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노량진 공무원 수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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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노량진 공무원 수험가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4.06.11 10:0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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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아 기자

해가 쨍쨍 내리쬐는 하루의 연속이다. 노량진 수험가는 땡볕아래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거리를 휘젓고 다니는 수험생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띈다. 누군가 노량진 수험가는 지역 특성상 수험생들이 터줏대감으로 있어 육지와 떨어진 외딴 섬이라고도 한다.

노량진역을 나와 육교를 건너는 순간부터 수험생의 신분이 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시 육교를 건너 열차를 타기 까지 한동안은 섬주민 마냥 그 동네를 벗어나기 힘들다는 뜻에서다.

그러고 보니 노량진수험가에서 적지 않은 수험생들을 보아왔다. 참 산뜻한 비유에 기자도 고개를 끄덕였는데 지금쯤 모두 노량진 외딴섬을 탈출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노량진 수험가 길거리는 인파로 북적이고 학원 내부는 동선마다 수험생들로 가득하다.

공부에 열중인 수험생도 있는 반면 친구랑 시시콜콜 속닥이는 수험생도 있다. 20대 초반 정도 나이로 보이는 남자 수험생은 책을 부채질용으로 쓰는 듯 하다.

여하튼 저마다 계획대로 나름 바쁘게 일과를 소화하는 것처럼 보인다. 노량진 수험가는 매년 신규가 유입되고, 또 합격 또는 포기 등 사정에 따라 일정의 수가 빠져나간다. 요즘에는 신규 유입이 더 많아 보인다는 것이 수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신규가 유입됨에 따라 책이나 학원 등 수요가 예전에 비해 다소 달라진 분위기다. 가령 어떤 한 과목에서 수험생이 강의를 선택할 때 보통 정평이 난 강사를 우선 첫 번째로 택하는 게 보통이었으나 최근에는 흐름이 바뀐 모습이다.

기존 유명 강사보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강사의 교재가 더 많이 팔린다는 게 한 수험가 업주의 견해다.
학원선택의 경우 역시 노량진에 신규 학원이 유치됨에 따라 수험생이 학원을 선택하는 데 강사 인지도와 함께 시설, 커리큘럼, 수강료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택한다는 게 수험 관계자의 설명이다.

노량진 수험가는 대부분 지방 수험생들의 상경이 두드러지고, 학원 수강생도 지방인들이 제법 많다고 한다. 공무원 시험 합격이라는 부푼 꿈을 안고 상경했지만 이 중 일부는 공부를 중도 포기하는 사례가 있기도 하다. 신규의 경우 처음 한 달, 그리고 삼개월까지가 고비다.

그 이후부터는 담금질이라도 한 게 아까워서라도 더 해볼 오기가 생기기도 한다. 합격수기를 보면 결국 초심을 잃지 않은 사람이 합격하는 경우가 많다. 합격을 했기 때문에 어려운 역경을 이겨낸 과정이 보는 이로 하여금 귀감이 될 수 있다.

공부 방법에서 좋은 정보를 얻는 것도 좋지만, 어려움을 극복하기 까지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얼마나 컸을지, 또한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갔는지 귀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요즘같이 날이 더워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픈 때에는 더욱 합격자들의 올곧은 정신과 의지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노량진 수험가에 있는 수험생 중 10%만이 합격의 기쁨을 안고 집으로 간다고 수험 관계자는 전하고 있다.

어쩌면 10%도 많은 수치일 수 있다. 지방직 선발규모가 1만 3천 여 명, 지원자가 전국적으로 16만 7천 여 명이라고 할 때 지원자의 7.7%만이 합격을 하게 된다. 나머지 93%가 탈락하게 되는 것이다.

노량진 수험가에 지방직 수험생 유동인구가 가령 3,000여 명이고 10%정도를 합격자로 할 경우 300여 명이 된다. 전체 지원자 16만 7천 여 명 중 노량진 수험가에 있는 수험생 300명은 지원자의 0.17% 수준이다.
바늘구멍 같은 수치에 합류하기 위해 수험생들은 피나는 노력을 하게 되는 것이다. 노량진 수험가 대부분이 보통 혹은 보통 이하의 실력을 가졌다고 할 경우 지금 수험생이 보는 옆자리 경쟁자 또한 보통사람일 뿐이다.

경쟁자 중 상위 10%에 드는 자를 찾아 자극을 받아야 한다. 물론 상위권 수험생을 찾기란 힘들 테지만 말이다. 노량진 수험가에 있는 수험생 90%는 소위 ‘대부분’이라 일컫는 자들이다.

합격하기 위해서는 이 ‘대부분’의 사람을 보지 말고, 제대로 공부를 하는 수험생을 찾아 그들의 강한의지와 공부방법을 배워나가길 권장한다.

신규 수험생 유입이 이뤄지고 있다는 노량진 수험가. 활기차고 뭔가 해 볼 만 한 분위기다. 지방직 시험 후 더 많은 수험생이 노량진 수험가를 찾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짧든, 길든 끝장을 볼 때까지 초심을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gosilec@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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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 2014-06-16 15:09:00
이인아기자님의 현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기사에 감사드립니다!

선비 2014-06-16 15:09:00
이인아기자님의 현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기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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