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지의 기자수첩> 공시 준비, 어릴수록 이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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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지의 기자수첩> 공시 준비, 어릴수록 이득인가
  • 법률저널
  • 승인 2012.03.2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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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들이 공무원 시험 준비를 위해 졸업도 전에 공무원 시험 수험가를 찾는다는 기사가 있었다. 공무원 수험생들이 모이는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도 종종 고등학교를 졸업할 예정이거나 갓 졸업한 초보 수험생의 고민을 발견할 수 있다. 위로 연령 제한이 사라지면서 수험생 평균 나이가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예년보다 더 어린 수험생들도 많아졌다. 대학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취업 준비라는 명목으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한다는 것은 지난 이야기다. 20살, 21살의 어린 수험생들이 3년, 4년씩 공부를 해 다른 수험생들이 시작한 나이에 합격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현실이다. 얼마 전 인터뷰에서는 20살에서부터 시작해 5년 째 법원직 합격을 노리고 있다는 수험생을 만날 수 있었다. 다른 수험생들은 어린 나이에 시작한 해당 수험생을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어린 수험생은 입장이 달랐다. 어리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하거나 대학생활을 하다가 현실에 막혀 공부를 하는 수험생들에 비해 자신을 다잡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내내 공부를 하다가 졸업 후에도 다시 고3을 반복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창밖에 시끌벅적한 날이면 누구보다 엉덩이가 들썩인다는 표현에 다른 수험생들은 웃으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현직 공무원 중에서도 어린 나이에 합격한 이를 이따금 만난다. 목소리부터 앳된 현직 공무원은 인터뷰 내내 ‘제가 아직 어리기 때문에’를 버릇처럼 말했다. 이십대 초반부터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는 숙련된 공무원 A씨는 인터뷰를 통해 공직에만 있다 보니 다른 직장인 친구들보다 세상 보는 눈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며 어린 나이 때는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는 말이 가장 속상했다고 밝혔었다. 그는 인터뷰 질문 외 개인적으로 과연 어린 나이에 바로 공직에 뛰어드는 것이 좋기만 한 일인지 의문을 제기했었다. 고등학생들에게 공무원이 되고 싶은 이유를 물어보면 하나같은 대답은 안정성이다. 한 고등학생은 하고 싶은 다른 일이 있지만 그것을 접어두고 공무원 합격 후 취미로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회 약자 보호 차원에서 시행되는 고졸자 채용, 줄지 않는 취업 불황. 꿈이나 도전보다 안정성과 경제력을 우선시하는 것이 옳다는 식의 분위기는 계속해서 청춘의 열정을 겪어보지 못한 어린 공무원들을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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