실되었을 경우에는 신의를 지키지 말 것이며, 또 지켜야 할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가르침은 세상의 모든 인간이 착한 인간뿐이라면 그릇된 가르침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원래가 사악한 것으로서 당신에 대한 신의를 충실히 지켜 주지만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당신도 그들에게 신의를 지켜야만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신의의 불이행에 대한 합법적인 변명이나 구실은 군주의 경우라면 언제고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중에서

Ⅱ. 제시문 (나)와 (다)를 각각 활용하여 제시문 (가)의 주장을 비판 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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