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수기> 돈은 떨어지고 체력은 바닥나고…그러나 더 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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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수기> 돈은 떨어지고 체력은 바닥나고…그러나 더 독하게
  • 법률저널
  • 승인 2014.04.1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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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O / 지방직 일반행정직(2012년 합격)

본인의 요청에 따라 실명을 공개하지 않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합격수기의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할지 참 어렵네요. 글재주가 뛰어나거나 공부방법이 남달랐던 건 아니지만 저와 같은 상황에 놓인 후배님들에게 긴 터널 끝의 빛처럼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렇게 합격수기를 올립니다.

저는 2012년 지방직 일반행정직에 운 좋게 합격을 했습니다. 공부기간은 2년여인데 1년동안은 노량진에서 고시원 생활을 하며 공부했습니다. 제 나름대로 스터디도 하고 학원 외 시간에는 도서관에서 공부했습니다.

그리 힘든 시기도 아니었지만 또 그리 즐거운 시기도 아니었습니다. 웬만하면 긍정마인드를 가지고 생활하던 저였는데 1년이 지나고 나니 서서히 지치더라고요. 마음은 점점 답답해지고 표정도 점차 굳어져가니 공부하는 것도 잘 되지 않더라고요.

노량진 생활은 자기 조절이 뛰어난 분들에게 추천해 드립니다. 혼자 지내면 이것저것 손이 갈 일이 많습니다. 밥 먹는 것부터 빨래에 청소까지, 남자인 저에겐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학원가 만큼이나 놀거리가 많이 밀집해 있습니다. 유혹을 떨치기 쉽지가 않지요. 공부하다 스트레스 받으면 술 한잔, 우연히 고향 동문들을 만나면 한잔, 일요일은 쉬는 날이라고 한잔, 이런 식으로 이도저도 아닌 킬링타임을 꽤 했던 것 같습니다.

차라리 집에서 편하게 왔다갔다하며 주는 음식 잘 챙겨먹고 운동하며 꾸준히 건강관리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과목별 공부방법

영어

저는 영어가 자신이 있었습니다. 대학 졸업 때까지 손에서 놓지 않고 꾸준히 토익을 했었으니까요. 800점도 넘기던 저였는데 처음은 초라했습니다. 공무원 영어는 또 다르더라고요.

사람들이 왜 영어, 영어 하는지 모의고사를 치르고 알았습니다. 영어를 잡고 가면 다른 것이 편할 거라는 생각에 영어 점수 올리기에 몰두를 했습니다.

아침 9시부터 6시까지 종합반 학원을 마치면 잠들기 전까지 영어에 올인했습니다. 기본기부터 철저하게 했습니다. 요령껏 토익을 봐왔던 저에게 기본기부터 다지는 작업은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특히 문법은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하루에 단어 30개, 숙어 20개를 암기했습니다. 정말 외워지지도 않고 꾸역꾸역 머리에 넣는데 이게 도움이 될까하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하지만 이렇게 씨름하며 붙잡고 있었던 것들은 중요한 순간에 몸이 반응해 나타나게 됩니다. 그러니 힘든 싸움이더라도 꼭 버티고 버텨서 고득점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국어

책의 두께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공부해야할 양이 어마어마한 과목입니다. 국가직과 서울시를 함께 준비했기에 문학까지 공부하려니 겁부터 났던 게 사실입니다. 특히 수능과는 전혀 다른 문제의 형태에 당황도 많이 했던 과목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국어생활 파트를 꼭 마스터하시길 바랍니다.

서울시와 지방직 문제 스타일이 많이 다릅니다. 문학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어생활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쓰는 표현들이 맞는지 틀리는지 많이 고민이 됩니다. 이런 부분 때문에 점수가 오락가락하는 듯합니다. 반드시 내가 알고 있는 게 맞는지 확인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국사

고등학교 때 국사에 흥미가 없었던 저로써는 막막했던 과목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공부하면 할수록 지식이 쌓여 재미있어지는 과목이었습니다. 길을 걸어가면 그냥 스쳐지나가는 문화재나 TV에 나오는 역사프로그램을 유심히 보게 되더라고요.

저는 공부방법이 조금 특이했던 것이 시대별로 정리를 하지않고 분야별로 정리를 했습니다. 하나의 흐름으로 공통점과 차이점을 체크하며 변천사에 중점을 뒀습니다. 그리고는 마지막에 퍼즐처럼 각 분야를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국사처럼 많은 문제를 소화할 필요성이 있는 과목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학원에서 판매하는 문제집 외에 고등학교 국사 문제집을 봤습니다. 또 한국사검정시험을 동시에 준비하다보니 많은 양의 문제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기본서를 3, 4번 정독하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저는 기본서보다 문제 푸는 것에 비중을 더 뒀습니다. 기출문제를 보다보니 비슷한 성격의 문제들이 많더군요. 이 문제들을 유형별로 노트에 스크랩을 해서 정리를 했습니다.

