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변호사시험, 예년보다 난이도 상승[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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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변호사시험, 예년보다 난이도 상승[종합]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4.01.08 12:03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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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전문가 반응…공법․민사법 난이도 “UP”


길어진 지문·사례형 문제…체감난이도 높여

제3회 변호사시험은 공법과 민사법에서 예년에 비해 크게 높아진 체감난이도를 보이며 응시생들을 당혹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시험은 지난 3일부터 7일까지(5일 휴식일) 건국대,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충남대 등 전국 5개 고사장에서 치러졌다.

▲ 제3회 변호사시험이 지난 3일부터 7일까지의 대장정이 끝났다. 예년보다 난이도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는 반응 속에 오는 4월 합격자 발표에 관심이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지난 3일, 올해 처음으로 시험장으로 지정된 충남대 백마교육교양관에서 응시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충남대>
■ 공법…선택형 긴 지문과 낯선 판례 지문에 당혹

시험 첫 날은 공법 선택형과 사례형, 기록형 시험이 진행됐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치러진 시험을 마치고 나온 응시생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선택형 문제의 난이도가 크게 상승하며 응시생들의 피로를 가중시켰다. 선택형의 체감난이도를 급상승시킨 원인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판례 문제들이 주요 판례의 범주를 벗어나 응시생들이 거의 접해 보지 못한 부분에서 대거 출제됐기 때문.

응시생 A씨는 “대부분 처음 보는 판례였던 것 같아 과락이 나오지나 않을지 걱정이 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많은 응시생들이 A씨와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반면 일부 응시생들은 생각보다 무난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응시생 B씨는 “첫 날이다 보니 긴장된 마음에 처음엔 문제가 잘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몇 문제 풀다보니 익숙해 지는 느낌이었다”고 다소 상반된 소감을 전했다.

사례형도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분설형 문제가 많아 목차잡기와 시간안배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기록형의 경우 무엇을 묻고 있는지 논점을 잡기가 애매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에 반해 수험전문가들은 비교적 무난한 출제라고 평가하며 응시생들의 의견과 다소 차이를 보였다.

합격의법학원 문태환 강사는 응시생들이 어려움을 호소한 선택형에 대해 “예년에 비해 지문이 길어지고 문제 유형이 다양해졌지만 몇 개의 지문을 제외하고는 중요쟁점위주로 출제돼 예년과 비슷한 체감난이도를 보였을 것”이라고 평했다.

베리타스법학원 김형준 변호사도 “공법 기록형은 생각보다 쉽게 문제가 나왔다”며 응시생들과 의견을 달리했다. 그는 “공법 기록형은 법령의 해석력과 처분서의 이해력, 기본적인 소적법 요건의 숙지여부가 지속적으로 출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베리타스 류준세 강사는 “1ㆍ2회에 비해 행정법 난이도가 크게 높아졌다”며 “선택형과 사례형 모두 시간 부족을 겪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선택형은 단순선택형이 아닌 지문조합형의 비중이 커지고 사례형은 긴 설문과 참조 조문의 분량 증가가 응시생의 체감난이도를 더욱 높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형사법…사례형ㆍ기록형 시간안배 싸움

다음날 치러진 형사법은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난이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사례형에서 시간부족과 기록형에서 논점을 찾기 어려웠다는 의견도 다수 나왔다.

선택형은 기본 내용과 주요 판례를 중심으로 출제됐다는 평이 많았다. 사례형도 불의타 없이 응시생들의 예상범위 내에서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응시생들은 사례형 답안 작성에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선택형과 사례형이 상대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된 반면 기록형은 장황한 사건기록을 정리해 답안을 작성하기 어려웠다는 평가가 많았다. 결국 형사법은 누가 시간 안배에 성공했느냐가 합격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험전문가들은 형사법 선택형과 기록형은 난이도가 다소 상승했고 사례형은 지난해와 비슷했다고 봤다.

