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역인재 대학 선발 과정 엄격히 관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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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역인재 대학 선발 과정 엄격히 관리해야
  • 법률저널
  • 승인 2016.04.2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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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서울청사에 침입해 자신의 성적을 합격권으로 조작한 송모(26·구속)씨 사건으로 인해 공무원 선발 시험의 허술한 관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가 지원한 ‘국가직 지역인재 7급 견습직원 선발시험’에 대한 질타가 특히 많다. 대학의 추천 과정에서부터 부정행위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요즘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 중의 하나는 공무원이다. 9급과 7급 공무원 공채 경쟁률이 수백 대 일까지 치솟고 ‘공시족’이라는 말까지 생기며, 매년 수십 만 명의 젊은이들이 공채에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무원에 도전하는 대학생들에게는 ‘지역인재 7급 견습직원’ 선발시험은 선망이자 로망 그 자체이다. 지금까지 이 제도를 통해 755명이 국가공무원이 됐다. 올해도 110명을 선발하는 전형이 마무리되고 곧 최종 발표만 앞두고 있다. 내년에는 선발인원이 120명으로 더 늘어날 정도로 지역인재 채용제도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보통 국가직 7급 공채 경쟁률은 100대 1이 훌쩍 넘는다. 최근 마감한 서울시 7급 공채 일반행정 경쟁률이 약 290대 1에 달한다. 하지만 학교장 추천을 통한 지역인재 7급 견습직원 선발시험의 올해 경쟁률은 고작 6.4대 1에 그친다. 공채에 견주어보면 엄청난 혜택이 아닐 수 없다. 

지역인재 7급 견습직원 선발제도는 2005년에 도입된 것으로, 지역인재의 공직진출 확대와 공직 내 지역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특히 지방대학 활성화와 공직 채용경로의 다양화를 통한 공직의 개방성, 다양성 확대에 기여하고 지역인재의 공직등용문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이 제도는 대학 교육의 정상화와 여성인재 등용에도 기여하고 있는 평이다. 대학별 추천 요건은 학과 성적 상위 10% 이내, 토익 700점 이상, 한국사 자격 2급 이상을 기본요건으로 하고 있다. 추천 단계에서부터 남녀 균형 추천을 기본으로 하고 있고, 대학별 추천 인원도 특정 시·도 소재 대학 출신이 전체 합격자의 10% 이상을 넘지 않도록 하고 있어 제도의 장점이 크다. 

이 제도의 장점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대학 추천에서부터 선발에 이르기까지 더욱 엄격한 관리가 전제돼야 한다. 송씨 사건을 계기로 제도 시행 과정에서 PSAT 모의고사를 출제하는 사설학원에 대한 관리 문제, 대학 간 상이한 추천 과정으로 인한 형평성 문제 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해졌다. 특히 본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PSAT 모의시험은 불가피하지만 영세한 사설학원의 위탁은 배제돼야 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M고시학원’의 원장 및 여직원은 절취 사실을 전혀 모를 정도로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 여실히 드러났다. 더욱이 동일한 모의고사의 실시 시점이 대학별로 상이한 사실이 발견되어 공정성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이같은 관행이 이루어진 것은 추천 대학들의 책임도 크다. 그동안 PSAT 모의고사를 위탁하면서 보안과 공정한 관리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그저 가격이 싼 PSAT 모의고사를 택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대학의 추천만 받으면 수백대 1의 경쟁을 피해 갈 수 있는 ‘혜택’이 부여되는 만큼 이제는 합리적인 관리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특히 공정성을 담보하는 추천 절차를 마련하고 PSAT 모의고사는 공신력 있는 기관의 전국 단위 시험 결과만 엄격하게 반영하도록 개선해야 한다. 또한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PSAT 점수를 2회 이상 합산하고, 참여하는 대학들이 같은 날 동시에 치르는 것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지역인재 7급 추천채용제는 다양한 장점을 가진 제도다. 한 사람의 범죄 행위로 전체를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학교장 추천 과정에 비리가 개입할 여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상당수 대학이 학부 성적이나 면접만으로 선발하는 등 선발방법이 천차만별이어서 부적격자가 추천을 받을 수 있는 소지는 얼마든지 있다. 이번 사건을 기화로 지역인재 채용의 정당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인 보안책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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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혁신처부터혁신 2016-05-02 01:49:00
인사혁신처는 니들이 만든 지역인재제도 보완이나 하고 다른거 신경써라

보안 2016-04-30 09:31:06
영세한 M고시학원 때문에 다른 학원들도 다 죽게 생겼네.

찬성 2016-04-30 08:50:14
사설학원의 PSAT모의고사는 철저히 배제돼야 한다. 보안이 안될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대표성도 없다. 기꺼 많아야 기백명이 보는 PSAT이 무슨 대표성이 있나.

242 2016-04-29 18:09:30
학과성적을 왜 넣냐? 학과 성적 넣을거면 그 분야 공무원을 더 채용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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