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저널=이성진 기자] 박병대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지난 4일 오전 대법원 409호 회의실에서 마이클 황 두바이 국제금융센터(Dubai International Financial Center, DIFC) 법원장을 만나 법원행정처-두바이 국제금융센터 법원 사이 양해각서(Memorandum of Guidance, MOG)를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날 체결한 양해각서는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판결 및 결정의 집행절차에 관한 것을 주요 내용으로 상호 이해와 협력을 통해 사실상 그 승인·집행절차를 용이하게 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바이 국제금융센터 법원은 영국 상사법원, 호주 연방법원, 싱가포르 대법원 등 영미법계 국가들과 양해각서를 체결해 온 바 있다. 이번 우리 대법원과의 체결은 DIFC 법원 마이클 황 법원장의 수차례 적극적 요청으로 성사된 것이며 대륙법계 국가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최초 사례로서 우리나라 사법부의 국제적 위상을 인정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두바이 국제금융센터 법원(DIFC Courts)은 두바이에 설치된 금융자유지역인 두바이 국제금융센터(DIFC)의 분쟁해결기구로서 투자자들에게 친화적인 분쟁해결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이슬람계 UAE 법이 아닌 영국법에 바탕을 두고 영어를 사용하는 보통법 재판소로 2006년 설립됐고 양 당사자의 합의가 있을 경우 두바이와 실질적인 관련성이 없는 사건이라도 재판관할권을 가진다.
법원행정처는 “중동지역과 우리나라의 무역규모, 한국 기업의 진출현황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중동 지역 관련 소송, 중재 발생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며 “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앞으로 중동지역에서의 국제분쟁 발생시 DIFC 법원을 통해 우리나라 국민이나 기업이 당사자인 판결, 중재판정의 중동 국가에서의 집행이 용이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특히 “중동 지역 분쟁과 관련해 우리 국민의 권리구제 가능성을 높이고 우리나라가 주요 법률 선진국임을 보여주는 사례로서 큰 의의를 가진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