합격의법학원 오제현 강사는 선택형의 지문이 길어지고 한 문제에 다수의 판례사안을 묻는 문제가 많았다는 점에서 난이도 상승의 요인을 찾았다. 사례형은 전형적인 판례 사안이 출제됐고 문제 길이도 예년 수준으로 전년과 비슷한 난이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베리타스 김영환 강사도 선택형 형사소송법 난이도가 지난해보다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통합형 문제가 늘고 사례형도 내용이 예전에 비해 난이도 있게 출제됐다”고 말했다. 사례형에 대해서는 예년 수준이었다고 평가하며 “형사소송법은 지엽적인 학리부분을 지양하고 핵심쟁점과 최근 주요 판례를 벗어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중요 판례들은 사실관계를 전제로 쟁점을 정리한다면 선택형과 사례형을 동시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합격의법학원 신함 변호사는 옳은 것을 찾는 문제와 박스조합형 문제의 출제가 선택형의 난이도를 높였다고 평했다. 그는 “기록형은 지난해까지 변론요지서를 작성하는데 그친 것과 달리 올해는 의견서와 변론요지서를 모두 작성해야 했고 수험생이 접하기 쉽지 않았던 재산죄분야에서 출제된 점이 난이도 상승의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 민사법…역대 최고 난이도 응시생 ‘멘붕’

하루 휴식을 취한 후 6일에 치러진 민사법 선택형과 사례형시험은 첫 날 공법에 이어 응시생들에게 악몽을 안겨줬다.

선택형은 지나치게 긴 지문과 조합형 사례가 응시생들을 소위 ‘멘붕’으로 몰고갔다. 기록형도 복잡한 사실관계와 청구취지가 제시되면서 응시생들의 체감난이도를 크게 높였다.

응시생 C씨는 “대다수의 문제가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사례형, 연결조합형으로 출제돼 모든 문제를 다 풀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선방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응시생 D씨도 “예년처럼 판례 위주가 아니라 복잡한 사례형 위주로 문제가 출제됐고, 그 중 틀린 것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맞는 지문을 골라야 해서 더 난감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난해 많은 응시생들에게 어려웠다는 평을 받은 기록형은 올해 한층 더 높아진 난이도를 보였다. 응시생 E씨는 “기출문제와 달리 사실관계가 더 복잡하고 청구취지도 한층 까다롭고 미묘했다”며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어려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수험전문가들의 평가도 응시생들의 반응과 유사했다. 합격의법학원 김중연 강사는 “사법시험에서 중시되는 쟁점 위주로, 사법시험 유형의 문제가 출제된 것이 선택형의 체감난이도를 높인 요인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향후에도 이런 유형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림법학원 김남훈 변호사는 “실무적으로 중요한 쟁점에 대해 판례의 법리를 잘 이해하고 정확한 결론을 얼마나 빨리 도출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시험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선택형부터 사례형, 기록형까지 사법연수원 시험에 출제되는 내용들이 다수 나왔다”며 이에 대한 대비에 철저할 것을 당부했다.

베리타스 신정훈 변호사도 비슷한 평가를 보였다. 그는 “올해 기록형은 문제가 까다롭고 쟁점이 많아 답안 작성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을 것”이라며 “배점이 제일 높은 민사법은 향후에도 계속 어렵게 출제될 가능성이 높아 기존의 수험교재 외에 사법연수원 교재도 참조해 민사기록형 대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합격의 법학원 정일배 변호사도 “올해 기록형은 지금까지 출제된 문제들 중 가장 난이도가 높았다”며 “상담록에서 기본 쟁점을 찾고, 기록에서 쟁점을 구체화하는 연습을 꼭 해야 한다”고 전했다.

반면 선택형 민사소송법 문제의 경우 실질적인 난이도는 어렵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합격의법학원 공명상 강사는 “전반적으로 예상되는 쟁점이 지문으로 출제됐다”며 “다만 조문과 판례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 시험이었다며 고득점을 위해서는 충분한 준비를 요한다”는 조언을 덧붙였다.

