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법+행정학 선택 선호
수험생 56% 과목 변경 NO
9급 공무원시험에서 선택과목이 도입된 지 2년째를 맞고 있다. 제도가 정착되면서 수험생들도 혼란스러워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안정화된 모습이다. 어떤 과목을 선택해야 조정점수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지 고민스러운 모습보다, 우선 자신이 고득점 할 수 있고 잘 할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하는 모습으로 바뀐 분위기다. 지난해 사회과목의 선호가 매우 높았으나 선택과목 도입 2년째를 맞고 있는 현재 예전같지 않은 모양새가 비춰진다. 선택과목 도입 2년째를 맞은 현 시점에서 수험생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법률저널이 창간 16주년을 맞아 수험 카페 ‘9꿈사’와 공동으로 선택과목을 주제로, 지난 9일부터 일주일간 진행한 설문조사를 통해 수험생들의 동향과 인식을 살펴봤다. - 취재 이성진.이인아.공혜승 기자 -
법률저널 창간 16주년 특별 설문조사 결과
선택과목 도입…수험생 38% 부정적, 22% 긍정
설문조사 응답자 544명은 신규 및 기존 수험생 등 고른 수가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36%가 1년 이하의 수험기간을 가진 신규 수험생이었고, 42%가 1년 이상 기존 수험생이었다. 3년 이상 장수생도 응답자 17%를 차지했다. 이들은 지방직 9급 시험을 합격목표 1순위로 정했고(35%), 국가직 9급(25%), 지방교행직(11%), 사회복지직(9%)이 뒤를 이었다. 서울시 시험은 응답자 8%만이 가장 원하는 시험이라고 답했다. 3대 시험 중 하나라고 꼽히는 서울시 시험이 지방교행과 사회복지직 준비생보다 선호가 덜한 것이 눈에 띈다.
설문에 참여한 수험생 중 절반 이상이 선택과목 도입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응답자 38%가 부정적이라고 답했고, 24%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선택과목 도입이 긍정적이라고 본 수험생은 22%정도였다. 응답자 16%는 선택과목 도입에 대해 노코멘트했다.공무원시험에서 선택과목 도입을 긍정적으로 생각한 수험생 중 다수가 과목 선택의 다양성을 존중한다는 것에 공감했고(14%) 또한 시험 선택의 기회가 확대된다는 점에서도 선택과목 도입을 환영했다(10%). 고졸자 공직 진출 기회를 확대키 위한 정부의 선택과목 도입 취지에 동의한다는 이(3%)도 있었다.
앞서 선택과목 도입을 긍정적으로 생각한 22% 수험생들이 제시된 질문에 참여함에 따라 기타 및 무응답 비중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고교과목이 선택과목으로 도입됨에 따라 이공계생의 경우 수학이나 과학 등 희소성 있게 과목을 정할 수 있어 점수를 획득하는데 유리한 점도 들 수 있다.
아직까지는 선택과목 공무원 시험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선택과목 도입을 부정적으로 생각한 수험생 중 다수(22%)가 조정점수 유불리를 요인으로 꼽았다.조정점수는 자신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그 과목을 얼마나 많은 수험생이 선택했는지, 수험생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가 반영되기 때문에 고득점을 맞아도 조정점수를 낮게 받을 수 있고, 저득점해도 조정점수에서 수혜를 입을 수 있다.
