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공시생들의 쥐락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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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공시생들의 쥐락펴락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4.03.2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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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아 기자

올해 공채 일정이 하나 둘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 진행된 시험에 지원한 수험생도 많겠지만, 다가오는 4월에는 훨씬 더 많은 수험생이 공무원 시험에 운집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직과 소방직 시험(중앙소방학교 특채 포함)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 올해 국가직에 19만 여 명, 소방직에 2~3만 여 명의 수험생이 응시한다고 할 경우, 약 22만 여 명의 수험생이 4월 19일 출동하게 될 전망이다.

내달 있는 시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을 수험생 뒤로, 현재 소방직과 지방직 원서접수가 한창이다. 국가직은 이미 접수를 완료한 상태고 소방직은 지자체별로 접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3월 말 현재 10곳이 지원현황 발표를 완료했다. 올해 시험에서는 예년대비 선발규모의 증감여부도 눈에 띄지만 시험일정에 따라 시험별 지역별 경쟁률이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주요 공채 일정은 시험과목 개편에 따라 예년과 달리 국가직을 7월에, 지방직을 8월에 실시했다. 서울시는 9월에 치렀다. 2012년 국가직 시험은 4월에, 지방직은 5월에, 서울시는 6월에 치러졌다.
지난해에만 정부차원의 공무원시험 제도변화로 수험생에 유예기간을 준 데에 3개월 간 미뤄져 진행이 된 것이다. 소방직의 경우 2012년 지방직과 같은 날 실시를 지자체에서 유지했으나, 2013년에는 지방직 시험이 8월로 미뤄져 소방직은 3월 말 별도로 실시했다.

올해는 시험일정이 원안대로 진행, 소방직은 국가직과 같은 날 실시하게 된다. 올해 소방직 지원자 수를 보면 지난해보다 줄어든 모습인데 그 원인이 시험일정에 있다는 것이 눈에 뚜렷하게 보여 한 마디 안할 수가 없다.

올해 경기와 인천, 충북을 제외하면 선발규모는 전년과 비슷하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원자는 지난해보다 확실히 줄었다. 선발규모가 대폭 커진 곳마저 지원자는 지난해보다 10%정도 줄은 상황이다.

이는 올해 시험일정이 국가직과 겹침에 따라 수험생들의 시험선택 기회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선발규모가 비슷하고 지원자 수가 줄었다면 그에 따른 경쟁률은 낮아질 수 있고, 경쟁률이 낮다면 합격할 확률은 높아질 수 있다.

시험일정이 수험생 합격당락을 가르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올해 지원현황을 통해 알 수 있다. 올해 국가직 9급 시험에는 19만 여 명이 지원했는데 이는 지난해 20만 여 명보다 약간 낮아진 수다. 이같은 결과를 가져온 배경에는 시험일정의 변경이 가장 큰 요인이 된 것으로 정부 관계자는 봤다.

통상 9급을 치르고 7급을 치러왔지만, 지난해는 9급에 대해서만 시험과목이 변경됐기 때문에 7급이 먼저 실시(6월)되고 9급(7월)이 치러지게 됐다. 이에 7급을 치른 수험생 중 합격이 불투명한 이는 9급에도 응시했다고 볼 수 있다.

올해는 그러나 일정이 원안대로 가게 됨에 따라 9급을 준비하면서 7급을 보는 게 부담이 될 것으로 정부 관계자는 보고 있는 것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대 취업자 수가 지난 2000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10만 명 이상 늘어났다. 그러나 15세~29세 청년층 실업률은 2000년 대비(11%) 최고치(10.9%)를 기록했다고 전한다. 고용된 자도 늘고 실업자도 늘어난 결과다.

이는 2월 졸업과 공무원 채용이 몰리면서 비경제활동인구에 속했던 청년층이 경제활동인구로 이동해 실업자로 잡히고, 경제활동인구만을 대상으로 하는 실업률 조사에 따라 그 수치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4월 원서접수를 받은 국가직 공채 접수가 올해는 2월에 진행됐고, 또 같은 달 경찰시험 접수까지 이뤄졌다. 국가직에 19만 4천 여명, 경찰직에는 5만 5천 여명 등 두 시험에 총 25만 여 명이 지원했다.

지원자들은 비경제활동인구에서 경제활동인구로 전환된 청년층이 다수다. 통상 2월은 졸업시즌과 맞물러 구직자가 증가해 청년 실업률도 올라가기 마련. 공무원 시험에 지원하는 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실업률이 높게 나타나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렇듯 공무원 시험일정은 경쟁률 뿐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 고용지표를 쥐락펴락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신규수험생은 선발규모와 직렬 뿐 아니라 시험일정에 따른 추이도 살펴보고 자신에게 유리한 시험을 선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gosilec@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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