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무원 선발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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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무원 선발에 대하여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6.01.21 17: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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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인아 기자] 올 주요 공무원시험 일정이 드러난 가운데, 수험생들은 합격을 향한 발걸음을 더욱 힘차게 내딛고 있는 듯 하다. 21일 현재 3월 5일 실시되는 법원직 9급 접수가 진행 중이고, 서울시가 3월 19일에 실시되는 사회복지직 9급, 기술직 1회 시험 접수를 받고 있다. 3월 12일 별도로 치르는 충남 소방직 원서접수도 이뤄지고 있다. 

오는 25일부터는 경기도가 사회복지직 9급 접수에 들어가며, 4월 9일에 실시되는 국가직 9급, 기상직 9급도 접수에 들어간다. 수험생들은 시험일정 및 응시요건, 거주지요건, 기관이 정한 기타 유의사항 등을 재확인해서 접수일정을 소화하도록 해야 한다. 

최근 시험 주관 기관들은 수험생들의 시험별 중복 지원을 막기 위한 방침의 일환으로, 필기시험이나 면접시험을 같은날 치르도록 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 모습이었다.

올해도 법원직 9급과 지역인재 7급  시험이 한날 치러지고, 사회복지직과 해경 간부시험, 경찰 1차 시험이 한날 치러지며, 국가직 9급과 소방직, 기상직 9급이 한날 치러진다. 또한 지방직과 교육청 시험도 한날 실시된다. 필기시험이 시험별 같은날 치러지는 것 외 필기 후 진행되는 인적성검사, 체력시험, 면접시험 등 전형도 시험별 같은날에 치러질 수 있으므로 수험생들은 이같은 요소도 잘 살펴봐야 한다.  

지난해 서울시 필기합격자에 한해 실시된 인적성검사와 서울시교육청 인적성검사 실시일이 같았고 이에 합격자들은 둘 중 어느시험에 응시할 것인지 선택을 해야했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인적성검사를 치르지 않을 시 면접에 응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서울시 면접에 응시할 확고한 의지가 있는 대상자만 인적성검사에 응시할 수 있었다. 또한, 2014년에는 국가직 세무직 면접일과 지방직·교육청 시험 필기시험일이 한날 실시돼 수험생 중복 응시를 막기도 했다.

시험별 필기시험 일정은 윤곽이 드러났으나 합격자 발표일, 면접일 등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모두 드러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올해 어떤 시험이 또 일정 진행 시 중복될 지 귀추를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시험 주관 기관들이 수험생 중복 응시를 막기 위해 안팎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매해 느끼고 있는 바다.  

국가직 9급 원서접수에 앞서, 올 국가직 7·9급 시험 선발 계획안을 보고 든 이런 저런 생각을 몇 자 적어보려 한다. 일단 전년대비 500명 가량 늘어난 인원을 뽑는다는 것에 수험생들은 당연히 매우 반색하고 있는 모습이다. 많이 뽑는만큼 많은 지원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예전에는 공무원시험을 대학 졸업 후 취업이 안돼 차선책으로 준비하거나, 직장을 다니다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곳은 공무원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한 후에야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돈 많이 주는 대기업 취업을 위해 학생들이 스펙쌓기에 열을 올렸던 것이다. 대학간판에 목을 맨 것도 바로 그 이유가 가장 컸을 것이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도 너무 많이 달라졌다. 물론 예전에도 공무원시험은 인기였고 경쟁률도 셌다. 하지만 사실 크게 알아주지는 않았다. 지금은 9급이든, 기능직이든 뭐든 공무원이라는 타이틀만 얻게 되면 장원급제한 것 마냥 출세한 사람으로 분류될 만큼 대우를 받게 되는 듯 하다. 이에 갈수록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고, 특히 준비 시기가 매우 빨라졌다는 점이 놀랍게 느껴진다.  

실제 한 중앙부처 산하 기관의 한 고위공무원은 “집안에 공무원 한 명만 있으면 삶의 질이 달라진다”고 전한 바 있다. 공무원들이 추진하거나 검토하는 정책현안이 결국에는 언젠가는 실행이 되기 때문에 공직 내부에서 하는 일이나 정보를 미리 알고 있는 사람이 아무래도 향후 벌어질 일에 대처하기가 쉽고, 권위까지는 아니더라도 어지간한 회사에 다니는 것보다는 공무원이라는 신분자체가 갖는 상징성이나 영향력이 큰 건 사실이기 때문에 솔직히 대외적 활동 시 적잖은 이익을 보기도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기자는 어느 건설업체에서 일했던 한 사람이 최근 경력채용으로 공무원이 됐다는 말을 전해들었다. 어제 부하직원이었던 사람이 오늘은 업체 감독관으로 바뀌어 마주보게 된 꼴이 된 것이다. 건설, 토목 등 관련 업체는 공공기관 공사 수주를 받으려면 공무원의 사인이 필요하다. 서로 입장이 바뀌어 소위 갑을 관계가 바뀌고 나니, 기분이 상당히 묘했고 돈은 적게 벌 지언정 공무원이 최고라는 것을 그는 다시 느꼈다고 한다.

명문대를 나오나, 지방대를 나오나, 전문대를 나오나, 요즘 9급 시험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게 수험가의 분위기다. 좋은 대학을 나와 백수나 어정쩡한 회사에 다니는 것보다, 2~3류로 분류되는 대학을 나와서 일찌감치 공무원이 되는 게 기자는 훨씬 실속이 있다고 본다. 물론 대학간판, 대학졸업여부가 그 사람의 기본 소양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기본은 갖추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기자가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가직, 서울시 ,지방직, 사회복지직, 경찰, 소방, 교육청 등 주요 공무원 시험 공채 지원자만 87만 여 명에 달했다. 경채지원자까지 합하면 90만 명은 훌쩍 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중복지원자도 있겠지만 이들을 제외한다고 해도 족히 수능준비생 60만 여 명은 훨씬 웃돌았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공무원이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수험생도 이제 100만명이 넘는 시대가 곧 도래할 것 같다. 젊은 학생들이 공무원시험 준비에 쏠리고 있는 현 상황이 크게 환영받을 만한 사실은 아니지만,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지 이해가 충분히 가기 때문에 무작정 지적만 할 수도 없는 것 같다.

정부가 청년취업난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기 위해 올 공무원 선발인원을 대폭 늘린 것은 득과 실이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우수한 젊은이들이 자신이 뭘 잘하고 뭘 하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고 젊어서부터 늙어서까지 공부에만 메달리는 상황이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안타까운 면이 있는 것은 맞지만, 반면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보면서 정부가 사회적 구조에 대한 문제점이 무엇인지 다시 되돌아보고 보다 실용적이고 창의적인 정책 방안을 마련해 구현할 것이라는 것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는 점에서는 기자는 아이러니하게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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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 2016-01-21 20:48:59
요즘 동네 어느 도서관을 가도 많이들 공뭔준비하는것보면 씁쓸합니다. 저처럼 로스쿨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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