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무원 수험생이 갖는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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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무원 수험생이 갖는 생각들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6.05.31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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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인아 기자]더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험생들은 저마다 계획한 시험을 목표로 이열치열 힘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5월 전국에서 진행된 행사나 축제의 장도 끝나가고 있고, 이제 노는 것은 뒤로 한 채 곧 시작될 여름 방학에는 무엇을 하면서 보낼지 학생들은 여러 진로를 고민하면서 하나둘 계획을 세우고 있는 듯 하다.

대학생 진로 고민에 공무원 시험은 빠질 수 없는 주제다. 특히 문과생의 경우 7급이든 9급이든 임용이든 공직 시험을 1순위로 꼽고 있으며, 자신의 흥미와 스펙에 따라 회계사, 행정고시, 언론고시 등 준비도 진행 중인 모습이다.

요즘에는 통폐합되거나 신설된 과도 많기도 하거니와, 1년간 공부를 해보고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가능성을 점쳐 전공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도 있어서 보다 다양한 경로로 진로를 모색할 수 있는 것 같다.

기자는 얼마 전 우연찮게 대학생 공무원 수험생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직접적으로 안면이 있는 것은 아니었고, 건너건너 한 세다리 정도 건너서 대학생 수험생을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자와 대화를 나눈 대학생 수험생은 자신의 자유의지대로 수험길을 택한만큼 학창시절 공부를 꽤나 잘했음에도 불구하고 공무원 시험 준비에 큰 부담을 갖고 공부하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 상위권 대학에 재학중인 그의 일과는 간단하다. 공부하고 먹고, 자는 것.

수험생활을 하면서 욕나올 정도로 힘든 것이 합격할지 안할지에 대한 막연함이란다. 그 막연함을 안고서라도 준비하는 이유는 시험을 준비하지 않는다고 이를 대체하는 뭔가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말이다.

계속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타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그래도 결국엔 해야할 일”이라며 포기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단기합격이 수험생의 로망이나, 그는 한번에 붙을 생각은 별로 하지 않고 있다는 현실적인 대답을 했다. 그는 또한 “언제 합격할까라는 생각보다 사실 언제 포기하느냐의 문제가 더 크다”며 매번 고배를 마실 경우, 몇 번째에 포기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다고 전했다.

수험생이나 합격자 대부분이 수험생활 중 슬럼프가 찾아올 때가 가장 견디기 힘든 때라고들 한다. 하지만 그는 슬럼프가 오면 자신이 끝없이 무너지는 것을 알기에 애당초 슬럼프가 오지 않도록 위한 노력을 한단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한번도 슬럼프를 겪지 않았다고. 슬럼프가 올 것 같으면 일부러 놀거나 자거나 먹거나 하는 식으로 사전에 슬럼프 위기를 차단을 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노는 것처럼 보여도 실은 슬럼프를 겪지 않기 위한 자신만의 대처, 발버둥이라는 것에 기자는 남의 속도 모르고 기자의 생각의 틀에서만 남을 평가했다는 것에 아차싶기도 했다.

수험생활 중 가장 힘든 것으로는 지겨움을 꼽았다. 앉아있는 행위, 그 공간, 의자, 책, 그 자리의 공기까지도 모든게 지겹다는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공부를 하지 않으면 백수가 될 것이라는 공포심 때문에 수험생활을 버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대박을 터뜨리거나 아빠가 사실은 S기업 회장의 사생아여서 자신이 물려받는게 있는 것이 아닌 이상 평범한 집안에서 그나마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공무원시험밖에 없다는 말에 그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진 이 사회가 참 씁쓸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는 냉정한 생각으로 속내가 심란했던 것 같다.

공부하는 것이 힘들어서 다른 길로 돌아설 의향에 대해서는 “전혀!”라는 대답과 함께 애초에 소위 “까라면 까는 짓을 잘 못한다는 것을 얼마전에 깨달았다”며 우스갯소리를 내뱉었다.

공무원 수험생이 갖는 생각을 짧게 들었지만 굉장히 침착하고 내공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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