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회 사법시험 최연소합격(유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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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회 사법시험 최연소합격(유아람)
  • 법률저널 편집부
  • 승인 2002.01.04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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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활 중에는 우선 남들에 의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계획한 대로 끊임없이 공부하였느냐가 중요.
출제 가능한 보든 부분을 완벽히 학습할 수는 없으며 어느 정도 압축하여 공부하는 것이 필수적.
 

  제42회 사법시험이 끝났다. 합격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가장 어린 나이로 합격했다니 더 없는 영광으로 생각하고 이렇게 기회가 주어졌으니, 그 동안의 수험생활도 정리하고 특별한 공부방법은 없었으나 혹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참고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여 지난 2년간의 수험생활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내가 그다지 단기간의 수험공부만으로 합격한 것은 아니다. 처음으로 책을 손에 쥐게 된 것은 1학년 1학기 말 무렵이니까 한 2년 정도 수험생활을 했다고 할 수 있고, 그다지 짧은 기간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수험생활을 남들보다 빨리 시작하였기 때문에 그만큼 어린 나이에 합격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본격적인 수험생활을 시작한 때로부터 1차 시험날까지는 약 5개월 정도의 시간이 있었다. 1차 시험에 대하여는 효율을 가장 염두에 두고 공부계획을 세웠다.


  시험을 치를 선택과목을 확정하고 교재를 구입해야 했는데, 최소한의 교재만으로 시험에 대비하려고 하였다. 나름대로 고민한 끝에 비중이 큰 기본과목 3과목에 대하여는 교과서 한 권하고 문제집 한 권을 구입하였고, 선택과목 3과목에 대하여는 교과서 한 권만 구입하였다.


  공부는 주로 학교도서관에 했다. 집에서 통학하기에는 약간 먼 거리였기는 하였지만 학교도서관에는 수험생활을 하는 수많은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정신이 해이해질 때 나에게 자극이 되었고, 또한 도서관을 돌아 다녀보면 요즘 사람들은 어떤 교재로 공부하는지 등의 흐름도 파악할 수 있었고 친구들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학교에서 주로 공부하게 되었다.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서 8시까지는 학교에 도착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친구와 늦게 등교하면 얼마의 벌금을 내기로 약속하는 등 아침에 일찍 등교하기 위하여 노력했다. 학교에서 오후 10시에 집으로 갔으니까, 식사시간 등을 제외하고는 매일 12시간 정도는 공부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시간을 아침, 오후, 저녁으로 4시간씩 나누어 기본과목인 헌법, 민법, 형법을 매일 4시간 정도씩 공부하였다. 사람들 중에는 하루에 한 과목만 보는 등의  다양한 시간배분을 활용했지만, 나는 하루에 한 과목만 읽는 것이 너무 지루한 것 같아서 이런 식으로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선택과목 중에 외국어는 그냥 틈틈히 짜투리 시간이 생길 때 공부하고 나머지 과목은 등, 하교시 지하철에 있는 시간과 학교에서 집에 도착해서 잠잘 때까지의 시간에 공부했다. 선택과목에 너무 시간을 적게 배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으나, 그 당시는 기본 3법만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1차 시험을 볼 때까지 기본 3법은 교과서를 3번씩 읽고 문제집을 2번 반복하여 풀고 선택과목은 교과서를 2번 읽을 수 있었다. 


  시험 준비기간이 부족한 데다 시험도 잘 보지 못하였다고 생각하여서 다음 해를 대비하자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얼떨떨했다. 그 날부터 열심히 2차 시험 공부를 했다. 합격하는 것은 무리였지만 시험장의 분위기도 알아보고 경험도 쌓기 위해서 빠지지 않고 끝까지 그 해의 2차 시험을 치렀다.


