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로스쿨, 로펌 취업에 갈증
상태바
지방 로스쿨, 로펌 취업에 갈증
  • 법률저널
  • 승인 2011.08.12 14: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설명회 등 기회조차 없고 컨펌도 없다” 불만
능력 vs 학벌 논란 속에 로펌 측 “인재중심”

사법연수원 출신 대비 ‘반값’ 채용도 오르내리는 로스쿨 출신 로펌 취업시장에서 지방소재 로스쿨 출신자들은 그마저 기회조차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현재 국내 주요 로펌들은 사법연수원 및 로스쿨 수료예정자들을 대상으로 인턴 또는 일괄공개채용으로 선발하고 있지만 지방로스쿨생 컨펌은 실질적으로 가뭄에 콩 나듯 하다는 것.


그나마 공개채용은 조금 더 나은 편이지만 취업기회는 여전히 전무하다는 것이 지방로스쿨생들의 한결같은 전언이다.

■ 지방로스쿨, 설명회조차 없어

지방 소재 A사립대 로스쿨. 로스쿨 출범 이후 2년 반이 지났지만 국내 주요 로펌 중 어느 한 곳도 채용설명회를 가진 적이 없다.


이 대학 로스쿨의 김모(3년)씨는 “수도권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다수 로펌들이 참가하는 설명회들이 열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아쉽게도 우리 대학에서는 단 한 번도 비공식 설명회조차 열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리적 여건이 불리할 수 있지만 관심의 문제”라며 “지방 로스쿨의 인재풀이 수도권 못지않다는 것을 증명해 볼 기회조차 갖지 못해 아쉽다”고 토로했다.


지방 거점 국립대 로스쿨 역시 예외가 아니다. 국립 B로스쿨의 박모(3년차)씨는 로펌 취업에 대한 희망을 접은 지 오래다.


박씨는 “현재까지 로펌 채용박람회가 전혀 없었고 어느 로펌도 홍보성 이벤트조차 없었다”며 “또 메이저 로펌에 인턴을 통해 채용이 잠정확정 된 경우도 단 한명도 없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그는 “로펌입장에서는 수도권 내에서 충분한 인재 공급이 있는 만큼, 지방권으로까지 굳이 오겠나 라는 인식들이 학우들간에 만연해 있다”며 “메이저 로펌에는 인턴채용으로 들어가는 것은 실제 불가능할 것 같다는 분위기가 대세”라고 귀띔했다.


다만, 올 초 모 로펌이 실시한 일괄공개채용을 통해 단 한명이 채용이 잠정확정된 상황이다.


그는 “그나마 공개채용은 접근기회가 조금 주어져 만큼 다행”이라면서도 “인원이 불과 20명 안팎이어서 이 역시 희망고문일 뿐이다”고 초조한 심정을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방 소재 로스쿨생들의 진로는 지역 중·소형 로펌과 개인법률사무소로 일찌감치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채용과정에서의 객관성이 담보되는 공직 및 공공기관 취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국립 C로스쿨의 이모(3년차)씨 역시 유사한 학교 분위기를 전한 뒤 “공직 또는 공공기관 채용은 계량적인 성적 등을 통해 객관성을 담보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그는 “현재 법원, 검찰 실무수습에 선정되어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은 최상위권 성적에 드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라며 “대형로펌의 컨펌이 없다보니 자신만의 특장점과 교내 성적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공직 등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 잠재력 발휘, 기회조차 없어

국립 D로스쿨의 상황을 통해 지방로스쿨의 현주소를 보다 깊이 있게 들여다 볼 수 있다. 3년차 정모씨는 “10대 로펌 설명회가 한 번도 없었다. 2학년 때 인턴실무수습도 거의 없었다”며 “단지 작년에 김앤장, 광장 등에 1~2명이 참가한 것이 전부”라고 하소연했다.


로펌들의 인턴형 실무수습은 우선 서류전형을 통해 참여자를 선별한다. 때문에 지방로스쿨생들은 절대다수가 서류에서 탈락한다는 것. 아울러 실무수습 시행공고도 지방로스쿨에는 거의 내려가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올해에는 공고문이 좀 더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기회가 턱없이 적다는 것이다.


정씨는 “지방은 상대적으로 박대를 받는 것 같다”며 “지난해의 경우, 수도권 로스쿨은 각 학교별로 아름아름 자체적으로 인맥 등을 동원해 채용설명회를 가진 경우도 있지만 로펌이 주도적으로 실시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공고가 다소 늘어났지만 단지 지방에 대한 형식적, 시혜적인 측면이 없지 않아 보인다”고 부연했다.


