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고인 물과 흐르는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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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고인 물과 흐르는 물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4.04.0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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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아 기자

4월 중순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시점이다. 국가직과 소방직 시험을 코앞에 두고 수험생은 봄 소풍 갈 새도 없이 막바지 공부에 매진중이다. 올해 국가직과 소방직 시험 지원자는 전년대비 다소 줄었다.

두 시험은 올해 4월 19일 같은 날에 실시되는데 시험일정에 따라 수험생 선택이 분분했던 것으로 보인다.
국가직과 소방직은 공채 공무원 선발이라는 큰 틀에서는 성격이 같지만, 업무내용이 매우 다르므로 시험을 지원하는 수험생 목표의식이나 성향이 뚜렷이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공무원을 준비하는 수험생 다수가 국가직에 지원했고, 소방직은 소방공무원에 특히 뜻이 있는 자만 지원했을 터. 이에 올해는 소방직을 스페어용 모의고사가 아닌 소방공무원에 진정성을 가진 수험생들이 대거 몰렸을 것으로 생각된다.

수험생은 지원자 수, 경쟁률 등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질 테지만, 한걸음 뒤로 서서 보면 지원자들의 직업에 대한 목표의식 및 사명감이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사실, 일반행정의 경우 교육을 통해 충분히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고위공무원들이야 조직 내 실세로 대한민국 정책을 좌지우지하는데 힘을 보탤 수 있지만, 말단은 우선 민원응대 및 서류처리 등을 주로 하기 때문에 합격이 어려울 뿐 업무는 누구나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소방공무원의 경우 국민 안전을 지키는데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인력이다. 사건, 사고 현장에 나가 목숨을 걸고 국민을 지켜야 한다.

이런 사명감과 희생정신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무능한 공무원이 될 수 밖에 없다. 지원자들도 봉사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소방공무원이 될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겨 시험에 응시했으면 한다.

소방직 시험을 앞두고 이 시험에 대해 한 번 생각을 해봤다. 소방과 경찰, 사회복지, 세무 등 이들 직렬의 공통점은 우선 사무업무보다 현장에 나가 국민들의 안녕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시험에 있어 이들 직렬은 선발규모 증원이 근래 많이 이뤄졌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증원이 많이 이뤄졌다는 것은 일단 수험생 입장에서는 좋은 것이기도 하지만, 속내를 보면 일선 업무가 타 직렬보다 고되기 때문에 휴직을 하는 자가 많아서 증원이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그런데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경찰과 사회복지, 세무 등 선발인원은 올해 전년대비 대폭 증원됐지만 소방직의 경우,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대선 당시 소방과 경찰 인력 증원의 필요성은 후보 모두 공감하는 바였다.

정부가 바뀐 현재, 경찰은 대거 선발이 확정됐고, 소방인력은 그렇지 못했다. 이제껏 많이 뽑았고, 자연감소인원이 없기 때문이라면 할 말은 없지만 대조되는 모습에 뭔가 소방조직도 움직임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올해 소방직 선발규모가 전년대비 감소됨에 따라 소방공무원 수험생 열에 넷은 다른 시험과 함께 병행하고 있다는 게 소방수험가 후문이다. 소방직은 경찰직, 일반직과 분명 다른 속성을 가진 직업이다.

다른 시험을 준비한 수험생이 소방직에 응시하는 것과, 소방직 준비생이 다른 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미묘한 차이가 있어 보인다.

본래의 목표의식은 사라지고 그냥 어떤 시험이든 하나만 걸려라 하는 식의 모습, 혹은 반대로 난 이 시험에 올인하고 싶지만 합격할 수 없을 것 같아 지레 포기하는 식의 모습 등이다.

올해 소방직 선발이 좀 더 많았다면 후자의 경우는 좀 덜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소방직 수험생 40%가 타 시험으로 유출되는 현상, 이것이 갈수록 심화된다면 이건 분명 문제 아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일반직 수험생의 소방직 유입과 비슷한 모양새가 아니고 무엇일까.

이를 두고 한 소방직 관련 관계자는 “소방내부 조직이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발규모는 수요에 따라 정해지지만 앞서 소방직을 3교대로 전환할 때에도 정작 소방공무원들이 반대를 했고, 소방직이 국가직으로 되지 않는 것도 조직내부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에 올해 선발도 움츠러들었다는 생각에서다.

이는 개인적인 생각이므로 정답은 아니다. 소방 쪽에 관계하고, 소방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자들의 다양한 시각과 견해는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최근 소방계급 변경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옳다구나 싶었다. 이와 함께 소방조직의 위상이 높아질 수 있도록 유력한 소방인사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인 물과 흐르는 물은 분명 그 맛이 다르다.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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