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지금, 수험생 여러분은 안녕들 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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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지금, 수험생 여러분은 안녕들 하십니까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3.12.26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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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도 지나고 진짜 연말이다. 이쯤에서 새해 계획도 짜고, 목표 달성을 위한 마음가짐도 다시 한 번 다져야겠다. 일주일 뒤에는 한 살 더 먹은 채로, 지금과 크게 변하지 않은 일상을 보내고 있을 터. 공부만, 일만 할 것이 아니라 주위도 둘러보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들어보고, 지인에 안녕도 물어보고 한 차례 숨 좀 돌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안녕이라는 말이 나와서 말이다. 최근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가 확산되고 있다. 국내 한 명문대생이 처음 만든 이 대자보가 전국 대학가에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한 젊은이의 외침이 서서히 입방아에 오르며 공감 아닌 공감을 사고 있다. 내용인 즉 그렇다. 최근 불거진 철도파업, 철도‧의료민영화, 국정원대선 개입, 종북몰이 등에 대해 정부에 쓴소리 하는 것이 요지다. 이 대자보는 인터넷을 타고 일단 여론몰이에는 성공한 듯 싶다. 정부에서 하는 일이야 죽이 되건, 밥이 되건 나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면 내 알바 아니라는 식의 분위기지만, 젊은이의 소신 있는 외침은 갈 길 바쁜 시민의 발목을 한 번 붙잡아놓는 모양새다. 한마디로, 아무리 바빠도 생각 좀 하고 살자는 것이다. 이 대자보는 이제 개인적 소신 발언을 넘어 1인 시위의 행태로까지 이어질 정도로 사회성을 띠게 됐다.

정부에 반하는 의사를 데모 등으로 표현했던 80년대와 달리 조용하지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대자보 시위(?)는 제법 세련돼 보이긴 하다. 이런 행위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젊은이의 패기일까, 무모함일까. 개인적으로는 판단보류다.

기자는 이 상황을 두고 공무원 수험생은 과연 어떨지 궁금해졌다. 공시생들 다수가 20~30대 젊은이라고 할 경우, 이들은 지금 집권당의 정책 추진에 동의를 하고 있는지, 아니면 반대하고 있는지 궁금한 것이다. 분명 대선투표를 한 수험생이 있을 것이고, 젊은이들의 정치적 성향이 진보쪽이 크다고 할 때 지금 보수당의 집권이 탐탁지 않을 수도 있을 터. 그러나 공시생으로서 공무원이 되고자 한다면 기꺼이 현 정부의 일에 동의하면서 수긍할 법도 하다. 그렇다면 현재 이슈되고 있는 대자보 행렬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법도 하다는 생각이다. 한 수험 관계자는 “공무원 수험생의 경우 앞으로 국가의 일을 맡아서 해야 될 것이므로 국가가 추진하는 정책이 자신의 생각과 달라도 크게 동요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전하고 있다. 이는 시험과목개편 때도 그러했고, 앞으로도 국가 정책행위에 대해서도 크게 반대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수험생 입장에서 공무원 시험과목개편이 처음에는 어이가 없을 법도 했겠지만 이내 바로 순응하고 묵묵히 정책을 따라갔다는 것이 그 일례였다고 귀띔하고 있다.

공무원 수험생간에도 이번 대자보 사건을 두고 “쇼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하고 또 그 반대의 주장도 있어 보인다.

2014 갑오년 말띠해가 밝아오려 한다. 속설에는 말띠생이 팔자가 사납다고 한다.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망아지 마냥 날뛴다는 것에서다. 물론 속설일 뿐이지만, 실제 말띠생을 멀리서 보고 있자면 뒤웅박 인생으로 산 경우도 많아 마냥 무시하지는 못하겠다. 자신이 백말띠라며 자랑 아닌 자랑을 했던 한 지인이 떠오르기도 하다. 혀를 내두를 정도로 노는 데 일가견이 있었던 탓에 쉽게 잊혀 지지도 않는다. 개개인의 팔자도 띠와 연결하여 치부하는데, 하물며 내년에는 말띠의 축제가 될 해를 맞으니 설렘반, 우려반의 심정이다.

지금 정국은 매우 어수선하다. 어수선한 때지만 어쨌든, 수험생은 차분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해야 한다. 시국에 대한 시시비비는 잊고, 어떻게 준비해서 합격할 것이며 그 이후 얼마만큼 국가와 사회에 도움이 될 공직자가 될 것인지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져 들 때다.

누가 안녕하냐고 묻는다면 기자는 안녕하다고 말할 수 있다. 수험생도 그러길 바라는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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