  41회 2차 시험에 낙방한 후에 42회 시험을 대비하여 본격적인 수험 대비를 시작하였다. 친구와 선배들과 스터디를 이루어 공부하였다. 스터디에 대하여는 그 필요성에 대하여 논란이 많지만, 나는 수험기간동안의 심리적 안정과 정보 교환이라는 점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스터디는 11월까지는 쟁점에 대한 토론과 정보교환을 중심으로 스터디를 진행하다가 그 이후부터는 모의고사를 보고 각자의 답안을 돌려보는 식으로 스터디 공부를 하였다. 2차 시험은 1차 시험보다 양도 훨씬 많고 그 깊이도 훨씬 깊어서 모든 내용을 완벽하게 학습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시험장에서 답안을 작성하는 경우에도 핵심적인 내용을 쓸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교과서를 읽더라도 처음에는 차분한 마음으로 각주까지 전부 죽 읽어보고 두 번째는 읽으면서 중요한 부분뿐만 아니라 외울 수 있는 부분만큼만 표시하였다. 그리고 시험이 가까워져서는 그 표시한 부분만을 집중적으로 학습하였다. 문제집을 풀 때는 그 답안의 내용을 학습하는 것보다는 그 문장의 표현이나, 답안의 전체적인 구성 등과 같이 시험장에 들어가서 답안을 작성하기 위한 기술을 익히기 위하여 그 형식에 중점을 두고 학습하였다.
  수험공부를 하면서 책을 반복하여 읽다보니 공부하기가 정말 지루할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가끔씩은 시내로 나가 영화를 보거나 맛있는 식사를 하는 등으로 기분을 전환하려 하였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책을 잡곤 하였다.
  2차 시험을 볼 때까지 교과서는 정독 2번 속독 2번해서 4번 정도 반복하여 읽을 수 있었고, 문제집은 2권 정도 풀어보고 판례집도 2번 정도 읽을 수 있었다. 시간 있을 때 열심히 공부할걸 하고 후회하고 있을 때쯤 어느 덧 2차 시험이 시작되었다. 시험장에서는 한 과목당 주어진 시간이 2시간밖에 없다는 점을 유념하고 시간에 맞추어 답안을 작성하는 것에 가장 주의했다. 또한 최대한 줄을 맞추고 글씨를 또박또박 쓰는 등 답안의 형식적인 면도 갖추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시험 시간이 끝날 때쯤이면 긴장하는 바람에 손이 떨려 글씨가 망가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시험이 끝나고 나름대로 잘 쓴 과목도 있지만 쟁점사항을 많이 놓친 것 같은 과목도 있어서 시험 발표가 있을 때까지 많이 초초해 하였다. 하지만 막상 성적을 확인해 보니 잘못 보았다고 생각한 과목이 더 점수가 잘 나오는 등 내 생각대로 점수가 나오지는 않았다. 합격을 확인하고서야 편안한 마음으로 친구들도 만나는 등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지난 2년 간의 수험생활을 뒤돌아보았는데, 수험생활 중에는 우선 남들에 의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시험은 결국 누가 자신이 계획한 대로 끊임없이 공부하였느냐에 달려있다. 또한 너무 많은 욕심을 갖지 않아야 한다. 출제 가능한 보든 부분을 완벽히 학습할 수는 없으며 어느 정도 압축하여 공부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모든 부분을 다 하려고 하면 모든 부분을 대충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에 맞추어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만큼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험장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다. 앞교시 시험을 잘 못 봤다고 생각하고 뒷 교시의 시험을 자포자기한 심정에서 치르거나 하는 경우가 있는데, 자신이 어려웠으면 다른 사람들도 다 어렵게 느꼈을 것이므로 앞의 일은 신경쓰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저를 키워주시고 격려해주신 부모님과 형에게 기운을 북돋아 준 동생에게 그리고 수험생활을 같이 시작하여 매일 얼굴 마주보며 지금까지 동고동락을 같이 해온 제35회 공인회계사시험 최연소 합격자 오명석 학우에게를 비롯하여 날 도와준 모든 사람들에게 정말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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