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82) / 시험 이후 다시 시작하는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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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82) / 시험 이후 다시 시작하는 그대에게
  • 정명재
  • 승인 2024.04.01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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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 안전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지난 주 토요일 국가직 9급 시험이 있었다. 합격과 불합격이 누군가에게는 세상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가답안을 확인한 후 합격을 기다리며 명단에 자신의 수험번호가 남아있기를 바라고 기원하는 것이다. 한편 불합격의 통보를 받는 이들은 세상의 무게만큼 무겁고 버거운 인내를 경험하게 된다. 모든 수험생들에게 이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펼쳐지는 것이다. 시작이라는 신호는 100미터 달리기처럼 호루라기가 등장하지도 않고, 화약총의 시작 신호처럼 웅장함도 없다. 그저 조용히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시작이라는 시그널을 보낼 뿐이다. 살다 보면, 별의별 일을 다 겪으며 살게 된다. 좋은 일보다는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들이 더 많고, 쉬운 일보다는 해결하기 어렵고 당황스러운 일들이 많았다. 수험생이 되어 해결해야 할 어려운 시험문제는 오히려 쉬운 편에 속한다. 시험공부를 하는 동안은 책과의 씨름이었고 자신과의 싸움이었지만 합격과 불합격이 결정된 순간부터는 세상에 나아가 새로운 세상과 만나야 하는 운명의 시간이 시작된다.
 

불합격을 하였는가? 일단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연습을 하자. 깊은 한숨을 쉬고 깊은 생각에 빠져도 괜찮다. 먹먹함이 비구름처럼 생각을 뒤덮을 것이다. 혼자 있을 시간과 공간을 찾아 잠시 피하는 것도 좋다. 나도 시험에 대한 실패를 여러 번 겪었다. 마음이 무너지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마른 눈물이 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안다. 수험생이 되어 보면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유독 자신에게만 엄격한 탓에 실패를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다시 시작할지를 고민하는 순간이 이때부터 찾아온다. 남아있는 지방직 시험 혹은 다시 내년 시험을 기약하는 일에 대한 생각으로 마음은 조급하고 어지러워진다.

시작이라는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가 있다. 나의 경험을 반추해 보면, 실패를 한 그 순간, 바로 그 시점이 매우 중요한 것이었다. 누구나 겪을 수 있고,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실패의 경험이지만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야 할 그 순간에 정하게 되는 방향과 강도가 앞으로 있을 미래의 길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급한 마음에 실패의 이유와 패인의 진단을 무시하고 다시 가던 길을 가는 나그네처럼 효과적인 합격의 길을 찾지 않고 관성의 법칙을 따라 실패의 길을 걸어가는 길을 택하게 된다. 이제부터 시험합격의 길을 찾아보자.

실패를 하였다고 기죽지 말자. 불합격을 하였다고 하여 세상이 나에게 지대한 관심을 갖지는 않는다. 친구들, 친척들, 부모님에게 잠시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면 그들 역시 곧 잊고 지내게 된다. 그대가 실패하였다는 것을 말이다. 각자가 처한 어려움과 고통을 마주해 싸우기에도 바쁜 세상에서 그대의 실패를 오래 기억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중요한 것은 오로지 그대 자신이며, 앞으로 또 실패를 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뿐이다. 한 번, 두 번의 실패를 하였다면 이제는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며 간절함과 엄격함으로 자신을 대하며 실패의 이유와 성공에 이르는데 제약이 되었던 실패의 버릇과 실패의 패턴을 찾아내어 개선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아울러 성공하는 이들과 함께 그들의 공부법과 마음자세를 배우는 시간을 갖도록 해야 한다.

