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 수석합격자들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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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 수석합격자들의 세계
  • 법률저널
  • 승인 2006.01.06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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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2006년이 밝았다. 수험가의 모든 수험생들은 새해 소망으로 합격이란 달콤한 열매를 꿈꾼다. 새해를 합격과 함께 시작한다는 것은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가?


하지만 합격의 열매란 거저 얻어지는 건 아니다. 한 여름 뙤약볕과 모진 비바람을 견뎠을 때 열매가 더 달콤한 법이다.
2005년 수석 합격의 영광을 안고 새롭게 한 해를 시작하는 이들이 있다.


수석 합격 소식에 반신반의해서 되묻기도 하고 그 간의 과정을 뒤돌아보며 눈물 흘렸을 이들은 항상 수험생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대상이다. 하지만 이들도 수석 합격하기 전까지는 평범한 고시생들이었다.


미래를 불안해하며 자신과의 싸움에 열중했었고 그 결과 수석 합격을 이루어 냈던 그들의 삶은 수석 합격 전과 후가 어떻게 달라졌을까?


공인회계사 수석 합격자인 배상인씨는 ‘Life is just life’라며 별 달리 변한 건 없다고 담담하게 얘기한다. 문상현 법무사 수석합격자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며 아직 실감이 안 난다는 표정이다. 조승아 행시 수석자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겪은 수험기간에 대해 궁금해 한다는 게 가장 큰 변화라고 했다. 백가람 변리사 수석합격자의 말대로 합격은 자신이 원하는 걸 이뤘다는 성취감과 자신감을 가지게 하는 것일 게다. 


쳇바퀴같은 수험생활을 통과하고 삶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새해를 맞는 수석합격자들의 일상과 공부스타일에 대해 알아보았다.


수석합격이라는 멀어 보이는 대상이 아닌 가까이 있는 수험생이었고 친구인 이들 수석합격자들의 또 다른 면모를 살펴보자.

 

●생활의 발견
각 고시 수석 합격자의 가족관계를 살펴보니 집안의 맏이들이 많았다. 외시 수석인 장혜정씨만 차녀였고 행시 수석 조승아, 변리사 수석 백가람, 공인회계사 수석 배상인, 법무사 수석 문상현씨 모두 맏이였다.


첫째들이 책임감이 강하다는 속설이 맞는 것일까? 수석 중에 장남, 장녀가 유난히 눈에 많이 띄었다. 가족들은 대부분 단촐했다. 법무사 수석 문상현씨만 4남매 가족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형제가 3명 이하였다. 특히 1남 1녀가 대부분이었다.


수험생들 중에는 종교 활동으로 자신의 두려움을 없애고 합격에의 믿음을 갈구하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수석 합격자들은 어떤 믿음을 갖는 지가 궁금해졌다. 행시 수석인 조승아씨의 종교는 불교였고 문상현씨는 기독교를 믿었다. 배상인씨와 백가람씨는 종교가 없었다.


고시와 연애, 양립할 수 없을 것 같은 두 낱말이 때로는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기도 하고 때로는 헤어 나올 수 없는 구렁텅이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 이 둘을 양립할 수 없다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넌센스일지 모른다.


문상현씨는 수험생활 중에 결혼을 했다. 이미 아들을 둔 아버지이기도 한 그는 수험생활 내내 자신을 대신해 가족을 보살펴 온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수험생활로 아들을 지방 할머니 댁에 지내게 해야 했던 게 아들에게 크게 미안한 점이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변함없이 자신의 옆에서 자신을 지지해준 아내 때문에 이 순간이 있었다며 모든 기쁨을 아내에게 돌리는 상현씨를 보며 누군가 옆에 있다는 게 한 없이 마음 든든한 일이란 걸 새삼 느끼게 된다.


상현씨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나이가 어려서인지 공부에 열중해서인지 모르지만 화려한 싱글로 수험생활을 이겨냈다. 변리사 수석인 가람씨는 동차준비 때는 애인이 있었다며 같이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어서 서로의 처지를 잘 이해하고 공부에 대한 얘기도 서로 물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가람씨는 “누군가가 옆에 있어줬으면 하는 생각도 많이 했었지만 그렇다고 억지로 누군가를 만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비고시생의 경우 고시생의 입장을 잘 알지 못하기에 트러블도 많은 것 같”다며 고시생의 신분에서 연애가 마냥 좋은 건 아니라고 지적한다.


공부에만 열중할 수 있으려면 비용이 받쳐줘야 한다. 요즘 고시 생활 특급으로 한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리지만 수입이 없는 수험생들에게 비용문제는 혼자 해결하기는 어려운 문제다. 수석 합격자들도 대부분은 부모를 통해 수험 비용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차는 있었지만 한 달에 약 60만원으로 학원비용과 독서실 비용 밥값, 책값을 충당했다. 물론 아내가 있었던 상현씨는 아내에게 많이 의존하였고 가족들이 틈틈이 도와줬다고 한다.

