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지의 기자수첩> 과목 변경 사항에 행안부 ‘모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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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지의 기자수첩> 과목 변경 사항에 행안부 ‘모르쇠’
  • 법률저널
  • 승인 2012.01.1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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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게 말이 됩니까?”

행정안전부 주관 9급 공채 시험의 과목 변경 사항을 두고 노량진 학원 관계자와 통화를 하는 중 터져 나온 이야기다. 공식적인 입장을 차분하게 이야기하던 와중 과학과 수학 과목이 필요한 지 의견을 나누다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물은 것이다. 뭐라 답할 수 없어 웃음으로 대응했지만 수학은 그렇다 쳐도 과학과 공무원 업무의 연관성을 생각하면 실소를 겸한 그의 말이 이해가 되었다.

수험생들도 모두 ‘솔직히 이게 말이 됩니까?’에 동의할 분위기다. 노량진의 유명 강사는 자신의 칼럼을 통해 글 첫 머리에 ‘헛소문인 줄 알았다’고 썼고 기자인 나조차도 풍문으로 들어 넘길 정도로 현실성이 없다고 여겼다. 헌데 ‘덜컥’ 현실성이 없던 이야기가 현실로 머리를 내밀어 그 실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수험생들, 수험 전문가들의 의견이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고졸 취업만을 목표로 두고 달려 나가고 있다. 이미 언론 보도가 떠들썩하고 수험가가 들썩이는 이 와중에도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최대한 답변을 애매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투였다.

통화 중 몇 가지 질문을 던지자 관계자는 질문을 받아 적기까지 했고 질문에 대한 논의 후 전화를 주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다음 날 받을 수 있는 답변은 하나였다. 답변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어물어 몇 가지 사항을 알아냈지만 관계자는 “아직 법령 개정이 되지 않았고 내가 결정권자가 아니기에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법령 개정은 언제 되는가? 아니, 언제쯤 될 것으로 보는가? 라는 질문에 조차 그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다른 것들은 제외하고 2013년부터 일반 행정 직렬은 확실히 변동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애매한 답변이었다. 보도가 나오고 계획을 공고했으면서도 ‘그렇다’는 확실한 답을 하지 않았다.

법령 개정이 되지 않았다는 말만이 돌아왔다. 모든 사항을 알면서 훗날 독박을 쓰지 않기 위해서 확답을 주지 않고 돌려 말하는 것인지, 정말 구체적인 사항 없이 밀고 나가기만 하는 상황인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전자이든 후자이든 시행한다는 행정안전부도 자신 있는 대답을 할 수 없는 상황임에는 틀림없어 보였다. 과목 수준이나 범위 등을 염두 해두지도 않고 마냥 고졸 취업만을 생각하고 결정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억지로 질문에 날을 세워 밀어 넣어야 겨우 답변이 나왔다.

백 명, 이 백 명이 아니라 수십만명의 기존 수험생들이 공무원 시험에 청춘의 시간을 내놓고 있는데 변경 시행을 바로 다음 해에 두고 그들이 할 수 있는 답변이라곤 몸 사리는 것뿐이라니.

통화 끄트머리, 관계자에게 묻고 싶었다. 솔직히 이게 말이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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