서울권 로스쿨에 비해 지방 로스쿨 재학생들의 스펙과 실력은 결코 뒤지지 않는데도 취업시장은 이미 선입견을 갖고 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그는 “입학할 때의 리트 성적 등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 특히 1기의 경우 안정지원과 장학금을 선택해 지방으로 온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그럼에도 수도권 로스쿨 위주로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따라서 균형선발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공직진출로 방향을 많이 선호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마저도 안 되면 어쩌나 하는 염려도 적지 않다. 모두들 좌불안석이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지역 로스쿨 인원 대비 지방 변호사회의 규모를 따지더라도 지역에서 다 수용하기는 무리일 것”이라며 “졸업 후 진로에 대한 걱정이 어깨를 누르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지방대 로스쿨생들이 변호사시험 성적 공개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채용시장에서 로스쿨 교내성적 이외에는 딱히 계량화된 평가요소가 없지 않나”라며 “수도권 로스쿨생들과 취업경쟁에서 가장 객관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변호사시험 성적으로 한판 붙고 싶지만 그마저 법으로 금지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전문자격사 출신 한명을 제외하고 컨펌된 이가 없다”며 “내년 졸업 후, 지방 로스쿨생들의 취업문제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학교측에서의 마땅한 대응책도 없는 듯해 더욱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 인재중심 vs 학벌중심 왈가왈부

이같은 지방로스쿨 출신의 로펌 취업현황은 올초 법무법인 바른의 공개채용에서도 잘 나타난다.


로스쿨 합격자 21명의 학교별 현황에서 서울대 로스쿨 4명, 고려대, 연세대 각 3명, 경희대, 이화여대 각 2명, 경북대, 서강대, 성균관대, 전남대, 중앙대, 충남대, 한국외대 각 1명으로 총 12개 로스쿨에서 합격자가 배출됐다.


지방소재 로스쿨은 경북대, 전남대, 충남대 각 1명에 그쳤다. 24개 로스쿨 총 279명 지원했고 이중 지방로스쿨 출신은 12개 대학 87명이 지원해 단 3명(3개 대학)만이 합격(3.44%)했다. 이에 비해 서울소재 로스쿨 출신은 12대 대학 199명이 지원해 18명(9개 대학)이 합격(9.04%)했다.


서울 소재 로스쿨 출신이 2배가량 많이 지원한 이유도 있지만 지방로스쿨 출신의 합격률은 3분의 1수준에 그쳤다는 것.


이는 일괄공개채용을 통한 결과다. 따라서 인턴실무수습 선발과정에서의 서울과 지방과의 차이는 더욱 심하다는 것이 지방로스쿨생들의 한결같은 귀띔이다. 인턴을 통해 채용이 확정된 인원은 거의 전무하기 때문이다.


국내 법무법인의 매년 신규채용 인원은 1천명 대비 약 300명(30%)이며 이 중 10대 로펌의 경우 매년 각 20명 안팎의 인원을 채용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약 200명 안팎인 셈이다.


현재 국내 주요 로펌에 잠정적으로 채용이 확정된 인원은 100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거의 90% 이상이 서울소재 로스쿨 출신이라는 것이 대학가의 분석이다.


향후 채용시장에서 법무법인의 채용규모가 확대가 예상되고 있지만 이렇듯 지방로스쿨 출신자들에겐 그림의 떡이 아닌가 라는 볼멘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자유경쟁시장에서 로펌만을 탓할 수도 없는 법. 법률저널 취재결과, 로펌 측은 기회는 열려있다는 입장이다.


10대 로펌 내에 드는 모 로펌의 리크루팅 담당변호사는 “인턴선발 및 일괄공개채용 모두 서울, 지방 구분없이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선발하고 있다”며 “개개인의 능력과 잠재력을 기준으로 선발하고 있지, 결코 지역 또는 학교를 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10명 안팎의 로스쿨 출신을 컨펌한 상황이고 다수가 서울소재 로스쿨 출신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같은 결과는 인재중심의 선발기준에 따른 결과물일 뿐”이라며 지방 로스쿨생들의 우려를 일축했다.


다만, 그는 “채용설명회는 지리적 여건, 학교측의 요구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지방으로까지 확대하기는 무리”라고 말했다.


참고로 현재 대다수 로펌들은 실무수습을 겸한 인턴채용과 서류전형과 면접 등을 통한 일괄공개채용 등의 방법으로 로스쿨출신자들을 컨펌하고 있다.


이성진 기자 desk@lec.co.kr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