 

●그들의 꿈
수석합격자들은 이미 자신이 가고 싶은 분야를 선택하고 이제 그 길을 시작하기 위한 첫 발을 성공적으로 내딛었다. 그 길로 곧장 간다면 각 분야의 전문가로서의 길을 별 탈 없이 가게 된다.


하지만 이들의 어릴 적 꿈은 지금의 길이었을까?


대부분은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일을 꿈으로 간직해오다 시험을 준비하고 나서 현재의 길을 택하게 되었다. 가람씨는 약학을 전공해 약학도로서 신약을 개발하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상인씨는 경영학도 답게 전문경영인을 꿈꾸었었다. 승아씨는 외교관을 꿈꾸는 소녀였다. 혜정씨는 어릴 적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상현씨는 어린 시절 장남감 공장 사장의 꿈을 꾸었었다.


이들 수석 합격자들은 어릴 적 자신의 꿈을 고시란 관문을 거쳐 새로이 변화시키고 있다. 혜정씨는 어릴 적 꿈을 실현하기 위해 외시를 통과해 외교관의 단계를 밟고 있다. 가람씨는 신약 개발을 직접 하진 않겠지만 약학 분야의 전문 변리사로서의 희망을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다. 상현씨는 수험기간 동안 못 했던 좋은 아빠, 좋은 남편, 좋은 아들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장래희망을 밝혔다. 상인씨는 전문경영인에서 금융회계전문가로 승아씨는 외교관에서 능력 있는 공무원으로 자신의 미래의 모습을 그려가고 있었다.


이들이 그려가는 꿈은 어떤 사람에 닿아 있을까? 존경이란 닮고 싶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존경한다면 그들처럼 되려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많은 수석 합격자들은 존경하는 인물로 부모님을 꼽았다. 아무 바라는 것 없이 자신을 돌보시고 자신을 걱정하는 부모님들은 언제나 우리들의 존경심을 자아낸다.


수석 합격자들 역시 자신을 지지하고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을 존경하는 인물로 내세웠다. 공인회계사 수석인 배상인씨는 존경하는 인물을 묻자 ‘열정이 있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으로 답해주었다.

 

●공부의 비결
수석 합격자들인 만큼 그들의 공부 비결을 들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다들 별 특별한 방법은 없다지만 뜯어보면 그들이 수석인 이유가 있지 않을까?


스터디 활용에 대한 의견은 양분되었다. 변리사 수석 백가람씨와 법무사 수석 문상현씨는 스터디와 밥터디를 적극 활용하였다. 가람씨는 “6명의 스터디원들은 제가 수험생활을 해나갈 수 있게 해 준 가장 고마운 사람들”이라며 스터디원들은 만난 게 가장 큰 행운이라고 말한다. 또한 스터디의 목적은 공부를 하기 위해 모이는 것이지만 서로 힘이 되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상현씨도 스터디가 합격의 비결이었다며 적극 찬양했다. 특히 같이 생활을 같이 하는 밥터디가 자신에게 힘을 주는 요소였다고 강조했다.


반면 나머지 대부분은 스터디를 전혀 활용하지 않고 혼자서 묵묵히 공부했다.


자기만의 비법을 들려달라고 하자 모두들 별 특별한 방법은 없다고 겸손해했지만 중요한 얘기들을 쏟아내었다. 여러 얘기를 정리하는 두 낱말은 ‘성실성’과 ‘여유’였다.


기본적으로 공부할 때는 성실함을 주문했다. 하루 계획을 잡아놓고 그것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잡다한 시간을 줄여 공부에 매진할 수 있는 절대적 공부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을 강조했다. 사시 수석인 최은경씨는 자신이 최선을 다할 수 있었던 것은 “항상 계획을 현실적으로 지킬 수 있는 것보다 넘치게 세우고 그것을 쫓아가려고 노력하였고 무엇보다 시간관리와 생활에 대한 통제를 엄하게 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라며 시간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하나라도 제대로 알고 넘어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공인회계사 수석 배상인씨는 지적했다.


외시 수석 장혜정씨는 기본적인 문제를 철저히 하고 답안지에 얼마만큼 옮기느냐가 중요한 시험이므로 실전과 같은 답안지 작성에도 중점을 두라고 충고했다.


이런 성실함에 더해 여유를 가지는 자세도 중요하게 언급됐다. 반복되는 일상을 견디는 건 수석이라고 용빼는 재주가 없다. 열심히 공부하는 만큼 열심히 쉬고 놀아줘야 한다.


사시 수석 최은경씨는 답답할 때마다 합격기를 읽으며 정보도 얻고 위안도 받았다. 수석합격자들은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주변의 친구들과의 수다를 적극 활용했다. 변리사 수석 백가람씨, 행시 수석 조승아씨는 친구들과의 전화통화 등으로 수험생활의 부담감을 날려버렸다. 외시 수석 장혜정씨는 일본드라마에 심취했었고 공인회계사 수석 배상인씨는 달리기와 음악 틀어놓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법무사 수석 문상현씨는 등산을 하고 좋아하는 비디오를 보며 여유를 찾았다.