이 부분이 저에게 큰 도움이 된 거 같습니다. 공부 스타일은 개개인이 다 다릅니다. 하지만 국사만큼은 문제풀이가 중요하다는 것은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행정학

점수가 너무나 잘 오르지 않는 과목이었습니다. 행정직 공무원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라면 다들 어려워하는 과목이기도 하지요. 학원수업보다는 행정학 인터넷 기본강의를 반복해서 들으며 용어들과 흐름을 이해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행정학은 잡다한 학문들이 많이 모여 있긴 하지만 나름 흐름이 있는 학문이기도 하지요. 같은 용어라도 조금만 달라져도 그 의미가 확 바뀌기 때문에 용어의 뜻을 잘 이해하는 게 너무나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기본강의를 천천히 들으며 필기하고 기본서를 여러번 정독했습니다. 어느 정도 기본이 잡혔다 싶으면 기출문제를 계속 풀어보면서 문제를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번 틀린 문제는 시간이 지나서 다시 풀어 봐도 또 틀리더라고요. 그래서 틀린 문제들만 따로 표시해서 반복해서 다시 풀어 보면서 문제 자체를 암기하는 방법을 쓰기도 했습니다. 실제 공무원 시험에도 비슷한 문제들이 상당히 출제됩니다.

행정학을 어려워하시는 수험생이라면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여러 번 풀어볼 것을 권해 드립니다. 그리고 기본서를 여러 번 정독하면서 틀린 문제의 이론부분을 계속 확인 해 나간다면 합격점수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혹시 기출문제는 다 알겠는데 새로운 문제가 나오면 모르겠다는 수험생이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은 기본서에 충실하지 않고 기출문제 답만 암기한 경우입니다. 문제를 암기하는 건 문제를 빨리 푸는 방법이긴 하지만 행정학은 암기과목이 아니라 이해과목이기 때문에 이해를 한 후에 암기하는 순서로 가야 합니다.

행정법

행정법은 처음에는 힘들게 느껴지지만 용어나 체계를 익히는 순간부터 재밌어지는 과목입니다. 행정직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가장 좋아하고 쉽게 생각하는 과목이기도 하지요.

판례를 읽다보면 우리 생활과 접목되는 부분도 상당히 많기 때문에 양만 많지 한번 재미를 붙이면 점수를 따는 과목이기도 하지요.

처음 시작하는 분은 학원수업이나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이론을 다지고 기본서의 이론들, 법과 판례를 꼼꼼히 읽으며 시간투자를 한다면 어렵지 않게 점수 확보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 시험 낙방 후 방황, 다시 올인

2011년 시험에 떨어지고 정말 힘들어서 방황을 많이 했습니다. 1년 동안 공부한다고 돈은 거의 없고, 체력은 체력대로 바닥나서 일어날 힘조차 없고, 다시 1년을 긴 어둠속에서 지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하더군요.

손에 아무것도 잡히지 않은 채 멍하니 독서실에 앉아있다 집에 돌아와서는 한 달 내내 술을 마셨습니다.

내색은 하지 않지만 실망을 하신 부모님, 이제 그만 하라고 구박 아닌 구박을 하는 친구들, 주변에 잘나가는 사람들과 비교하는 친척들, 너무나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나를 지켜달라고 기도도 많이 했습니다. 한 달을 그렇게 보내고 나니 정신이 들더라고요. 지금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게 뭘까. 지금 뭘 하면 훗날 후회없는 날이었다고 생각할까. 다시 일어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혼자라고 느꼈을 때 의지할 곳은 나밖에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도서관을 다녔습니다. 1년 전보다 더 독하게 마음먹고 다닌 것 같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이니 부모님께서도 인정해주시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말씀하시더군요.

재정적인 부분도 조금 부담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정이 어려운 분이 아니시라면 과감하게 일을 그만두고 공부에만 올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합격수기를 보면 일하면서 틈틈이 공부하신 분이 계신데 저는 극소수라고 생각합니다. 국어, 영어가 특출 나셨거나 합격수기에 드러나지 않은 남모를 고통들이 있으신 거겠죠. 엄청난 인원이 학원을 다니며 독서실에 박혀 순수 공부만 10시간을 합니다.

이렇게 1년을 악착같이 공부하신 분과 일하며 틈틈이 공부한 사람의 차이는 상당합니다. 무엇보다도 불안감을 과감히 떨쳐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 끝내며

최종합격 발표를 전화로 받고 또 기뻐한 날이 있을까요? 1여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순간을 잊지 못합니다.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지금 민원을 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또 다른 힘든 일이 있겠지요. 하지만 잘 버텨냈던 수험생활을 떠올리며 예전처럼 긍정적으로 이겨내려 합니다. 힘들게 공부하시는 수험생 여러분들에게도 언제나 행운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합격수기에 소개된 공부방법·교재 등은 글쓴이의 개인의견입니다.

자료제공:정책브리핑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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