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큰 병원 가면 큰 병 옮고 작은 병원 가면 작은 병 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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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큰 병원 가면 큰 병 옮고 작은 병원 가면 작은 병 옮는다
  • 강경구
  • 승인 2015.06.26 11: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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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구 열린내과 원장 

이제 [메르스] 사태가 일단락되어가고 있다. 홍콩독감보다 낮은 사망률을 가진 독감에 온 나라가 칼춤을 맞은 느낌이다. 더구나 그 진원지가 바로 삼성서울병원이라는 데에 느끼는 바가 크다. 1990년대 후반 의료계에 출현하여 전국 병원들을 강타한 것이 삼성서울병원이다. 당시까지 의료계는 병원을 확충하기는 하였어도 수익성을 창출하지 못하여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런 마당에 삼성식 병원 경영은 가히 획기적이었다. 적어도 5년 정도는 고전할 것이라는 대부분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단시일 내에 성공하였다. 불과 2년 여 만에 신설 병원에게 쏟아지는 가혹한 신입식 절차를 마감하고 흑자로 돌아섰던 것이다. 그러한 성공담을 보면서 전국 병원 경영계에서 새바람이 일기 시작한 것은 물론이다. 너도나도 삼성서울병원의 경영기법을 전수 받기에 바빴고 그것이 다름 아닌 [삼성 재벌 기업의 최신 경영체제]라는 그럴듯한 설명까지 덧붙여서 전국의 의사들과 병원계를 주름잡았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도 상계동 모 병원, 서울 동쪽에 위치한 두 개의 대학병원, 중구에 위치하여 수십여 년 전 협객 김두한도 치료하였던 유서 깊은 모 병원은 모두 적자에 시달리다 못해 매각이나 폐쇄, 전업 등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떤 병원은 복지부와 같은 관료들이 [제발 매각하지 말아 달라], 또는 [제발 전업하지 말아 달라]고 간청하고 있어서 재단 측도 하는 수 없이 그냥 그냥 운영하고 있다는 소리까지 나돌고 있다. 그런 마당에 삼성서울병원의 성공은 그야말로 [창조경영] 아니 그 무슨 수식어로도 부족한 대성공이라고 평가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그렇게 등장한 삼성서울병원이 불과 20여년 안에 존폐를 앞두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의 예측에 의하면 이 번 [메르스]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몇몇 병원은 문 닫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어야 할 부분은 많다. 먼저 복지부의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언론에서 1달 내내 지적되어 왔던 것은 [컨트롤 타워의 부재]현상이다. 어렵게 이야기할 것 없이 복지부 장관이 도대체 뭘 아느냐? 라는 비아냥 같이 들린다. 연금 재정 전문가가 장관이랍시고 앉아서 대답을 하고 있으니 질문 하는 사람도 비전문가, 대답하는 사람도 비전문가, 보도하는 사람도 비전문가, 정책을 설계하는 사람도 비전문가~~~이런 세상에 만화 같은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곳이 다름 아닌 대한민국, 그것도 국회라는 자리인 것이다. 두 번 째로 국민 개인 위생 훈련이 일대 개혁을 이루어야 한다. 이번만 갖고는 아직 부족하다. 더 대한민국 국민들은 위생 훈련, 보건교육을 더 받을 기회가 있을 듯하다. 도대체 개인 자신들의 안전불감증이 이렇게 심각한 수준에 이르도록 교육은 무엇을 했는가? 아마도 수십년 간 국어-영어-수학 3과목만 가르키고 방치되어 있었던 듯하다. 나라도 엉망이고 개인도 엉망인 데에서 이번 사태는 시발된 것이다. 세 번 째로 [슈퍼-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그 발생한 지역에 [에어컨 시설]에 박테리아들이 대량 [에어졸 형태]로 발견된 것이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당국에서 수사하여야 할 것이다. 네 번 째로 희생양을 몰아넣고 사태를 수습하려는 포퓰리즘적인 작태는 이제 더 이상 발붙여서는 안 된다. 문제 해결은 물 건너가고 재발이나 대형병원 등을 죽여서 피맛을 즐기게 하는 정치가들을 조심하여야 한다.

그래도 시원찮다. 남을 탓하기는 쉬우나 그래서 무엇하나? 병원이 몇 개 희생양으로 문을 닫은들 무엇 하나? 삼성재벌이 또 뒤집어쓰고 수 천 억 원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 들 나에게 무엇인가? 정부나 관료 시스템이 고쳐질 것은 과연 내 생애 안에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모두 다 [백년하청]이오, [고려공사삼일]이다. 내가 앞으로 조심할 것이 무엇인가가 그것이 문제이다. 여기서 대답이 분명해진다. 우리는 정말 필요해서 큰 병원에 쫒아 다녔던 것일까? 작은 병원이 누추해서 겉모양 보고 간 것은 아니었나? 동네 병원에서 대접 못 받아서 분해서 큰 병원 간 것이 대부분이었던 듯하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큰 병원 가서 대접을 받은 것이 무엇이었나? 분풀이는 했지만 얻은 것은 대접이 아니라 물건 취급이었다. 그렇게 해서 큰 병원에 가서 의사와 이야기 한 번 제대로 들어보았나, 웃으면서 소통 한번 해보았나? 무슨 놈의 검사는 그렇게 많은지 맨날 검사만 한 것밖에 기억나지 않는다는 친구들 이야기가 정말인 듯하다. 돈은 더 비싸더라도 나는 큰 인물이기 때문에 큰물에서 놀아야 한다는 식의 아전인수 격 자기만족이 아니었던가? 집나온 부랑아처럼 행동한 것은 아니었나?

그런 한국식 허영이 결국 이번에 된통 서리를 맞았다고 생각된다. WHO에서 점잖게 권고하였지만 사실은 너무나도 열등하다고 우습게보았을 것이다. 우르르 몰려다니는 [들쥐]근성을 여기서도 확인하고 속으로 경멸하는 사람도 생겼을 듯하다. 본래 20세기 초엽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병원을 불결하게 여겼고 30년 전만 하여도 병원 냄새 맡는 것조차도 매우 불길한 것으로 생각하였다. 왜 이렇게 되어버렸나?

지금부터라도 큰 병원 가서 큰 것 얻어오지 말고 작은 데서 적게 두드려 맞도록 하자. 

강경구 열린내과 원장은 
1976년 서울의대를 졸업한 뒤 1982년 소화기 내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1988년 서울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수수했고 이래 심장초음파 시술, 내과 과장, 부장, 원장을 거쳤다. 중국 부여-고구려 유적 답사팀 주치의, 문학 석사 학위 취득, 봉은사 무료 진료소 설치, 서울역 노숙인 진료소 설치, 서울시 봉사상 수상 등 왕성한 의료,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 열린내과 02) 877-0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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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2017-04-05 11:26:48
삼성이나 아산 가면 직원들 친절한데, 교수진료실 가면 오내지 짐짝 취금받는기분.
어떤의사는 개차만 어떤의사는 너무 인성이 좋아서 느낀점이 병원교육보다 가정교육을
잘 받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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