민사소송법에 이어 상법도 전반적으로 평이했다는 평가가 많다. 합격의 법학원 장원석 강사는 “올해 선택형 상법은 지난해 출제된 상장회사 특례와 같은 지엽적인 문제 없이 평소 수험서나 기본서에서 중요하게 취급된 판례와 조문, 이론이 골고루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 응시생들이 무사히 시험을 마치고 웃는 얼굴로 나오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응시생들의 가족과 친구들이 시험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은 제3회 변호사시험이 치러진 연세대 백양관 시험장.
민사법 사례형ㆍ선택과목…비교적 ‘무난’
마지막 날, 민사법 사례형과 선택과목이 전일의 어려움을 보상이라도 하듯 비교적 무난하게 출제되며 긴 레이스를 마치고 시험장을 떠나는 응시생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다만 민사법 사례형이 분설형으로 출제돼 시간이 부족했다는 의견이 다수 나왔다. 응시생 F씨는 “어제에 비해 조금 쉽긴 했지만 계산문제가 나오는 등 시간이 부족했다”고 평했다. 다른 수험생 G씨도 “논점이 많아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사례형 문제의 시간 안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응시생들의 고충에 대해 합격의 법학원 정일배 변호사는 “분설형으로 출제되는 경우 절대적으로 분량을 조절하고 시간을 안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사소송법의 경우 합격의법학원 공명상 강사는 “예상가능한 논점이 출제됐다”며 “다만 다수의 기본적인 쟁점을 묻는 경향에 따라 이를 자유자재로 서술할 수 있을 정도로 숙지해야 한다”고 전했다.

사례형 상법도 무난한 출제였다는 평이다. 베리타스 황의영 강사는 “예상대로 회사법 분야에서 전형적인 쟁점을 위주로 출제됐다”며 “다만 세부적인 연결 논점이나 사실관계에서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있어 세심한 검토를 요구하는 문제였다”고 분석했다.

합격의 법학원 장원석 강사도 “상법 사례형은 무난한 출제를 보였지만 제1문과 제2문이 다소 난해해 여기서 시간을 많이 소모한 응시생들이 시간부족으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선택과목은 국제거래법이 기출문제와 모의시험에 비해 까다로웠다는 반응이 있었지만 그 외 대부분의 과목이 무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제거래법을 선택한 응시생 H씨는 “지난해 치른 모의고사보다 조금 더 어려웠고 계산문제도 나와 출제경향도 조금 바뀐 듯했다”고 전했다. I응시생 또한 “국제거래법은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르게, 난이도가 다소 높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법을 선택한 응시생 J씨는 “쉬웠던 것 같다”며 “열심히 준비했던 만큼, 충실히 정답을 적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환경법을 선택한 K씨 역시 “난이도가 높지 않아 공부한 만큼 충분히 적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동법은 기존과 다소 다른 유형으로 출제됐다는 평가다. 합격의법학원 박기표 강사는 “중요판례를 혼재해 사례형 문제가 출제되던 것과 달리 올해는 리딩판례가 일부 가미돼 응시생들이 당황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노동법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갖춰진 경우 고득점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성진·이아름·안혜성 기자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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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01-09 23:37:13
아무리 봐도

'단기 고액 사법시험'으로밖에 안 보인다.

... 2014-01-09 23:21:21
난이도를 무작정 올리면 수준도 올라가겠지, 라는 아주 편의적인 마인드로 출제를 하시는 듯

로스쿨생들도 힘든게, 로스쿨 다니면 뭐하나. 학원 또 다니면서 수험공부 따로 하는데.

그 짧은 기간 동안 학교도 다니고 따로 수험공부도 하는데, 거기다 시험 난이도도 올리면

걍 풀다 뒈져라, 라는 건가...

출제 교수들이 시험기간 동안 시간안에 직접 풀어봐야지...

ㅇㅇ 2014-01-09 20:12:14
난이도 어려우면 뭐하나요 다 붙는 시험 인데

운전면허보다 합격률 높고

9급보다 합격률 높고

7급보다 합격률 높고

최고의 합격률 보장이네요 그냥

... 2014-01-09 23:37:13
아무리 봐도

'단기 고액 사법시험'으로밖에 안 보인다.

... 2014-01-09 23:21:21
난이도를 무작정 올리면 수준도 올라가겠지, 라는 아주 편의적인 마인드로 출제를 하시는 듯

로스쿨생들도 힘든게, 로스쿨 다니면 뭐하나. 학원 또 다니면서 수험공부 따로 하는데.

그 짧은 기간 동안 학교도 다니고 따로 수험공부도 하는데, 거기다 시험 난이도도 올리면

걍 풀다 뒈져라, 라는 건가...

출제 교수들이 시험기간 동안 시간안에 직접 풀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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