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공무원 이직, 공무원으로의 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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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공무원 이직, 공무원으로의 이직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4.01.2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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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아 기자

얼마 전 한 매체가 공무원 16%가 이직을 원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된 결과는 곧 네티즌 사이에서 이슈가 됐다. 공무원 이직률이 흥미롭게 다가온 것은 공무원으로의 이직을 원하는 사람이 갈수록 늘고 있고, 실질적으로 ‘갑’의 입장에 있는 공무원이 그 자리를 박차고 다른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사실이 꽤나 흥미로웠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흥미로운 사실이 금방 물음표로 바뀐 것은 이직의 이유 때문이었다. 이직의 이유 중 가장 크게 차지하는 것이 ‘돈’ 때문이었던 것. 이에 기자는 정부가 발표한 월급표를 다시 한 번 살펴봤다. 공무원총조사에서 밝혀진 내용(세전)은 9급 입직 시 156만원, 7급 8호봉(10년 차)이 274만원, 7급 18호봉(20년차)이 356만원, 6급 27호봉(30년차)이 442만원이었다.
올해 공무원 급여는 1.7% 인상한다고 정부는 또한 밝힌 바 있다. 공무원 월급은 본봉이 적은 대신 기타 수당이 붙어 살림을 유지한다는 것이 공시생의 생각이다.
언론에 노출되는 봉급은 공무원 평균적인 수치일 것이다. 그렇다면 분명 대기업에 비하면 적은 돈임은 맞다. 그러나 돈 때문에 이직을 하고자 한다는 것이 과연 그럴만한 이유인지에 대해서는 잠시 머뭇거려지는 게 사실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50만 명이 공시생으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는 60만 명 규모에 달하는 입시생과 거의 비슷한 수다. 공무원이 되기 위해 밤낮으로 수고하고 있는 공시생에게는 공무원 이직이라는 것은 큰 상실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공무원으로서 겪는 어려운 현실과 이를 비추듯 동떨어지지 않는 조사 결과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공무원 이직희망률이라는 말이 나오니 공무원 외 취업자들의 이직률을 한 번 살펴봤다. 취업자 10명 중 8명이 1년 내 이직을 생각하고, 10명 중 6명이 4년 안에 사표를 낸다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 다수는 중소기업 취업자로 불안하고 비전 없는 회사생활에 과감히 직종 및 진로를 전향하는 것으로 비춰진다.

그에 비하면 공무원 46%가 업무에 만족하고, 열 명 중 한명 정도만이 이직을 생각한다는 것은 참 비교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수백 대 일의 경쟁을 뚫은 대가로 신분안정과 노후가 보장되는 삶. 공시생들에게 이런 삶은 아직까지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다.
공무원이지만 공무원에서 타 직업으로 전환을 생각했다던 한 공무원의 얘기가 생각난다. 학창시절부터 공부를 곧 잘 했고, 집안의 지원도 탄탄했던 터라 시기의 문제일 뿐 합격에 대한 자신이 있었던 지인이었다. 일반기업에서도 슬럼프는 오기 마련이고 극복하기에는 상당한 스트레스와 함께 정신수양이 필요하다.

직장인 누구라도 겪게 되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공무원이 된 후 열심히 일을 했고, 승진도 하고, 결혼도 하고 평범한 생활을 이어간 지인은 어느 날 권태로운 업무를 벗어나 다른 일을 해볼까 하는 생각을 했단다. 그 이유 중에는 물론 돈이 가장 컸다. 생각해 온 사업을 실천하고자 하는데 막상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과감히 버리고 제 사업을 하기에는 겁이 난 모양이다.
그리해 일단 일정기간 휴가를 내고 고민을 많이 했다는 것이다. 공무원이 사업자등록을 내서 일하는 것은 규정에 어긋나기에 고민이 깊었던 것이다.

아까운 공무원 자리를 버리고 다른 일을 할 수 있겠냐는 주위의 물음에는 “정말 일하기 싫다”는 답만 했다고 한다. 쉽게 얻은 자리가 아닌데도, 과감히 관둘 수 있다는 마인드가 참 용감했다고 지금도 생각이 든다. 결론을 얘기하면 지금 그 지인은 휴식 후 일선에 복귀했다. 이후 미련은 있지만 사업생각은 접었다는 소리가 들린다.
아무리 좋은 일이고 직업이라도 백퍼센트 만족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공무원 이직은 공무원으로의 이직을 꿈꾸는 자에게는 참 배부른 소리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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