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과연 면접에 답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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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과연 면접에 답이 있을까?
  • 김민수 기자
  • 승인 2019.01.14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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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김민수 기자] 며칠 전 공공기관 면접장 취재를 갔을 때 일이다. 요즘 공공기관은 블라인드 채용방식에 따라 지원자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다 보니 지원자가 경험을 얼마나 일관성 있게 이야기하는지 평가한다고 인사담당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에 따라 경험이 있고 없는 사람에 따라 확연히 대화 방식이 다르다. 그런데 대학을 졸업(예정)한 취업 준비생이 경험을 쌓으면 얼마나 쌓는다고 기업에서는 경험을 중요시하는지 사실 이해가 안 됐다.

그래서 실제 현직 인사담당자들이 공개면접 방식으로 진행하는 곳에서 면접이 얼마나 고달프게 진행되는지를 살펴봤다. 수십 명의 면접 지원자를 보면서 한가지 느낀 것은 어딘가 외워서 답변하는 면접자들이 매우 많다는 것이다.

물론 심정은 이해한다. 많은 사람이 있는 낯선 환경과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있겠는가.

면접 전 떨림은 전쟁 전 일촉즉발의 상황과 같을 것이다. 이날 모의 면접에서 어떤 면접자는 너무 떤 나머지 백지장이 된 것처럼 보였다. 지원자의 인턴 시절 성과를 낸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자신의 경험만 이야기할 뿐 성과에 관한 내용이 빠진 채 답한 지원자도 있었다.

심지어 추가되는 압박질문에 감정이 폭발해 눈물을 흘린 지원자도 있었다. 오죽하면 그랬을까 하는 심정이 들었지만, 면접장에서 우는 것은 오히려 면접위원들의 평가를 가로막게 된다고 한 면접관은 이야기했다.

다만 면접장서 극한의 환경으로 내몰게 하는 면접관들이 악감정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점을 취업 준비생들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욕을 하는 경우가 드물 듯, 면접관은 어디까지나 응시자 개인에 대해 평가할 뿐 감정싸움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 면접관 시선에서 취재하다 보니 새로 알게 된 사실도 있었다. 면접은 실전 체험을 많이 해본 사람일수록 유리하다는 것이다. 필기시험에 합격한 수험생 대부분이 면접을 위해 스터디를 구성을 한다. 기자도 면접 스터디를 만들어보고 운영해본 일인으로서 면접 스터디 때의 경험이 면접장에서 어떻게 답변할지 미리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해준다.

면접 스터디는 실제 면접까지 모의 면접을 진행해본다는 장점이 있지만, 스터디 구성원이 대부분 수험생이라는 점에서 면접관의 시각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면접 스터디를 운영하면서 구성원들은 ‘다나까’를 필수적으로 붙여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종결어미 다나까는 평소 쓰는 단어가 아니다. 쓰다보면 말하면서도 어색함을 감출 수가 없다. 그래서 어색한 문장을 꼭 써야 하는지 당시 모 대기업 인사담당자를 찾아가 물었다. 결론은 역시나 수험생 시각과 인사담당자 시각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인사담당자는 “다나까로 말 안 해도 상관없다”며 “왜 반드시 다나까를 써야 한다고 수험생들 사이서 인식이 퍼진 것인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스터디에 참여해 면접 훈련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만, 더 좋은 방법은 실제 면접장을 많이 찾아가보는 것이다.

이날 공공기관 채용박람회에서 공무원연금공단의 한 직원 역시 “스터디도 좋은 방법이지만, 저 또한 이 기관에 합격하기까지 다른 기관 면접도 많이 봤고 실전과 같은 면접 경험이 도움됐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듣고 스터디 외에도 최대한 많이 써보면서 면접 분위기에 익숙해지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면접에는 방도가 없다. 면접을 아무리 잘 보았다 생각하더라도 면접서 떨어진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날 한 공공기관의 공개 모의 면접장에서 울었던 수험생도 면접관의 마음을 자극했는지 나중에는 면접 우수자로 평가됐다. 이처럼 면접에는 정답이 없어서 심사위원들에게 진심 어린 감정을 전달하되 결과는 하늘에 맡기는 것이 면접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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