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46) / 망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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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수험생을 위한 칼럼(246) / 망중한
  • 정명재
  • 승인 2023.07.0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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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재 정명재 안전닷컴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공무원시험 합격 9관왕 강사)

시험이 끝난 자리에 잠시 여유가 찾아왔다. 그냥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 일부터 특별한 계획 없이 이리저리 길을 걷는 것까지 어깨에 힘을 빼고 머리에 쉼표를 그리며 보내고 있었다. 간간히 찾아오는 수험생들의 걱정을 들으면서 그들에게도 잠시 휴식을 권한다. 당장 급한 시험일정은 없다. 시험이 끝나면 수험생 자신에게도 특별한 선물을 줄 시간이다. 누가 빨리 가라고 손짓하는 것도 아니고, 누가 늦는다고 재촉하는 것도 없는 공간에서 잠시 불어오는 바람의 소리를 들어라. 그러면 들을 수 있는 마음의 소리가 보인다.
 

<strong>정명재</strong>&nbsp;정명재 안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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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주말에 작은 산길을 올라 산책을 하였다. 오솔길을 따라 나무들이 무성하고 풀들이 바람과 손짓하는 계절을 만끽하였다. 1년을 시험 날짜에 맞춰 숨 가쁘게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얼마나 바쁘게만 살아왔는지 얼마나 정신없이 지나왔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각각의 수험생 또한 나를 돌아보는 일부터 주변을 생각할 여유를 가져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먼저 엄마 또는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도 좋다. 아니면 친한 친구에게라도 안부전화를 해 보자. 수험생이어서 무관심했던 일상에 대한 성찰은 내가 어떤 관계 안에서 살았는지를 알게 할 것이다. 간혹, 어떤 수험생은 수험기간 내내 고립감을 느끼며 외로움을 호소하는 일이 많다. 혼자서 헤쳐 나가는 인생이란 생각이 들고 혼자서 걸어가는 것이라 단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늘 혼자인 적은 없었다. 누군가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고 누군가는 우리를 묵묵히 기다리고 있었다.

건축주 없는 집은 없다. 설계도 없는 건물은 없다. 하자 없는 건물은 없고, 개·보수 없는 건물 또한 없다. 어느 유명한 건축가가 평생토록 건물을 지으면서 깨우친 바를 전하는 명언(明言)이다. 우리는 수험생이 되기로 결심하고 열심히 살아왔다. 설계도를 만들고 그에 따른 건물을 올리듯이 수험계획을 세워 한 걸음씩 쉬지 않고 달려온 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때론 난관(難關)에 부딪히고 좌절할 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럴 때는 설계도를 조금 바꾸어라. 내가 하는 직렬에서 나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나의 능력에 맞는 직렬을 다시 찾으면 된다. 완벽하다고 생각하던 계획도 결과가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으면 누구나 당황하게 마련이다. 세상사 누구나 겪는 일이다. 실패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실패를 통해 완성된 계획으로 수정하고 보완하면 되는 것이지, 실패를 부여잡고 그 자리에서 머물지는 말아야 한다.

많은 수험생들은 시험공부를 할 때 나름대로의 설계도를 만들어 시작을 한다. 완벽한 설계도를 구하려 애쓰기도 하고, 완벽한 건물을 지으려는 건축가처럼 열정을 다해 공부를 한다. 공부를 하는 일과 집을 짓는 일은 그 원리가 같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주인이 되어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고, 계획을 잘 세워 공부를 해야 하지만 변화에 둔감하지 않게 계획을 수정하는 일도 게을리 하면 안 된다. 그러다가 혹시 실패를 맞게 되더라도 다시 계획을 세워 실수를 보완하고 실패하지 않도록 준비를 하면 된다. 이제 7월의 시작이다. 올해 상반기는 끝이 났고 하반기에는 국가직 7급 시험, 지방직 7급 시험 등이 남아있다.

전체 수험생을 놓고 보면 7급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계획하던 시험은 거의 6월에 마무리되었을 것이다. 결과를 기다리는 수험생도 있을 것이고 아쉽게 실패를 확인하며 내년을 기약하며 시간을 보내는 수험생도 있을 것이다. 지난 시간에 우리는 최선을 다했고 이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주변을 돌아보아야 한다.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한다. 어릴 적 개구쟁이 꼬마가 어른이 되어가는 시간이고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공부였다면 그 끝을 마무리해야 하는 숙명이 수험생에게는 있다. 아프고 힘겨운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면 이 말만은 꼭 기억하도록 하자. ‘이 또한 지나가리라’

불합격을 확인한 수험생의 마음은 아프고 시리며 혼란스럽다. 누가 속 시원하게 내게 길을 제시해 주지도 않는다. 그냥 하던 대로 또 한 해를 계획한다면, 원리를 모르는 공부를 계속한다면 내년에도 또 떨어지는 연습만 반복할 수도 있다. 설계도를 조금 바꾸어서 누구도 관심 갖지 않는 소수직렬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을 권한다. 이미 공통과목에서 높은 점수대를 유지하는 수험생일지라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고수(高手)들을 제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눈을 돌려 생각을 바꾸면 그대는 이미 공무원이 되어 있었다. 지방직 9급 시험에서 수산직의 경우 3:1의 경쟁률도 있었고 도시계획직의 경우 5:1 안팎의 낮은 경쟁률을 유지하고 있는 지역도 많다. 두 직렬 모두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관심의 영역에 자리하고 있었다.

국가직과 지방직 7급 일반행정직 시험에서도 선택과목으로 3과목이 있고 그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어 있다. 경제학과 지방자치론 그리고 지역개발론이 그것인데 지역개발론은 나머지 두 과목에 비해 그 존재감이 없었다. 사실 지역개발론은 아무도 연구하지 않은 과목이라 그렇지 시험에서의 가성비는 이것만 한 것이 없을 것이다. 법령과 이론이 거의 동일하게 출제되는 과목이고 일주일 정도 공부하면 초보자도 80점대 이상이 나오는 과목이기도 하다. 공무원 시험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와 경험사례가 정립되지 않아서 모를 뿐이다.
 

나는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책을 쓰는 일을 하고 있다. 바쁜 시간을 보내오며 그동안 나를 돌아볼 겨를이 없었음을 알았다. 그리고 오랫동안 내 주변을 돌아보지 못함도 알았다. 쉼은 소중한 시간이다. 실패를 하였건 성공을 하였건 상관없다. 다시 일어설 마음이 있다면 쉼을 가지고 쉼표를 머리에 그리도록 하자. 누구나 공무원이 될 수 있었지만 이제 그 한 번의 기회는 갔다. 다음에는 그대의 차례가 되어야 한다. 주변은 내가 바꿀 수 없지만 나를 바꾸는 힘은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내가 변화하면 주변의 상황이 바뀔 수 있다. 좋은 설계도가 그대에게 떠오를 수도 있을 테니까.

정명재
정명재 공무원 수험전략 연구소 / 정명재 닷컴
2015년 지방직 일반행정직 9급 합격
2015년 국가직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6년 서울정부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근무
2016년 서울시 방재안전직 7급 합격
2017년 국가직 교정직 9급 합격
2017년 지방직 도시계획직 9급 합격
2018년 지방직 수산직 9급 합격
2019년 지방직 건축직 9급 합격
2000년 국가직 조경직 9급 합격
‘직장인에서 공무원으로 갈아타기’ ‘공무원시험을 위한 코칭’ ‘장원급제 독학용 학습지’ 대표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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