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83) / 봄날, 기다림의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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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83) / 봄날, 기다림의 과정
  • 정명재
  • 승인 2024.04.0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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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 안전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바스락거리는 마른 나뭇잎들이 봄의 따스한 바람과 함께 생의 의미를 전하려 한다. 죽은 듯 숨죽이면서도 그들은 겨울을 보냈고 맞이할 봄을 땅 저 깊은 곳에서부터 준비하고 있었음을 안다. 봄이 되면 햇살 아래 한 줄기 꽃과 푸른 잎으로 다시 나타날 것을 의심치 않는다. 세상의 겨울이 누군가에는 인생의 겨울처럼 시리지만 누구에게나 봄이 존재할 것을 믿고 있었다. 그렇게 다가오는 봄바람과 같이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소망과 기대를 품고 산다.
 

혼란스러운 미증유의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어지러운 세상은 이제는 장기전의 양상이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민초들의 삶은 겉으론 평화로운 척 하루를 맞이하고 내일을 준비해야만 한다. 정치와 경제, 사회의 어지러운 뉴스에 흔들리는 시대이지만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의 마음은 시험일정에 고정되어 있다. 합격은 우리가 준비해서 이룰 소망처럼 다가온다. 아주 먼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시험을 대하는 자세는 기다림의 자세이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이 있을까 말이다. 수험생이라면 원서 접수일을 기다리고, 시험일을 기다리는 것이 숙명처럼 다가온다. 그리고 시험이 끝나면 가슴을 졸이며 합격 소식을 기다리는 것이다.

시험을 고통스럽고 힘겨운 대상으로 여기지는 말아야 한다. 공부를 하다 보면 알겠지만 화분의 식물에 정성을 기울이는 마음처럼, 매일 같이 물을 주고 들여다보며 안부를 묻는 자세로 책을 가까이 하고 잊을 만하면 들여다보며 관심을 갖는 과정이라 생각하면 좋을 듯싶다. 처음에는 이러한 일이 귀찮고 성가셔서 화분을 길가에 내 놓을 수도 있겠지만 어느 새 꽃망울을 간직한 작은 희망을 본다면 더욱 정성을 기울일 그대임을 안다. 그때까지 참고 견디며 희망의 작은 망울을 찾아야만 한다.

우리는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대와 내가 보는 세상이 다르지 않고 만나는 환경이 다르지 않기에 공감의 분야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돈과 명예 그리고 건강이 화두인 시대에서 경쟁적으로 살아가는 대한민국이다. 가난의 시대가 끝나고 자본주의의 정점에서 부의 양극화가 심해진 가운데 빈곤의 늪은 깊어져 간다. 현재는 공무원 시험의 인기가 저조하지만 혼돈의 시기가 계속된다면 이전의 사이클과 마찬가지로 평생직장인 공무원 시험의 인기가 올라갈 것이다. 전문자격증 하나를 취득하기 위해 몇 년의 수험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너나 할 것 없이 무언가를 얻기 위해 현실의 고단함을 감수하며 현재를 보내고 있다. 학원을 찾아, 좋은 인터넷 강의와 강사를 찾아 수험유목민이 되어 가는 현실이다. 거창한 대의명분은 필요 없다. 나를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서라면 이 얼마나 위대한 결정의 산물이란 말인가? 그래서 나는 늘 수험생을 응원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억할 것이 하나 있다. 지금의 선택이 스스로 한 결정이라면 꼭 결실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포기하지 말고 무작정 기다리며 될 때까지 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계획이란 중간에 수정하는 작업이 반드시 수반되기 마련이다. 완벽한 계획이란 애초부터 존재하는 게 아니기에 공부를 하고 시험을 보다 보면 실패와 좌절이 함께 따라오게 된다. 힘에 부치는 공부에 몇 번이고 낙방하고 낙심했다면 조금 낮은 시험도 살펴보아야 하고, 쉽게 얻은 합격이라면 조금 더 힘을 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를 향해 가볼 것을 제안한다.

지방직 시험까지 시간이 주어졌으니 처음에 생각했던 수험전략을 다시 수정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로 생각하면 어떨까. 한번 마음먹은 것을 다시 바꾸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지금의 경우라면 가능할 수도 있다. 자신의 목표가 너무 낮거나 너무 높다면 이를 수정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자신의 점수가 평소에 60점대 수험생이라면 일반행정직의 높은 벽을 가만히 들여다보라. 그리고 자신의 점수를 가지고 합격이 가능한 다른 직렬들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다. 반면 자신의 점수가 80점대를 상회한다면 9급 시험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7급 또는 5급 시험에도 관심을 가져보라. 세상의 일이 관심에서 시작되고 관심이 열정으로 바뀌는 것이다. 아예 관심조차 갖지 않는다면 평생 곁에 정보와 기회가 있어도 잡지 못하는 법이다.

어떤 것도 예측하기 힘들고 확실한 것이 드문 요즈음이다. 더 힘들고 덜 힘들다는 비교가 힘들다. 수험생이라서 더 힘들고 일반인이라서 덜 힘든 것도 아니다. 버티고 견뎌내는 지구력이 필요하다. 참고 인내하며 기회를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사업을 하는 경우에도 수없이 많은 난관과 고난을 겪는 법이고 장사를 하는 경우에도 실패와 좌절을 겪은 후에야 성공이 찾아오는 법이다. 공부 역시 그러하다. 앉아 있어야 하고, 집중해야 하다 보니, 혼자서 있는 시간이 많다. 때론 고독하고 때론 지칠 때도 있다. 최선을 다했지만 합격명단에 자신의 수험번호가 없을 때도 있다. 누구나 겪어야 하는 만큼의 고통을 빠짐없이 겪어야 하는 게 인생이란 시간이다. 나만 더 편하고, 나만 예외적으로 피할 수 있는 고통은 없다. 9번의 합격을 하는 동안에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시행착오와 많은 시련들이 있었고 지금도 그러하다. 늘 깨지고 나서야 비로소 그때서야 실수투성이인 인생노트를 쓰게 되는 것이다.
 

공무원 합격을 절실히 해야 할 때 합격을 간절히 원하는지 항상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라. 고향에서 그대의 합격을 바라는 부모님의 마음 한 자락을 떠올리고 너의 성공을 바라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도를 들을 수 있을 때 그대는 행동가로서 살아갈 것이다. 생각에서 멈춘 일상을 떠나 행동하는 수험생으로서 지내길 바란다. 그렇게 이 시간이 누적되어 그대의 합격이 가까워질 것임을 확신한다. 이것이 봄날에 해야 할 우리 수험생의 사명이다.

수험생으로 살아가는 일이 세상의 모든 미사여구를 등장시킨다 하더라도 힘든 것은 분명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겨내길 바란다. 처음의 간직한 그 한 마음을 잡고 포기보다는 도전을, 세상의 바람이 그대를 흔들고 괴롭히더라도 처음의 목표를 잊지 말고 한발 한발 내딛는 기다림의 과정을 밟아가길 소망한다.

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 정명재 닷컴
2015년 지방직 일반행정직 9급 합격
2015년 국가직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6년 서울정부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근무
2016년 서울시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7년 국가직 교정직 9급 합격
2017년 지방직 도시계획직 9급 합격
2018년 지방직 수산직 9급 합격
2019년 지방직 건축직 9급 합격
2000년 국가직 조경직 9급 합격
‘직장인에서 공무원으로 갈아타기’ ‘공무원시험을 위한 코칭’ ‘장원급제 독학용 학습지’ 대표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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