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사들이 전하는 생생한 한국외교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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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사들이 전하는 생생한 한국외교의 현장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4.04.2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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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외교원, 오럴 히스토리 총서 ‘한국 외교와 외교관’ 발간
황병태 ·오재희 전 대사 첫 2권 주인공…연내 총 6권 예정

외교부 전직 대사들이 경험한 외교 현장의 이야기를 담은 ‘한국 외교와 외교관’ 시리즈가 발간돼 외교관을 꿈꾸는 수험생들에게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립외교원 외교사연구센터는 지난 17일 황병태 전 주중대사와 오재희 전 주일대사의 구술을 담은 한국 외교와 외교관 시리즈의 첫 2권을 발간했다.

 
이번에 발간된 책에서는 한중수교 직후 한국의 대중외교와 1965년 한일회담 당시 대일외교의 생생한 현장을 공개했다.

황병태 전 주중대사는 1993년 주중 대사 재임 시기 국내에서 논란이 된 ‘미중 등거리론’을 주장해 당시 중국의 당·정 주요 인사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특히 덩샤오핑의 아들인 덩푸팡(邓樸方)과의 깊은 인연은 당시 한중관계를 긴밀히 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같은 해 황 대사가 통신과 전자, 원자력, 항공산업에서 한중 4대 경제협력 조인식을 인민대회당에서 대사 신분으로 성사시켰으나 한국의 기술 이전 우려로 인해 항공산업 협력이 무산된 일화는 한국 경제협력에 중요한 교훈을 주고 있다.

이외에 1938년 일본에서 당시 야당 총재인 김영삼 전 대통령과 구소련 ‘노보에 프리미어’ 잡지사 편집장인 이그나텐코와의 인터뷰를 성사시키고 그해 11월 소련을 첫 방문해 한국 북방외교를 한 걸음 앞당긴 일화도 소개했다.

끊임없이 계속되는 한일 과서사 문제와 독도 문제로 경색된 현재의 대일외교에 관한 기준을 되새기게 하는 이야기도 담겨 있다.

한일협정 협상단에 참여한 오재희 전 주일대사는 1965년 한일협정 당시 독도 문제를 포함하자는 일본 측의 제안에 대해 “독도는 한일회단의 의제가 아니”라며 이를 배제하고 한일어업협정 타결 시 관할권 문제에 대해 13개 항목을 끝까지 관철시켰다.

또 한일협정 당시 한국이 한반도의 유일합법정부임을 명시하는 부분에서 북한을 의식해 주저하는 일본을 설득하고 재일교포 후손들의 영주권 부여와 문화재 반환 문제 등을 해결하기도 했다.

주일 대사 재임 중인 1992년 일본식품박람회에서 최초로 한국 식품을 선보여 한국식품의 대일 수출 물꼬를 튼 것과 일본의 북한 승인 시도에 대해 기민하게 대응한 일화도 눈길을 끈다.

국립외교원 외교사연구센터는 외교 현장의 생생한 증언을 담은 전직 대사들의 오럴 히스토리 총서 시리즈를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KAL기 폭파범 김현희와 김만철 일가의 남한행을 지휘한 박수길 전 UN 대사, 한국 대중동 외교의 산증인인 박동순 전 이스라엘 대사, 2차 북핵위기 당시 한미관계를 관찰한 양성철 전 주미대사편 등 이번에 출간된 서적을 포함, 총 6권을 연내 발간할 예정이다.

국립외교원은 “오럴 히스토리 총서는 국립외교원 외교사연구센터에서 추진해 온 구술 사업의 첫 성과로 현장 외교관들의 구술을 통해 한국 외교사를 재구성, 외교문서를 보완해줄 비문서(非文書) 사료로서도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외교 현장의 경험을 통해 현재 외교 사안에 대한 정책 결정에 교훈을 준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럴 히스토리 총서 시리즈는 각 대학 도서관 등에 배포될 예정으로 외교관을 꿈꾸는 수험생들에게 막연하게 보이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혜성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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