이렇게 스트레스를 줄여도 어쩔 수 없는 일들은 생기게 마련이다. 수험생활 동안 가장 어려웠던 점을 묻자 공통분모로 시험에 대한 회의가 걸러져 나왔다.


시험은 그 자체로 수석 합격자들을 압박했고 회의감에 빠지게 했으며 고립감을 초래했다. 가족과의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만들었다. 이런 압박감을 견디기 위해서는 나는 합격할 수 있다는 믿음과 끊임없는 자기암시가 요구되었다고 합격자들은 전했다.

 

●사회를 바라보는 눈
고시를 통과하면 사회로 진출하게 된다. 수험생활과 사회생활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다. 그래서 혹자는 공부만 하다 온 고시합격자들을 물정모르는 책상물림 취급하기도 한다. 그래서 수석 합격자들의 사회에 대한 생각을 간단하게 물어보았다.


대부분 어린 나이에 합격을 이뤄낸 수석 합격자들은 대학 생활 중 소위 학생운동에 참여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모두들 참여한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그 중 변리사 수석인 백가람씨는 관여한 적은 없지만 나름대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편이었다는 대답을 했다.


이들 수석합격자들이 바라보는 한국 사회는 어떨까? 무엇이 문제라고 느낄까?


법무사 수석 문상현씨는 최근 황우석 교수 사건을 보면 극단적으로 드러난다며 성과주의를 한국사회의 병폐로 지적했다.


황우석 교수 사건은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다발적으로 보여주는 예였나 보다. 변리사 수석 백가람씨는 황우석 교수 논문조작과 관련한 PD수첩 보도에 대한 여론이 극단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사회의 냄비근성을 문제로 지적했다. 공인회계사 수석 배상인씨도 객관성이 부족한 감정주의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행시 수석 조승아씨는 양극화의 심화가 가장 큰 문제라며 미래의 공직자답게 분배정의를 다시 한 번 부각시켰다.

 

수석 합격자들은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이런 노력이 수석의 자리에 오를 수 있게 한 원동력이 아닐까?


가슴 속에 새기고 있는 그들의 좌우명을 한 번 들어보자.


법무사 수석 문상현 : 성공의 3가지 조건이 있다면 첫째도 성실, 둘째도 성실, 셋째도 성실. 진인사대천명.


변리사 수석 백가람 : 어떤 문제에 부딪히면 나는 미리 남보다 시간을 두 세 곱절 더 투자할 각오를 한다. 그것이야말로 평범한 두뇌를 지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히로난카 헤이스케가 자신의 저서 <학문의 즐거움>에서


행정고시 수석 조승아 : 항상 감사하며 최선을 다하자.


공인회계사 수석 배상인 : 오늘에 충실하자.

 

1. 가족관계
2. 출신고교, 대학
3. 전공
4. 어릴적 꿈
5. 장래희망
6. 취미, 특기
7. 종교
8. 공부비결
9. 스트레스 해소법
10. 존경하는 인물

 

조승아
1. 1남 1녀의 장녀
2. 대전외국어 고등학교 - 서울대학교
3. 중어중문학과
4. 외교관 등 공직자
5. 당당하고 능력 있으며 봉사정신이 있는 공무원이 되는 것
6. 영화감상, 만화책 / 수영
7. 불교
8. 붙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하루하루 시간을 충분히 활용한 점
9. 친구와 전화통화, 인터넷
10. 부모님과 정약용

 

백가람
1. 1남 1녀 중 장녀
2. 부산과학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제약학과
3. 약학
4. 약학박사로 신약개발
5. 약학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는 변리사
6. 특별한 건 없고 사람들과의 대화
7. 무
8. 성실함
9. 친구들과 전화통화, 드라마시청
10. 부모님

 

문상현
1. 2남2녀 중 장남
2. 익산 남성고등학교, 한국외대
3. 법학
4. 장난감 만드는 공장사장
5. 좋은 아빠, 좋은 아들, 좋은 남편
6. 비디오 감상/대금 연주
7. 기독교
8. 성실히 최선을 다하는 것
9. 등산하고 비디오 감상
10. 수험생활 도중에 돌아가신 아버지

 

배상인
1. 1남 1녀 중 장녀
2. 안양고등학교, 고려대학교
3. 경영학과
4. 전문 경영인
5. 금융회계전문가
6. 독서, 달리기/글짓기, 농구
7. 무교
8. 여유있게 공부하기. 하나를 공부해도 제대로 알고 넘어가기.
9. 달리기, 음악 틀어놓고 노래 따라부르기
10. 열정이 있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최은경
1.
2. 명덕외고, 서울대
3. 영문과
4.
5. 판사
6.
7.
8. 시간관리 철저로 절대적 공부시간 확보
9. TV시청, 친구들과 수다
10.

 

장혜정
1. 1남 2녀 중 차녀
2. 서울대
3. 영어교육과
4. 외교관
5. 외교관
6.
7.
8. 기본적인 문제 여러 번 숙지, 답안지 작성 중심으로 공부
9. 일본드라마 시청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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