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저널=이성진 기자] 최근 이른바 ‘옥시’ 사태를 두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다수 변호사들이 제도 도입을 촉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로스쿨 출신 법조인으로 구성된 한국법조인협회(회장 김정욱 변호사)는 25일 성명서를 내고 이번 ‘옥시’ 사태에 대해 깊은 유감과 희생자에 대한 애도를 표한 뒤 “이를 계기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전면적 도입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옥시’를 중심으로 일어난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서 2016년 4월까지 피해자는 1,528명에 이르고 그 중 239명이 사망한 상황이다.
이에 한국법조인협회는 본 협회 회원들을 비롯한 1천 명의 실명 서명 법조인과 함께 “(가칭) 징벌적 손해배상을 생각하는 변호사·교수 모임”을 결성,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의 전면적 도입을 주장하고 나선 것.
이들은 “무고하게 죽어간 영유아들과 산모들의 한(恨), 그리고 단지 기업이 안전하다고 홍보한 것을 믿고 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평생 죄책감을 지고 살아갈지 모르는 유족들에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면서 “이를 조금이라도 위로할 방법은 기업들이 이런 위험을 스스로 막도록 법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재발을 막는 것 밖에 없다”고 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민사적으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악의를 가지고’ 또는 ‘무분별하게’ 재산 또는 신체상의 피해를 입힌 경우에, 피해자에게 발생한 재산적, 정신적 손해뿐만 아니라 형벌적인 요소로서의 금액을 추가적으로 포함해 가해자에게 고액의 배상금을 부과하는 제도이다.
오늘날 미국 등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유용한 제도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 제도를 통해 소비자 권익과 기업의 제조물 품질 향상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는 이른바 ‘(전자)디스커버리 제도’ ‘인지액 상한제’ ‘적용 대상의 엄밀한 구분’ 등 동 제도와 함께 고려되어야 할 요소가 적지 않아 전문 법조인 단체가 제도 도입을 촉구단계에서부터 법 정책적 사항을 전문적·종합적으로 연구해 입안에 이르기까지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것.
한국법조인협회는 “이같은 일을 이번 성명을 함께하는 1천명 실명 서명 법조인과 ‘(가칭) 징벌적 손해배상을 생각하는 변호사·교수 모임’이 힘을 합쳐 해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가습기 살균제 사건 피해자와 유족들의 고통을 금전으로 환산하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는 모욕일 것이나 소비자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를 가한 기업을 더 이상 막아내지 못하는 것은 더욱 큰 모욕이고 비극”이라며 제20대 국회에서 상징적 의미로 제1호 법안으로 상정하기를 희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