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샌드위치와 우유
상태바
건강칼럼-샌드위치와 우유
  • 법률저널
  • 승인 2007.09.14 09: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경구 열린내과 원장

 

고시촌에는 항상 시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패스트 푸드’가 대용식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저도 오늘 아침 마누라가 샌드위치를 해 놓고 가서 그걸로 아침을 때웠습니다. 샌드위치는 요즈음 잘 상품화되어서 포장도 좋고 신선도도 훌륭했습니다. 크기고 먹기 좋게 잘 썰어 놓았고 내용물도 신선한 야채 위주로 간간히 살코기 햄 정도도 살살 들어서 푸짐한 맛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누라가 남겨놓은 메모에 ‘우유도 냉장고에 있으니 같이 드세요’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거기서 ‘아하 이 점이 ’음식 궁합‘에 적을 만한 일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해서 ‘샌드위치와 우유’는 매우 좋은 음식 궁합입니다. 두 가지 음식이 서로 잘 들어 맞어서 영양에도 좋고 몸에도 해가 없어서 같이 먹으면 좋은 것을 ‘음식 궁합이 맞는다’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돼지고기와 새우젓’이 그것입니다. 돼지고기와 새우젓을 같이 먹으면 맛깔도 날 뿐만 아니라 음식 색깔도 들어맞고 같이 먹어서 탈이 없습니다. 음식은 궁합이 맞는 것끼리 먹어야 살아납니다. 탈도 없고 몸에 살로 갑니다. 안 맞는 음식끼리 먹으면 사람이 고생하고 돈 잃고 인정도 잃습니다.


샌드위치와 우유는 음식 궁합이 안 맞습니다. ‘왜 그래요?’라고 묻는 사람이 많으실 것입니다. 둘 다 서양에서 들어 온 것이고 깔끔한 점도 동일하며 간편한 것도 일치됩니다. 그런데 그 둘을 같이 먹으면 설사 나기 쉽습니다. 우유는 초지에서 나는 식품으로 옛날부터 수도승들이 잘 섭취하던 음식입니다. 도사들은 우유를 최상의 식품으로 칩니다. 그래서 민간인들도 우유하면 좋은 것으로 알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음식 궁합이 안맞아도 두 음식이 각각은 매우 좋은 음식임을 알게 됩니다. 샌드위치도 좋은 음식이고 우유도 최상품 음료입니다. 그러므로 둘을 같이 먹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음식 궁합이 안 맞는다니 이상하지요? 그것은 먹어서 탈이 나기 때문입니다. 설사병이 나기 십상입니다. 샌드위치는 아무리 잘 신선도를 유지하려고 해도 대장균을 비롯하여 잡균이 많습니다. 냉장 보관을 해서 균의 성장 속도를 늦추어 주고 있을 따름입니다. 균이 득시글거리는 것입니다. 더구나 손으로 만든 수제품이니 조리자의 손에서 수많은 잡균이 발라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도 우리가 먹는 것은 그에 대해 면역력이 강하기 때문이고 어느 정도는 이겨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음식마다 ‘대장균 허용치’라는 게 법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입니다. 즉 대장균이 아주 한 마리도 없을 수는 없다. 그러니까 조리업자, 생산업자들 너희들은 이 정도 아래로만 균이 보이게 잘 만들어 보라는 취지입니다. ‘대장균 제로’ 상태로 음식을 조리할 수 없는 것을 정부가 인정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허용치 아래로 균이 있어서도 항상 ‘휴화산’ 상태인 것입니다. 언제 균들이 폭발할지 모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래 두면 안 되고 제 때 처리해 버려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유는 어떠합니까? 우유는 역시 신선도가 생명인 음식입니다. 신선도가 떨어지면 즉시 부패하기 시작하는 음식이지요. 우유가 부패한 것을 보신 적 있습니까? 곰팡이 슬고 냄새는 지독하고 모양이나 색깔도 징그러울 정도로 더럽습니다. 그것이 왜냐하면 균들이 폭발적으로 증식하였기 때문입니다. 이 우유도 ‘대장균 허용치’라는 게 있습니다. 우유에서 대장균을 완전히 없앤 것이 ‘멸균 우유’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우유는 맛이 없어서 보통 사람들이 못 먹습니다. 땡땡하고 금속 맛이 나서 한 입 먹다가 뱉어버릴 정도입니다. 이렇게 우유에도 대장균을 비롯한 잡균들이 매우 많이 들어 있습니다.

 

여기서 우유하고 샌드위치를 같이 섭취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 동안 억제되어 왔던 잡균, 대장균들이 서로 만난다면 어떻게 되나 생각해 보세요. 특히 우유는 잡균들이 증식하고 번식하는 데에 좋은 모든 조건들을 다 갖추고 있습니다. 샌드위치 속에 들어 있던 모든 균들이 폭발 증식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렇게 되면 우유 속에 잠복해 있던 모든 잡균들이 탄력을 받아 같이 증식하게 됩니다. 균들이 일단 대세를 잡게 되면 서로 상승 작용을 일으킵니다. 불과 수시간 안에 일어나는 사태입니다. 이제 샌드위치와 우유를 같이 드신 당신은 모든 잡균과 대장균들의 ‘위대한 조국’[!!!]이 되셨습니다. 대장균 세상 만세? 균들의 조국 만세?...


그 다음에 오는 설사, 복통, 고열, 몸살, 탈수, 두통, 오한, 무력증 등등... 균들에게 함락당한 인간의 모습은 처량하기 그지 없습니다.


음식 두 개가 다 좋다고 같이 먹지 마세요. 특히 신선도가 중시되는 음식 두 가지를 같이 드시면 위험합니다. 잘해야 본전이라는 것이지요. 사시미와 우유, 팥빙수와 초밥, 아이스크림과 냉면 등등 수없이 많은 음식들이 궁합이 안 좋으면 본전찾기 어렵습니다.

 

/열린내과(신림6동 국민은행 건물 5층) 02-877-0075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