나의 경우 시험공부를 시작할 때 기출문제를 가장 근본으로 삼는다. 특별히 해설이 없어도 된다. 기출문제에 대한 풀이가 부족하다면 직접 인터넷을 찾거나 법령 등을 뒤져 왜 이러한 정답이 도출되었는지를 구하라. 처음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진도가 늦게 나갈지도 모르지만 어렵게 구한 정답이나 해설은 아주 오래 기억나는 법이란 걸 알게 될 것이다. 많은 과목을 가르치는 나에게 모든 과목의 어려운 부분을 모두 기억하는지를 묻는 경우가 있다. 기억의 망각곡선처럼 나의 기억도 시간이 지나면 정확도나 이해도가 떨어져 다시 한참을 들여다봐야 한다. 하지만 오래 전 풀었던 아주 어려운 문제여도 때로는 한 시간 많게는 대여섯 시간을 투자한 적 있던 문제였기에 이내 기억이 나고 풀이를 할 수 있게 된다. 쉽게 온 것은 쉽게 사라지지만, 어렵고 힘들게 고민하면서 풀이한 이러한 문제는 뿌리부터 이파리까지 기억을 하게 되는 것이다. 시험문제의 유형은 생각보다 다양한 것이 아니다. 응시하는 시험에서 어떤 문제가 출제되었는지를 살펴보면 앞으로 출제될 문제의 유형과 주요 주제들을 알 수 있다. 수험서를 고를 때도 마찬가지로 기출문제를 반영했다는 모의고사보다는 먼저 기출문제 원문을 수록하고 해설한 교재가 있다면 이를 먼저 구입해 공부를 하자.

기출문제를 볼 때 주의할 것이 있다. 단순히 문제를 풀고 점수를 확인하는 차원을 넘어 기출문제에서 다루는 주제에 대해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하고 대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저 수박 겉핥기식으로 문제를 살피는 것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문제에서 다루고 있는 다양한 용어들을 익혀 출제자가 이 문제를 통해 묻고자 하는 핵심을 찾고 변형 출제되었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 많은 수험생들이 문제와 정답을 외우기에 급급한 경우를 본다. 기출문제가 반복 출제되는 과목도 있지만 응용되어 출제되는 시험이라면 단순한 정답 암기법은 지양해야 한다.

시험공부를 하는 것은 하나의 기술을 연마하는 단순한 반복 작업일 수 있다. 시험공부에 특화된 이들이 있다면 기출문제를 분석하고 암기법을 활용할 줄 아는 수험생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역시 꾸준한 노력과 시간 투자가 선행되어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좋은 결과를 얻은 수험생에게는 아낌없는 칭찬을, 아쉬운 결과를 얻은 수험생에게는 수고했다는 격려와 다시 할 수 있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6월 지방직 9급 시험의 원서접수 기간이 바로 시작된다. 시험이 끝나고 바로, 다음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보다는 조금의 여유를 평생의 여유처럼 생각하며 게으름과 나태와 친해지며 지내는 경우를 본다. 시간은 생각보다 많이 남지 않았다. 인생의 시간도, 시험의 시간도 매양 같다. 늘 젊을 것 같던 청춘도 잠시의 시간이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도 마찬가지로 생각한다면 지금 공부하며 자신에게 투자하는 이 시간도 곧 지날 것임을 믿자. 그렇지만 결과를 위한 과정이 무시된 채 결과만 바라고 기다리기만 한다면 영원히 결과는 가까이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

언젠가 합격할 자신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리며 그 날에 환하게 웃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라. 노력하는 모습을 누군가가 보고 있지 않아도 그대의 눈빛에 흐르는 자신감과 시험장에서 거침없이 문제를 풀고 있을 모습을 상상해 보면 지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알게 될 것이다.

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 정명재 닷컴
2015년 지방직 일반행정직 9급 합격
2015년 국가직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6년 서울정부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근무
2016년 서울시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7년 국가직 교정직 9급 합격
2017년 지방직 도시계획직 9급 합격
2018년 지방직 수산직 9급 합격
2019년 지방직 건축직 9급 합격
2000년 국가직 조경직 9급 합격
‘직장인에서 공무원으로 갈아타기’ ‘공무원시험을 위한 코칭’ ‘장원급제 독학용 학습지’ 대표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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