자신이 한 만큼 점수가 나오는 필수과목과 달리 조정점수에서는 상대성이 특히 적용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조정점수 유불리에 이어 응답자 20%는 공직업무에 고교과목의 필요성이 불충분하다고 생각했고, 응답자 13%는 선택과목 간 출제 난이도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무응답자는 선택과목 도입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거나 필수과목 중요도 쏠림 현상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선택과목 도입 제도개선이 필요한 이유로 응답자 다수(23%)가 출제 형평성을 꼽았다. 지난해 사회과목 난이도가 높게 형성됨에 따라 사회 고득점자는 조정점수에서 수혜를 입었다.반면 쉽게 출제된 행정법, 행정학은 만점을 맞았더라도 조정점수를 낮게 받아 수험생에 손해 입은 기분을 들게 했다. 올해는 출제기관이 지난해 결과를 반영한 탓인지 형평성 문제가 크게 지적되지는 않았다.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응답자 중 18%는 고졸자를 위한 제도는 편향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졸자 외 수험생은 배려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무응답자의 경우, 선택과목 도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거나 더 이상 시험 제도 변화가 없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수험생들도 일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택과목 조합, 행정법+행정학 선호 높아
선택과목 도입 2년째를 맞았지만 수험생들은 여전히 행정법과 행정학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24%가 기존 과목을 고수했다고 답했고, 행정학과 사회의 조합을 그 다음으로 선호(응답자 15%)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선택과목 도입으로 혼란이 가중된 건 기존 수험생들이었다. 대졸 수준의 행정법과 행정학을 공부해온 수험생들이 고교수준으로 출제될 수 있는 고교과목을 버리고 과연 소신 있게 공부를 해 나가야할 지 고민스러운 부분이었다.
선택과목 도입 초기에는 기존 수험생들도 고교과목으로의 유턴 조짐이 있긴 했다. 그러나 지난해 시험을 치른 후 수험생들 다수가 자신이 공부해온 과목을 고수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과목을 갑자기 바꿔 공부한다는 것도 쉽지 않거니와, 과목 간 출제 난이도가 점차 공정해지고 조정점수 차가 크지 않다는 것을 감안할 때 우선 자신이 고득점 할 수 있는 과목에 승부를 걸겠다는 생각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기존 수험생 44%가 선택과목을 변경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변경했다는 수험생은 32%였고, 이중 13%가 변경한 과목에 만족한다고 했다.
앞으로 자신이 정한 선택과목을 바꿀 것인지에 대해서는 응답자 56%가 바꾸지 않겠다고 했다. 바꿀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는 17%수준이었으며, 아직 모르겠다고 답한 수험생은 27%정도였다.
선택과목은 시험, 직렬에 따라 바꿔서 치를 수 있다. 그러나 수험생 대부분이 자신이 정한 선택과목을 시험 때마다 바꿔 치르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응답자 58%가 선택과목을 변경해 치르지 않는다고 답했고, 23%만이 시험에 따라 선택과목을 다르게 조합해 치른다고 했다.결과적으로 수험생 대개가 선택과목을 정한 후, 추후 바꾸거나 변경하는 행위는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수험생 절반 “선택과목 당락에 영향 미쳐”
그렇다면 수험생들은 선택과목 중 어떤 과목에 가장 역량을 집중하고 있을까. 조사 결과, 행정학이 25%로 가장 많았고, 행정법이 24%로 뒤를 이었다. 사회는 13%, 수학과 과학은 각각 4%, 3% 수준이었다.
결과적으로 수험생은 행정학과 행정법 등 기존 과목에 공부시간을 많이 쏟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행정학은 합격자들이 영어 다음으로 시간 투자를 많이 했다고 전하고 있다. 일단 양이 많고, 행정 관련 전공자가 아닐 경우 이론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수험생은 선택과목 공부 수단으로는 인강을 선호했다. 응답자 56%가 인터넷 강의로 선택과목을 공부한다고 응답했고, 21%가 교재로 독학을 한다고 답했다.
선택과목을 학원수업으로 듣는 수험생은 4%, 학원과 인터넷 강의를 병행하는 수험생은 9% 수준이었다. 수험생 대부분이 선택과목은 인강이나 책 등으로 공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필수과목도 기본이론만 학원수업을 듣고 이론을 떼면 인강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선택과목의 경우에는 애초부터 인강으로 시작하는 수험생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필수과목이 합격당락을 좌우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수험생들은 선택과목 점수도 합격당락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응답자 49%가 선택과목이 합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고, 45%는 크게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문 강사들의 반응은?수험가의 전문강사들은 선택과목 개편과 시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올초 본지가 기존 필수과목 담당 일부 강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물어본 바 있다. 이를 정리했다. |
이성진.이인아.공혜승 기자 desk@l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